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비리 의혹’ STX 강덕수 前회장 또 검찰 소환되나···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63)이 방위산업체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로비를 벌인 업체로 지목된 옛 STX그룹 고위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그룹 총수였던 강덕수 전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주변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강 전 회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최근 서충일 ㈜STX 대표이사 사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여러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합수단은 ㈜STX 전직 임원 ㄱ씨도 불러 조사했다.

합수단은 서 사장 등을 상대로 지금은 해체된 STX그룹 계열사들이 2008년 정옥근 전 총장의 장남이 대주주로 있던 요트앤컴퍼니에 7억여원을 후원한 경위 등을 추궁했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군함용 엔진을 제작하는 STX엔진 등은 2008년 10월 ‘대한민국 해군국제관함식’ 부대행사로 치러진 요트대회에 광고를 하면서 요트앤컴퍼니에 광고비 7억7000만원을 지불했다. 당시 별다른 실적이 없었던 이 회사는 정 전 총장의 아들이 친구 2명과 함께 설립한 회사다. 2008년 초 문을 연 요트앤컴퍼니는 그해 7억1000만원, 2010년 1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합수단은 요트대회가 STX 측에서 수억원대의 마케팅 비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 행사로 볼 수 없고 업무처리 관행과도 동떨어져 있다고 보고 있다. 합수단은 지난 6일 정 전 총장과 비서실장의 자택, STX엔진, STX조선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이 같은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

검찰은 STX 측이 방산물량을 추가 수주할 것을 기대하고 거액의 후원금을 정옥근 전 총장의 장남 회사에 지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합수단은 보강 수사를 거친 뒤 요트대회 후원을 결정한 강덕수 전 회장을 직접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해 4월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합수단은 STX 측이 요트앤컴퍼니에 건넨 돈이 정 전 총장에게 흘러갔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2011년 군인복지기금 횡령 혐의로 기소됐던 정 전 총장은 이듬해 1심에서 법정구속됐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