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부터 작년 테러 현장까지
사진 한 장으로 남은 역사 속으로
사진 한 장으로 남은 역사 속으로
전쟁 속 폭탄의 열기에 옷이 타버려 울부짖는 소녀, 테러로 두 다리를 잃었지만 침상에 의연하게 누워있는 청년의 모습.
‘언론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의 보도사진 속 장면입니다.
지구 곳곳의 전쟁과 기근, 테러와 희망의 현장을 담은 수상작품들은 70여 년이 지난 지금 세계의 거대한 근현대사 기록 창고가 됐습니다.
‘언론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의 보도사진 속 장면입니다.
지구 곳곳의 전쟁과 기근, 테러와 희망의 현장을 담은 수상작품들은 70여 년이 지난 지금 세계의 거대한 근현대사 기록 창고가 됐습니다.
단 한 장의 이미지로 생생한 세계사를 품고 있는 퓰리처상의 보도부문 수상작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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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de Center Attack | 저스틴 레인 | The New York Times |
[2001년] 역사적 사건 2001년 9월 11일 이슬람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가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국방부를 공격한 사건.4대의 항공기를 납치해 건물을 향해 돌진했고 이로 인해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붕괴되고 민간인 수천명과 항공기 탑승 승객 266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진기자의 말 “비행기가 빌딩에 부딪히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카메라에 둥그런 불꽃이 잡혔습니다. 셔터를 누르며 불꽃이 ‘폭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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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tnam - Terror of War | 닉 우트 | The Associated Press |
[1972년] 역사적 사건 1972년 6월 8일 베트남 전쟁 중 베트콩을 소탕하기 위한 베트남 정부의 네이팜탄이 실수로 민간인 마을에 떨어졌다. 접촉하는 모든 것에 붙어 타오르는 특성을 가진 네이팜탄으로 인해 집과 사람이 불타올랐다.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기자의 말 “소녀의 옷은 네이팜 탄에 불타 떨어져 나갔고, 눈은 고통으로 흠뻑 젖어있었습니다. 팔을 벌린 채 다가와 ‘너무 뜨거워요.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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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Glory Goes Up on Mt. Suribachi | 조 로젠탈 | The Associated Press |
[1945년] 역사적 사건 1945년 2월 23일 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처절한 전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오지마 섬의 전투에서 미국 해병대가 섬의 남쪽 끝에 있는 수리바치 산을 장악했다. 전투는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6명의 해병대가 성조기를 게양했다.
사진기자의 말 “처음에는 일장기가 내려오고 성조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찍을 생각이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웠죠. 그래서 성조기가 올라가는 모습만 찍기로 했습니다.”
4. 코소보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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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eing Kosovo | 캐롤 구지 | The Washington Post |
[2000년] 역사적 사건 1998년부터 코소보 내 알바니아인과 세르비아인 사이에서 충돌과 분쟁이 시작됐다. 이어 1999년 코소보 전쟁이 일어나자 민간인들은 코소보를 떠나 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로 대거 이동한다. 난민캠프는 물과 식량이 부족했고 두 달이 넘게 국경을 넘지 못하고 소지품을 압수당한 채 입국을 기다려야 했다.
사진기자의 말 “난민캠프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아기의 가족이 상봉했습니다. 가족은 울타리 너머로 두 살배기 아기를 건넸어요. 아기는 철조망을 넘어 사랑하는 조부모의 손으로 미끄러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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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ton Marathon Bombing | 조쉬 해너 | The New York Times |
[2014년] 역사적 사건 2013년 4월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열린 보스턴마라톤 대회 도중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결승점 근처에서 두 차례 일어난 폭발로 260여 명이 부상하고 3명이 사망했다. 범인은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의 형제로 밝혀졌으며 형은 검거 중 사망했고 동생은 중상을 입고 체포됐다.
사진기자의 말 “바우먼의 어머니와 병원 관계자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우먼은 취재에 응했죠. 두 다리를 잃었지만 이를 이겨내는 그가 보여준 용기있는 모습에 커다란 감동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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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War | 맥스 데스포 | The Associated Press |
[1950년] 역사적 사건 1950년 12월 12일 한국전쟁 중 북진하던 유엔군이 중공군의 개입으로 평양을 포기하고 남하하면서 중공군의 추격을 막기 위해 대동강 철교를 폭파했다. 피난민들은 한겨울의 대동강을 맨몸으로 헤엄쳐 폭파된 다리를 기어올라 강을 건넜다. 많은 사람들이 다리에서 떨어져 다치거나 숨졌다.
사진기자의 말 “엄청난 광경이었어요. 다리 기둥을 기어오르던 사람들과 다리 기둥 모두 얼음장 같은 물에 잠겨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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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6월 24일~ 9월 14일(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휴관) / 장소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 입장권 성인 1만2000원, 중·고생 1만원, 초등·유아 8000원 / 문의 1644-6013 / 홈페이지 www.pulitzerprize.co.kr
퓰리쳐상 수상작 뒷 이야기
미안해요, 시상식까지 갈 여비가 없네요 불타는 호텔을 촬영한 아마추어 카메라맨 아놀드 하디는 1948년 수상자로 선정된 뒤에도 뉴욕행 버스 티켓을 살 돈이 없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아마추어 사진가로는 최초의 수상자였지만 이후에도 전문 사진가 대신 평범한 직업의 길을 택했다.
행복하기를 … 사와다 베트남 전쟁 중 아이들을 데리고 강물을 헤엄쳐 가는 두 어머니를 촬영한 1966년 수상자 쿄이치 사와다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직후 자신의 사진 한 장만 들고 베트남을 다시 방문해 사진의 주인공을 수소문했다. 가족을 찾아내 상금을 절반씩 이들에게 나눠준 뒤 ‘행복하기를’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그는 4년 뒤 캄보디아 취재에서 살해당했다.
이제는 이름을 밝혀도 되겠지요 이란의 무자비한 학살장면을 찍은 사진기자는 1980년 수상한 뒤에도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그로부터 16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자한지르 라즈미라고 밝혔다.
도와주지 못해 너무나, 너무나 미안하다 굶주린 수단 어린이가 숨지기를 기다리는 독수리를 촬영한 1994년 수상자 케빈 카터는 아이를 구하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는 세상의 비난에 시달렸다. 개인적인 문제까지 겹쳐 스트레스가 심했던 그는 ‘아이를 안아주지 못해 너무나, 너무나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34세의 나이에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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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하 학생기자의 취재 후기
막연했던 베트남 전쟁, 가슴에 와 닿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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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하 학생기자 |
근현대 세계사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 이번 취재는 아주 좋은 기회였어요. 퓰리처상에 대해 알게 되기 전까지는 TV나 신문에서 다급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서 ‘저걸 얼른 가서 도와줘야지 사진이나 찍고 있나’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전시회를 보면서 누군가는 알려야 하는 일이고, 사람들이 현재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하기에 긴박한 상황에도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는 보도기자들의 갈등을 느꼈어요. 약간 숙연해지기도 했습니다. 전시회를 둘러보며 참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꼈어요. 근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라면 꼭 한 번 가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2차 대전 이후 간략한 세계사와 한국전쟁에 관해 조금만 공부하고 간다면 더욱 더 의미 있는 관람이 될 것 같아요.
정리=이지은 기자
동행 취재=이명하(경기도 현일초 4) 학생기자
사진=우상조 인턴기자
도움말=김희원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도슨트
이지은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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