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혹한기 백태 ②] 대학별 '들쭉날쭉' 수료, 초과학기 제도]
# 이번 학기 첫 기업 공채에 도전한 A씨(26). 50개 넘는 기업에 지원했지만 모두 불합격했다. A씨는 졸업 '유예'를 택했다. '졸업 예정자' 신분을 유지하려면 토익 점수를 내지 않거나 졸업시험을 안 치르면 된다. 하지만 '학교 시설 이용료' 30만원을 내야 한다. 돈이 아깝지만 어쩔 수 없다. 당장 겨울방학 인턴만 지원하려 해도 기업들은 졸업생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취업난'으로 인해 8학기 정규학기를 모두 마치고도 졸업을 유예하고 학교에 머무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졸업요건을 충족하지 않고 '수료' 상태가 되거나 초과학기를 등록한다. 천차만별인 대학별 수료, 초과학기 규정은 이들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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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으로 학교에 남길 원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뉴스1 |
# 이번 학기 첫 기업 공채에 도전한 A씨(26). 50개 넘는 기업에 지원했지만 모두 불합격했다. A씨는 졸업 '유예'를 택했다. '졸업 예정자' 신분을 유지하려면 토익 점수를 내지 않거나 졸업시험을 안 치르면 된다. 하지만 '학교 시설 이용료' 30만원을 내야 한다. 돈이 아깝지만 어쩔 수 없다. 당장 겨울방학 인턴만 지원하려 해도 기업들은 졸업생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취업난'으로 인해 8학기 정규학기를 모두 마치고도 졸업을 유예하고 학교에 머무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졸업요건을 충족하지 않고 '수료' 상태가 되거나 초과학기를 등록한다. 천차만별인 대학별 수료, 초과학기 규정은 이들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
◇'미졸업' 유지하는 '수료'에도 돈 들어
수료 제도는 필수학점을 이수했지만 졸업을 피하려는 이들에게 유용한 제도다. △어학 성적 제출 △졸업 논문 제출 △전공 시험 통과 등의 졸업 요건을 채우지 않으면 수료 상태가 된다.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이 수료 제도를 두고 있다.
서울 소재 한 대학은 학교 시설 이용비 명목으로 수료생들에게 학기당 30만원을 부과한다. 이 대학 학생 B씨(27)는 "내년 2월 졸업 예정이었지만 취업 문제로 졸업을 유예하려 한다"며 "30만원은 좀 부담스럽지만 도서관 이용이 가능하고 취업 프로그램을 제공 받을 수 있어 이해한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10만원만 납부하면 재학생 신분이 유지되던 규정을 지난 11월부터 '1과목 이상 수강 필수'로 바꿨다. 건국대 관계자는 "졸업연기, 학점부족, 논문 미제출 등 수업 연한 초과학생 모두의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부 대학 '1과목 이상 들어야 학생 신분 유지'
건국대 외에도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등이 '1과목 이상 수강'을 졸업 연기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재학생 신분일 때만 졸업이 가능하다"며 "재학생은 1과목 이상 수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대학교에서 초과학기 등록금은 수강학점에 따라 차등 부과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등은 초과학기 등록금을 △3학점 이하 수강시 등록금의 1/6 △4~6학점 수강시 등록금의 1/3 △7~9학점 수강시 등록금의 1/2 △10학점 이상 수강시 등록금 전액으로 규정하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학기당 최소 1학점(일주일 1시간)을 듣고 60만원(문과대학 기준) 가량을 납부해야 한다.
◇절반 가량 대학생 '초과학기' 졸업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이 서울대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2013년 서울시내 주요대학과 지방소재 국립대 졸업생 가운데 9학기 이상 수강하고 졸업한 학생은 10만7200명으로 전체 졸업생의 45.7%에 달했다. 대학생 절반이 정규학기를 마치고도 '돈을 내며' 학교에 남는다.
연세대 학생 박은진씨(23)는 "취업 문제로 2학기째 초과학기를 다니고 있다"며 "다른 학교들은 돈을 안 내고 졸업을 유예할 수 있는데 우리 학교는 돈을 내 억울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초과학기에 신청 가능한 학점(18학점)을 다 신청하지 않고 12학점만 들었는데도 등록금 전액을 냈다"며 초과학기 등록금 부담을 호소했다.
박씨는 지난 초과학기 12학점을 수강해 360만원을, 이번 초과학기에는 3학점을 수강해 60만원을 납부했다. 박씨는 "초과학기 등록금도 학자금 대출을 받아 납부한다"며 "아직 취직도 못했는데 빚만 점점 쌓이고 있으니 눈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이슈팀 문해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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