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
왕실개방 일일이 눈맞추며 악수
국민과 스킨십 호감 높여
네덜란드
2개 도시 방문 전통놀이·공연 관람
거리서 시민과 소탈한 만남 즐겨
스웨덴 · 노르웨이
국왕즉위일 · 헌법제정일등 기념일
전통의상 입고 발코니서 손인사
국민에 대한 왕족의 禮 갖추기 눈길
[특별취재팀] 전 세계 어디서나 명절은 매우 특별한 날이다. 그런 명절을 맞는 각국의 왕실 또한 이날만큼은 남다른 하루를 보낸다. 평소에는 일반인들과 거리를 둔 채 그들만의 성에서 지냈다면, 명절에는 ‘신비주의’를 벗어던지고 대중 속으로 파고든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세계 왕실 가족들의 명절 풍경을 살펴봤다.
이슬람권 국가에선 한 달간의 금식기간인 ‘라마단’이 끝난 후 비로소 연휴가 시작된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고 있는 브루나이에서 명절은 ‘왕궁의 문이 열리는 날’이다. ‘하리 라야 아이들 피트리(Hari Raya Aidil Fitri)’라는 이름으로 이틀간의 명절을 보내는 동안 하사날 볼키아(Hassanal Bolkiah Muizzaddin Waddaulahㆍ68) 국왕은 평소 굳게 닫혀 있던 왕실을 개방해 일반인들에게 내부를 공개한다.
이날은 나이나 출신지에 관계없이 모든 시민이 왕궁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문이 열린다. 궁을 방문한 모든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하기도 한다. 브루나이 사람들은 그동안 상상만 해왔던 궁전 담장 너머의 세계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인 만큼 미리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놓고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스타나 누룰 이만(Istana Nurul Iman)이라는 이름의 브루나이 왕궁은 방이 1788개, 화장실이 256개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궁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상 궁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거대한 규모나 화려한 장식 같은 것들이 아니다. 바로 브루나이 왕실 가족과의 만남이다. 국왕과 그의 가족은 궁을 방문한 모든 사람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악수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왕실 가족은 5시간이 넘도록 선 채 수만명의 방문객과 인사를 나눈다. 단, 국왕과 왕자들은 남성 방문객하고만 인사를 나누고 왕비와 공주들은 여성 방문객만을 맞는다.
왕실개방 일일이 눈맞추며 악수
국민과 스킨십 호감 높여
네덜란드
2개 도시 방문 전통놀이·공연 관람
거리서 시민과 소탈한 만남 즐겨
스웨덴 · 노르웨이
국왕즉위일 · 헌법제정일등 기념일
전통의상 입고 발코니서 손인사
국민에 대한 왕족의 禮 갖추기 눈길
[특별취재팀] 전 세계 어디서나 명절은 매우 특별한 날이다. 그런 명절을 맞는 각국의 왕실 또한 이날만큼은 남다른 하루를 보낸다. 평소에는 일반인들과 거리를 둔 채 그들만의 성에서 지냈다면, 명절에는 ‘신비주의’를 벗어던지고 대중 속으로 파고든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세계 왕실 가족들의 명절 풍경을 살펴봤다.
이슬람권 국가에선 한 달간의 금식기간인 ‘라마단’이 끝난 후 비로소 연휴가 시작된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고 있는 브루나이에서 명절은 ‘왕궁의 문이 열리는 날’이다. ‘하리 라야 아이들 피트리(Hari Raya Aidil Fitri)’라는 이름으로 이틀간의 명절을 보내는 동안 하사날 볼키아(Hassanal Bolkiah Muizzaddin Waddaulahㆍ68) 국왕은 평소 굳게 닫혀 있던 왕실을 개방해 일반인들에게 내부를 공개한다.
이날은 나이나 출신지에 관계없이 모든 시민이 왕궁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문이 열린다. 궁을 방문한 모든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하기도 한다. 브루나이 사람들은 그동안 상상만 해왔던 궁전 담장 너머의 세계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인 만큼 미리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놓고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스타나 누룰 이만(Istana Nurul Iman)이라는 이름의 브루나이 왕궁은 방이 1788개, 화장실이 256개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궁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상 궁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거대한 규모나 화려한 장식 같은 것들이 아니다. 바로 브루나이 왕실 가족과의 만남이다. 국왕과 그의 가족은 궁을 방문한 모든 사람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악수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왕실 가족은 5시간이 넘도록 선 채 수만명의 방문객과 인사를 나눈다. 단, 국왕과 왕자들은 남성 방문객하고만 인사를 나누고 왕비와 공주들은 여성 방문객만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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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코앞이다. 다른 나라 왕족들은 어떤 모습으로 명절을 날까? 평소에는 일반인들과 거리를 둔 채 지내는 왕실 가족들도 명절에는 왕궁을 개방해 직접 만나거나 거리로 나가 국민과 전통놀이를 함께하는 등 대중 속으로 파고들며 특별한 명절을 보내고 있다. |
국왕은 찾아온 모든 사람에게 왕실 문양이 새겨진 초콜릿을 선물하고, 아이들에게는 ‘행운의 돈(lucky money)’으로 5브루나이달러씩을 나눠준다. 이렇게 매년 명절마다 국왕과 그의 가족이 보여주는 섬세한 ‘배려’ 덕분에 브루나이 국민은 왕실에 대해 높은 호감을 갖고 있다.
