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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학원비까지 카지노에 썼어"…변호사 "부부간 절도도 처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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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학원비까지 카지노에 썼어"…변호사 "부부간 절도도 처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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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월급과 부모님이 물려주신 재산마저 모두 도박에 써버린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클립아트코리아

남편의 월급과 부모님이 물려주신 재산마저 모두 도박에 써버린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클립아트코리아


남편의 월급과 부모님이 물려주신 재산마저 모두 도박에 써버린 아내의 사연이 전해지며 많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 2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도박 중독에 빠진 사연자가 출연해 “가정을 잃게 될 수도 있다”며 상담을 신청했다.

사연자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쌍둥이를 키우는 9년 차 가정주부로, 성실한 남편은 사연자를 믿고 월급을 비롯해 부모님이 주신 돈까지 전부 맡겼다고 말했다.

집에서 온라인 도박을 하다 ‘잭팟’이 터지자 도박의 길로 빠져든 사연자. 클립아트코리아

집에서 온라인 도박을 하다 ‘잭팟’이 터지자 도박의 길로 빠져든 사연자. 클립아트코리아


겉보기에는 평온했지만 늘 외로웠다는 사연자는 우연히 온라인 카지노를 알게 됐고, 처음에는 소소하게 시작했지만 어느 날 '잭팟'이 터지게 되며 본격적으로 도박의 길로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집에서 잠깐 하는 건데’, ‘이 정도는 괜찮겠지’ 등 스스로에게 합리화를 했다는 사연자는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남편 명의의 통장에서 돈을 50만원씩 인출했고, 나중에는 아이들의 학원비에도 손을 댔다고 밝혔다.

그러다 남편이 눈치채는 것 같아 정기예금과 적금을 몰래 해지했고, 급기야 시아버지가 남편에게 물려주신 주식까지 전부 손을 댔다고 이야기했다.


도박에 돈을 전부 잃게 된 사연자. 클립아트코리아

도박에 돈을 전부 잃게 된 사연자. 클립아트코리아


결과는 참혹했다. 1억원에 가까운 돈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사연자는 시아버지의 유품인 금반지와 금시계를 전당포에 맡겼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에게 사연자는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지만 남편은 협의 이혼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혼만은 피하고 싶다”며 “평생 아이들만 바라보며 살아왔는데 이대로 가정을 잃게 되는 것인지” 묻는 사연자에게 조인섭 변호사는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홍수현 변호사는 “남편이 바쁘고 혼자 육아를 하면서 힘드셨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도박에 빠졌다는 것이 정당화되기는 힘들다”며 “남편은 이혼 소송을 해서도 이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민법은 이혼사유로 혼인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을 때 혼인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도박 중독 증세를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남편 명의 정기예금과 적금을 해지하는 등의 행위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고 짚었다.

부부 사이에도 절도죄가 적용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부부 사이에도 절도죄가 적용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조인섭 변호사는 “예전에는 ‘부부 사이에는 도둑질해도 죄가 안 된다’고 했지만 요즘은 부부간 절도도 엄연히 처벌 대상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변호사는 2025년 12월 31일 개정된 형법에 따르면 부부간 절도도 피해자 고소가 있으면 처벌할 수 있음을 설명하며, 남편이 각 절도행위를 고소한다면 사연자는 절도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사연자의 사례는 이혼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클 뿐더러 절도 역시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어 형사 책임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하며 상담을 마무리 지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협의이혼을 하자는 남편이 보살인 것 같은데”, “평생 아이들만 바라봤지만 아이들 학원비마저 카지노에 썼네…”, “솔직하게 말한다고 다 용서가 되는 건 아니에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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