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슈격파 이주찬 기자와 함께 군과 관련된 이야기 자세히 나눠 보겠습니다.
이주찬 기자, 군이 요새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구타 사망사고에서 성추행 장군까지 나오더니 군 장비도 엉망이라는 것으로 드러났어요.
보신 것처럼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슈격파 이주찬 기자와 함께 군과 관련된 이야기 자세히 나눠 보겠습니다.
이주찬 기자, 군이 요새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구타 사망사고에서 성추행 장군까지 나오더니 군 장비도 엉망이라는 것으로 드러났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군에 보급된 방탄복이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에 보급된 방탄복 2,000여 벌이 북한군이 사용하는 AK-74 소총에 여지없이 뚫리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난 것입니다.
심지어 특전사는 이런 사실을 예하부대로부터 보고 받고도 고의적으로 누락시킨채 장병들에게 그대로 보급했습니다.
올 여름 총기난사를 벌인 뒤 도주한 임 모 병장 추격전에서 병사들에게 방탄복을 제대로 지급 하지 않아 비난이 일었는데요, 이런 상황이라면 방탄복을 지급했어도 무용지물인 셈이였습니다.
더구나 육군 특전사 아닙니까, 북한군의 비대칭 전력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북한 특수부대 전력인데, 이에 맞서는 우리 특수부대 장병들에게 있으나 마나한 방탄복을 지급한 것입니다.
방탄복이 20kg 정도 하거든요, 입으면 굉장히 무겁습니다.
활동하기도 불편하고 그럼에도 적의 총탄으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기꺼이 입는 것인데, 이렇게 무거운 '무용지물' 방탄복을 입고 작전을 할거라면 안 입으니만 못하죠.
[앵커]
더 큰 문제는 2년 전 감사에서도 이 방탄복이 '쓸모없는'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계속 구매했다는 사실인데, 납품 업체와의 비리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앞서 감사원은 2012년 7월에 이뤄진 감사에서도 2008년 구입한 방탄복 성능을 보증할 수 없으니 전량 폐기 하거나 교체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군은 이를 무시하고 문제의 방탄복을 다시 구매했습니다.
이상하죠, 정신이 나가지 않은 이상 어떻게 이런 방탄복을 다시 살 수 있을까 봤더니, 비리의 정황이 깔려 있습니다.
해당 방탄복을 납품한 업체는 2010년 방위사업청 다기능 방탄복 입찰 심사에 서류를 허위로 꾸며 납품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습니다.
그런데 방사청은 오히려 85억 6000만 원 어치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주는 특혜를 제공한 것(권은희 새정치연합 의원 자료)으로 알려졌거든요, 육군과 방사청, 업체간의 관계에 아주 '구린 냄새'가 나는 대목입니다.
[앵커]
얼마전에는 2억 원짜리 음파탐지기를 41억 원에 사들였다는 등 황당한 사실이 적발됐다고 알려졌는데요,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이 이른바 '군피아' 때문이라면서요?
[기자]
군 납품 비리는 예전에도 그리고 규모가 클수록 심심찮게 일어났었는데요, 요즘에는 수 조, 수 천 억 원대 사업 비리는 물론이고 군화나 건빵 납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견제와 감시가 통하지 않는 '군피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군납 비리 척결을 위해 무기 획득을 투명하게 하겠다며 국방부 외청으로 출범한 방사청의 경우 군현역 복무 시절부터 선후배로 얽히고 설킨 인맥이 되다 보니 '군피아'들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특히 무기획득사업은 최소 몇 년에서 십수 년까지 사업계획을 짜는데,군 선후배끼리 전역후에도 군사기밀은 공유될 수 밖에 없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2013년 9월 기준으로 예비역 중령 이상 대기업 계열 방산업체에 재취업한 중령 이상 제대 군인은 256명입니다.
물론 전문성을 살려 재취업하는 경우는 좋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 처럼 많은 무기 구매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이뤄지는데, 사업 중에 전역하는 장교도 있을 것이고 자연스레 폐쇄적인 정보는 자신들끼리 공유되면서 비리의 온상이 되는 것입니다.
또 '관급'이라는 일종의 정부조달 방식이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입니다.
예비역 군인이나 보훈단체 등이 군에서 필요한 장비와 부품을 우선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거든요, 그러다 보니 성능은 떨어지고 가격은 높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앵커]
이 기자, 저는 군 생활하면서 가장 이해가 가질 않았던 부분 가운데 하나가 군 보급품은 어쩜 그렇게 사용하기 불편하고, 무겁게 만들어 졌을까 였는데요, 이런 것들이 군 납품 비리와 연관이 있다고 봐야 하나요?
[기자]
모두가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연관성은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납품비리의 수법 가운데 하나가 원가를 부풀리고 이를 봐준 대가를 제공하는 연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제품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고요, 독점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군 납품 구조도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식판을 예로 들면 시중에 식기상에 가면 싸고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식판을 쉽게 구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군 납품 식판은 군 규격에 따라 가로 세로 몇 센티미터, 재질은 철, 이런식으로 규격이 정해지고 업체가 선정되면 규격이 바뀌지 않는 이상 제품이 나아지질 않고, 특정 업체가 독점을 하기 쉬운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식판은 어디까지 예입니다만, 대부분의 군납 제품이 이런 식의 비합리적인 규격화 때문에 시중의 제품 보다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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