네덜란드 왕실 가족들은 명절을 맞아 ‘거리’로 나선다. 네덜란드의 최대 명절은 ‘국왕의 날(King’s day)’이다. 이전까지 네덜란드에선 오랫동안 여왕이 왕좌를 지키면서 ‘여왕의 날(Queen‘s day)’이라는 이름으로 명절을 지내왔다. 그러나 작년 4월 베아트릭스 전 여왕(76)이 물러나고 빌럼 알렉산더 왕세자가 즉위하면서 123년 만에 왕이 탄생했다. 그리고 올해 4월 26일 ‘국왕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명절을 맞았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왕실의 명절 풍습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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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과 악수하는 브루나이 국왕 하사날 볼키아 |
이날 오렌지색 복장을 한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면서 네덜란드 전역이 오렌지빛으로 물든다. 왕실 가족들은 매년 명절을 맞아 2개 도시를 직접 방문해 해당 도시에서 준비한 행사를 참관하는 전통이 있다. 올해는 소도시 중에서 그래프트-드레이프(Graft-De Rijp) 시, 대도시 중에서 암스텔빈(Amstelveen) 시를 찾았다. 알렉산더 국왕과 막시마 왕비는 각 지역에서 준비한 공연을 관람하고 주민과 어울려 전통놀이를 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이민자들도 행사에 참가하는데 올해는 한국이 초청을 받아 왕실 가족의 참관 하에 한복패션쇼와 부채춤, 태권도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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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명절‘국왕의 날’에 드레이프시를 찾은 빌럼 알렉산더 국왕과 막시마 왕비 |
1년에 한 번 있는 행사인 만큼 모처럼 궁을 벗어난 네덜란드 왕실 가족은 시민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수많은 인파에 노출되다 보니 아찔한 사고를 겪기도 했다. 지난 2009년 베아트릭스 여왕 시절 ‘여왕의 날’을 맞아 방문한 아펠도른에서 한 검은색 차량이 여왕과 당시 알렉산더 왕세자 부부가 탄 버스를 향해 돌진하다가 수십 명의 군중을 친 뒤 기념탑에 충돌한 사고가 있었다. 검은색 차량 운전자는 직장에서 해고된 것에 대한 불만을 품고 왕실 가족을 공격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웃 국가인 스웨덴과 노르웨이 왕실은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모습도 서로 닮아 있다. 스웨덴은 구스타브 1세가 국왕에 즉위한 날인 6월 6일을, 노르웨이는 헌법이 제정된 5월 17일을 국경일(National Day)로 정하고 최대 축제를 벌인다. 기념일을 맞아 두 나라 왕실 사람들은 자국의 전통복장을 착용하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명절 때 한복을 입는 것과 같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두 나라의 왕실 가족들은 특정한 날마다 앞장서서 전통복장을 입은 모습을 대중 앞에 선보임으로써 고유의 멋을 알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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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일을 맞아 왕실에서 포즈를 취한 스웨덴 왕실가족 |
스웨덴 국경일이 되면 실비아 왕비와 빅토리아 공주, 마들렌 공주는 스웨덴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한 노란색과 파란색의 전통의상 차림으로 등장한다. 이날 스톡홀름에 있는 야외 박물관에선 왕실 가족의 참석 하에 대규모 콘서트가 열리는데 역시 전통복장을 입은 아이들이 나타나 왕실 가족에게 꽃다발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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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일에 왕궁 테라스에서 국민에게 인사하는 노르웨이 왕실가족 |
노르웨이 국왕 해롤드 5세와 그의 가족도 국경일이 되면 붉은색 전통복장을 입은 채로 왕궁의 테라스에 나와 가장 먼저 시민에게 인사를 한다. 올해에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노르웨이 헌법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하느라 마샤 루이스 공주 가족은 불참했다. 대신 마샤 공주와 그의 딸들은 런던 행사에서도 전통의상을 입고 등장해 자국의 명절 풍습을 잊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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