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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 못할 일"..2.6조에 '마인크래프트' 판 '노치'

머니투데이 최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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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 못할 일"..2.6조에 '마인크래프트' 판 '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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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 개발자 마르쿠스 페르손 "나는 프로그래머..CEO 아니다"]

'마인크래프트'의 창시자 마르쿠스 '노치' 페르손./사진=네이버 '게임 개발자 이야기'

'마인크래프트'의 창시자 마르쿠스 '노치' 페르손./사진=네이버 '게임 개발자 이야기'

"나는 세상물정 모르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일뿐입니다. 모장(Mojang)을 떠나 웹에서 작은 실험을 하던 시절로 돌아가겠습니다."

미국 IT(정보기술) 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15일(현지시간)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를 개발한 모장의 창업자 마르쿠스 페르손(Markus Persson)이 남긴 '모장을 떠난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공개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는 모장을 25억 달러(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페르손은 '마인크래프트'의 성공으로 유명세를 탄 인디 게임 개발자다. '노치(Notch)'라는 애칭으로도 유명하다. 2009년 모장을 창립하고 '마인크래프트'를 선보였다. '마인크래프트'는 블록을 조합해 건물과 농장 등을 만드는 게임이다. 현재까지 5000만장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리며 페르손에게 부와 명예를 가져다 줬다.

그는 '성공'이 가져다 준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고 편지를 통해 고백했다. 특히 '거대한 성공'과 '변화'의 아이콘이 되기를 거부했다. 그는 "그저 게임이 재미있어서 만들었을 뿐, 성공과 변화를 의도한 적이 없다"며 "나는 하나의 상징이 됐지만, 상징이 되기 싫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내가 만든 무엇인가가 사회적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면 즉시 그만두게 될 것"이라며 "나는 당신 옆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명의 인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페르손은 이번 매각에 대해 "돈이 아니라 정신에 관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모장의 지분 71%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으로 약 15억 달러(약 1조5000억원)을 거머쥐게 된 것. 하지만 페르손은 매각의 이유가 '돈'에 있지 않다고 시종 강조했다.

페르손은 사업가나 최고경영자(CEO) 보다 순수한 프로그래머로 남고 싶다고 설명했다. 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같이 거대한 책임감이 필요한 일은 본인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냉철하게 진단했다.

"지금의 마인크래프트를 있게끔 만들어준 여러분들께 감사드리지만, 당신들(모장의 직원)은 이제 너무 많아졌습니다. 저는 이렇게 큰 것들에 대해 책임질 수 없습니다. 모장은 MS에 속하게 됐지만 오래전부터 모장이 여러분들의 것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경민기자 b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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