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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제러미 리프킨 “한국의 40년, 재생에너지 정책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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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 방한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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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을 방문해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원자력발전소를 늘리겠다는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잘못된 겁니다.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날로 발전하는데 왜 굳이 비싼 원전을 짓습니까?”

13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 세계적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69)은 “후쿠시마 사태 이후 독일은 모든 정당이 원전을 폐쇄키로 합의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발간한 책 ‘한계비용 제로 사회’(민음사)에서 사물인터넷(IoT)과 재생에너지가 이끄는 공유경제가 자본주의를 대신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리프킨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전 옹호론이 최근 고개를 들고 있지만 원전 폐기물 처리와 원자로 냉각수로 인해 발생하는 물 부족 문제 등을 감안하면 원전은 경제성도 친환경성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독일을 예로 들었다. 현재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전체의 27%가량인데 화석연료 중심의 4대 독일 전력회사가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리프킨은 “물류와 커뮤니케이션, 에너지를 통합한 슈퍼 사물인터넷이 한계비용을 0으로 낮춰 생산성을 극대화함으로서 세계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컨대 상점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마다 메뉴 아래 설치된 센서가 시간대별로 각 상품의 판매현황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함으로서 각종 유통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사물인터넷과 연결된 센서가 35억 개 정도인데 2030년이 되면 130조 개로 폭증하고, 사물인터넷을 통해 전 인류가 하나로 연결된다는 것이 그의 예측이다.

전인미답의 공유경제 시대를 맞아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리프킨은 망설임 없이 “새로운 시대에서도 한국의 잠재력은 크다”고 말했다. 공유경제의 기반이 되는 인터넷 인프라의 우수성과 정보기술(IT) 산업에서 앞선 경쟁력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모든 기업이 달려들어 원자력과 화력 중심에서 신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에너지 믹스를 바꾸고 사물인터넷을 에너지와 물류까지 확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새로운 인프라 구축에 40년가량이 걸릴 것이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고용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리프킨은 14일 세계지식포럼, 15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에너지대전’에서 주제 강연을 한 뒤 출국한다.

::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

주변의 여러 물건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사람과 사물 혹은 사물과 사물 간에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지능형 인프라를 말한다. 전력망이나 물류시스템은 물론이고 가전제품이나 각종 생활용품 등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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