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뉴시스 언론사 이미지

천안함 5주기 추모식…유족들 슬픔은 '진행형'

뉴시스
원문보기

천안함 5주기 추모식…유족들 슬픔은 '진행형'

속보
iM뱅크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에 강정훈 부행장
【대전=뉴시스】문승현 기자 = 생선전 한두 가지, 과일, 500㎜들이 맥주 캔 하나. 묘비 앞에 소박한 젯상이 차려졌다.

빼놓을 수 없는 건 김밥. 둥근 찬합 그득히 3단으로 쌓았다. 5년 전 찬 바다에서 아들을 잃은 엄마는 "승원아 많이 먹어"하며 살가운 말반찬을 보탠다.

고 서승원 해군중사의 묘비에 붙은 앳된 얼굴사진도 연신 마른 수건으로 닦아낸다.

서 중사의 어머니는 전날 잠 한숨 못 자고 아들 먹일 음식을 해왔다고 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아들 보러 오는 날엔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다고도 했다.

누군가는 '벌써 5년'이라고 말하지만 자식 앞세운 참척(慘慽)의 고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듯 보였다.

정종율 해군상사의 묘비 앞. 의젓한 모습의 정 상사 아들이 할머니를 말없이 보듬는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이 됐다는 녀석은 "내 새끼야"하며 묘비를 부여잡고 오열하는 할머니를 뒤에서 지켰다.

정 상사의 아버지는 다 큰 손자를 젖은 눈으로 바라보며 "건강하게 커야한다"고 말했다.

천안함46용사의 남겨진 가족들은 그렇게 각자의 슬픔을 통곡과 눈물로, 침묵으로, 한잔 술로 꺼내놓고 있었다.


완연한 봄날씨를 보인 2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국가를 위한 희생, 통일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주제 아래 '천안함용사 5주기 추모식'이 엄수됐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천안함 전사자 유가족, 정부 주요인사, 시민 등 5000여 명이 현충광장을 가득 메웠다.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차분하면서도 엄숙한 가운데 천안함 용사 추모공연과 국민들의 영상메시지 등을 함께 지켜보고 헌화·분향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추모사에서 "천안함 용사들은 이제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갔지만 그들이 남긴 고귀한 호국정신은 우리 국민들 마음속에 깊이 남아있다"며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묵묵히 책임을 다하다 산화해 간 영웅들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ounie@newsis.com
★ 뉴시스 뉴스, 이젠 네이버 뉴스 스탠드에서도 만나세요
★ 손 안에서 보는 세상, 모바일 뉴시스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