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을 진단받은 20대 여성이 회충에 감염된 후 사망한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은 장 주변 림프절 비대, 장중첩 발생한 사례 여성 복부CT/사진=큐레우스 |
[파이낸셜뉴스] 혈액암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이 회충에 감염된 뒤 숨지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 여성은 암으로 인한 면역 저하 상태에서 기생충이 주요 장기로 퍼져 치명적인 합병증을 앓은 것으로 파악됐다.
멕시코 호세 엘레우테리오 곤살레스대병원 내과 의료진에 따르면 23세 여성이 빈혈과 복통 등 전신 증상을 호소하며 입원해 정밀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해당 여성은 버킷림프종을 확진 받았다.
버킷림프종은 백혈구의 일종인 B림프구에서 유래하는 혈액암으로 림프계에서 발병한다. 이는 비호지킨 림프종에 속하며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공격형 림프종으로 분류된다. 림프종은 림프구가 악성 종양으로 변이된 것으로, 골수나 혈관, 복부 장기 등에 침투해 두통이나 구토, 복부 비대 등을 유발하는 경우가 잦다.
해당 여성은 원인 미상의 황달과 췌장염, 폐 질환 등 여러 증상을 동반했다. 치료 도중 길이 15cm에 달하는 회충이 배출되면서 대변 검사를 통해 뒤늦게 회충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의료진이 항기생충 치료를 진행했으나 여성은 난치성 패혈증 쇼크로 끝내 숨졌다.
의료진은 “환자는 버킷림프종으로 인해 심각한 면역저하 상태였다”며 “이 상황에서 회충이 감염되면서 췌장, 폐 등 여러 장기로 퍼지며 합병증을 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면역저하 환자의 경우 기생충 감염이 뚜렷한 전조 증상 없이 잠복해 있다가 다른 중증 질환에 가려져 진단이 지연될 수 있다. 의료진은 “면역저하 환자가 중증 질환에 가려진 감염을 놓치면 생존 기회를 잃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회충은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 감염된다. 국내에서는 감염 사례가 드문 편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으나 개체 수가 증가하고 성충이 되면 장을 자극해 설사나 복통을 일으킨다. 대게 소장에 기생하며 영양분을 가로채 소장 기능을 저해하기도 한다. 드물게는 소장에서 간이나 위 등으로 이동해 극심한 복통과 구토를 유발하며, 이 경우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알벤다졸이나 플루벤다졸 계열 구충제 복용으로 사멸이 가능하다.
이번 사례는 의학 저널 ‘큐레우스’에 최근 실렸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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