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新 검열시대 로그인… 세계는 지금정부 정보통제·검열 맞서전쟁 중

경향신문
원문보기

新 검열시대 로그인… 세계는 지금정부 정보통제·검열 맞서전쟁 중

속보
신년 랠리 기대, 비트코인 2%↑ 9만달러 재돌파
웹 검색·사이트 차단 넘어 인터넷 연결 끊기도
이에 맞서 ‘사이버 망명’ 등 움직임 있지만 역부족
홍콩 도심에서 중국의 통제에 반대하는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자 28일 중국 측이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 접속을 막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정부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이전부터 차단해왔으며, 홍콩 시위 모습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퍼지자 이 서비스마저 막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검찰이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서비스를 ‘검열’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러시아제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람으로의 ‘사이버 망명’이 줄을 이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정부기관의 정보통제·검열과 그에 맞선 방어전이 벌어지고 있다. ‘신(新)검열의 시대’를 맞아 웹에서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새로운 척도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국가기구와 연결된 검열은 옛 소련의 발칸통제에 빗대 ‘인터넷의 발칸화’라 불리기도 한다. 웹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는 크게 ‘정치적 차단·검열’과 ‘정부기관에 의한 정보수집·도감청’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치적 통제는 대개 차단(블로킹)과 검열(필터링)로 이뤄진다. 중국의 경우 외국계 소셜미디어는 대부분 막혀 있고, ‘톈안먼(天安門)’이나 ‘달라이라마’ 같은 민감한 주제어는 검색되지 않는다. 독일과 프랑스의 구글에서는 두 나라 현행법에 따라 네오나치 관련 사이트 연결이나 검색이 제한돼 있다. 한국 정부가 북한 관련 사이트 접속을 막는 것도 비슷한 예다.

아예 인터넷 연결 자체를 끊기도 한다. 2011년 ‘아랍의 봄’ 때 이집트 군부정권은 유럽·아시아 대륙과 연결되는 광케이블망을 차단하는 ‘풀 블록(전면 차단)’을 했다. 미얀마, 리비아, 시리아도 이런 조치를 취한 적 있다. 보안용 소프트웨어를 검열수단으로 악용하기도 한다. 미얀마, 예멘,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등은 ‘스마트필터’라는 보안도구를 검열에 이용했다. 지난해 3월 국경없는기자회는 프랑스 아메시스, 미국 코트시스템스 등을 ‘통제용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5적(敵)’으로 지목했다. 미국 시스코는 중국의 검열에 쓰이는 ‘골든 쉴드’라는 방화벽을 만들었다가 2011년 미 법원에 제소됐다.

정부기관에 의한 개인 감시는 지난해 미 국가안보국(NSA) 정보수집 사실이 폭로되면서 만천하에 드러났다. 독재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줄 알았던 감시가 전 세계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런 통제와 감시에 맞서 인터넷 사용자들의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나 아직은 역부족이다.


조세회피처를 본뜬 ‘데이터피난처’가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차단된 사이트에 접속하는 우회 수법도 있긴 하지만 이런 기술을 쓸 수 있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적다. 2009년 미 하버드대 버크먼센터는 “우회로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검열 당하는 사람의 2%에 불과할 것”이라는 추정치를 내놨다. 우회접속이 독재국가에서 접속자들의 안전을 보장해주지도 않는다.

국내에서 ‘사이버 망명’으로 화제가 된 텔레그람은 지난해 러시아의 니콜라이 두로프, 파벨 두로프 형제가 만든 모바일용 앱(응용프로그램)이다. 현재는 독일에 본사를 둔 비영리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만들어졌을 때 일일 사용자가 10만명이었으나 지금은 다운로드 횟수가 1000만건이 넘는다. 암호깨기 현상금 이벤트를 했을 정도로 보안성을 내세운 프로그램이어서 NSA 사태 뒤 상징적인 망명처로 부상했다. 국내에서는 2008년 광우병 촛불 뒤 ‘사이버망명자 프로젝트’ 같은 움직임이 일기도 했으나 대중적인 사이버 망명 움직임은 여전히 드문 사례다.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