"정부보전금으로 적자 충당.. 본기능 상실"
2013년 기금 지출규모 8조 2000년보다 6배 정도 늘어
퇴직금 목적 정체성 모호 폐기·용도 전환 등 제기
공무원연금 개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공무원연금공단이 운용하는 '공무원연금기금 개혁론'이 수면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기금이 당초 목적인 퇴직급여를 위한 적립금으로서 기능을 상실함에 따라 기금을 폐기하거나 다른 용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19일 인사혁신처와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2013년 말 연금기금 규모는 8조3167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공단은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에 자체 적립금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국가보전금으로 이를 충당하고 있어 기금 본연의 설립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기금 정체성 모호…공단 조직개혁 시급
지난 2001년부터 고갈된 공무원연금은 오는 2035년엔 38조여원에 달하는 국가보조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의 연금회계는 2001년부터 지출(퇴직연금, 퇴직수당 등)이 수입(연금기여금, 부담금 등)을 초과하는 적자분을 국가 또는 지자체 부담으로 보전해주고 있다.
국가 부담이 커지면서 연금기금 사용 용도에 대한 재규정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공무원연금법 제73조에 따르면 연금기금은 연금급여를 충당하기 위한 책임준비금 성격을 띤다.
하지만 처음 적자가 발생한 1993년부터 2000년까지는 퇴직공무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을 자체 기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수급자가 폭발하는 시점인 2001년부터는 기금 적립금으로 보험금을 충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정부보전금 명목으로 이를 메워주고 있다.
사실상 이때부터 기금이 잠식되고 퇴직금 지급이라는 당초 설립 목적이 퇴색되면서 기금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 또 기금과 연금의 연계성도 단절돼 기금은 전적으로 증식에 집중하고, 연금적자는 정부가 감당하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됐다.
특히 2009년 연금개혁으로 신설된 공무원연금법 제69조제8항에서는 기금의 수익금으로 정부가 부담할 보전금을 충당할 수 있도록 연금재정에 대한 기금의 역할을 분명히 규정했는데도 임의규정이라는 이유로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제 역할을 못하는 기금 기능을 이번 기회에 아예 없애거나 복지기금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대폭적인 기구 개편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그래서다.
■연금업무 위주로 구조개혁 시급
연금 지출규모는 2000년 4조3000억원에서 2013년 10조7000억원으로 6조원가량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과 비례해 기금 규모도 같은 기간 1조7752억원에서 2013년 말 8조3670억원으로 6배가량 늘었다.
현재 공단은 이런 기금을 금융투자, 연금대출, 학자금대출, 주택시설, 공공부문 등에 투자해 운용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금 운용 대상사업은 수익과 복지사업이 혼재돼 기금의 정체성이 모호한 상황"이라며 "기금이 본연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업이 당연히 수익창출을 통한 연금 적자보전에 사용해야 하는데도 정부가 해야 할 복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자기 모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금 사용처는 공단에서 퇴직한 직원들의 노후를 보장하는 사업장으로 전락했다는 바판도 나온다. 연금재정에 적자가 발생해 정부 재정을 뒤흔들고 있는 마당에 공단 직원들의 퇴로를 보장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적립방식을 유지하려면 일정 규모의 추가 기금 적립이 필요한데 정부 여력상 여의치 않다"며 "필요할 경우 기금수익의 일부를 보전금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은 있지만 1년분 연금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기금을 사용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해명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13년 기금 지출규모 8조 2000년보다 6배 정도 늘어
퇴직금 목적 정체성 모호 폐기·용도 전환 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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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개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공무원연금공단이 운용하는 '공무원연금기금 개혁론'이 수면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기금이 당초 목적인 퇴직급여를 위한 적립금으로서 기능을 상실함에 따라 기금을 폐기하거나 다른 용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19일 인사혁신처와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2013년 말 연금기금 규모는 8조3167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공단은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에 자체 적립금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국가보전금으로 이를 충당하고 있어 기금 본연의 설립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기금 정체성 모호…공단 조직개혁 시급
지난 2001년부터 고갈된 공무원연금은 오는 2035년엔 38조여원에 달하는 국가보조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의 연금회계는 2001년부터 지출(퇴직연금, 퇴직수당 등)이 수입(연금기여금, 부담금 등)을 초과하는 적자분을 국가 또는 지자체 부담으로 보전해주고 있다.
국가 부담이 커지면서 연금기금 사용 용도에 대한 재규정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공무원연금법 제73조에 따르면 연금기금은 연금급여를 충당하기 위한 책임준비금 성격을 띤다.
하지만 처음 적자가 발생한 1993년부터 2000년까지는 퇴직공무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을 자체 기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수급자가 폭발하는 시점인 2001년부터는 기금 적립금으로 보험금을 충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정부보전금 명목으로 이를 메워주고 있다.
사실상 이때부터 기금이 잠식되고 퇴직금 지급이라는 당초 설립 목적이 퇴색되면서 기금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 또 기금과 연금의 연계성도 단절돼 기금은 전적으로 증식에 집중하고, 연금적자는 정부가 감당하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됐다.
특히 2009년 연금개혁으로 신설된 공무원연금법 제69조제8항에서는 기금의 수익금으로 정부가 부담할 보전금을 충당할 수 있도록 연금재정에 대한 기금의 역할을 분명히 규정했는데도 임의규정이라는 이유로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제 역할을 못하는 기금 기능을 이번 기회에 아예 없애거나 복지기금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대폭적인 기구 개편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그래서다.
■연금업무 위주로 구조개혁 시급
연금 지출규모는 2000년 4조3000억원에서 2013년 10조7000억원으로 6조원가량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과 비례해 기금 규모도 같은 기간 1조7752억원에서 2013년 말 8조3670억원으로 6배가량 늘었다.
현재 공단은 이런 기금을 금융투자, 연금대출, 학자금대출, 주택시설, 공공부문 등에 투자해 운용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금 운용 대상사업은 수익과 복지사업이 혼재돼 기금의 정체성이 모호한 상황"이라며 "기금이 본연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업이 당연히 수익창출을 통한 연금 적자보전에 사용해야 하는데도 정부가 해야 할 복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자기 모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금 사용처는 공단에서 퇴직한 직원들의 노후를 보장하는 사업장으로 전락했다는 바판도 나온다. 연금재정에 적자가 발생해 정부 재정을 뒤흔들고 있는 마당에 공단 직원들의 퇴로를 보장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적립방식을 유지하려면 일정 규모의 추가 기금 적립이 필요한데 정부 여력상 여의치 않다"며 "필요할 경우 기금수익의 일부를 보전금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은 있지만 1년분 연금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기금을 사용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해명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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