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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얼굴 가린다고…아기 폭우 맞히며 촬영, ‘학대’ 논란

동아일보 황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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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얼굴 가린다고…아기 폭우 맞히며 촬영, ‘학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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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촬영 장면. 검은색 의상을 입은 배우 싱윈은 감독이 우산으로 아기를 가리는 것을 막고 장시간 폭우에 노출되게 했다고 밝혔다. 웨이보 갈무리

문제의 촬영 장면. 검은색 의상을 입은 배우 싱윈은 감독이 우산으로 아기를 가리는 것을 막고 장시간 폭우에 노출되게 했다고 밝혔다. 웨이보 갈무리 


중국의 한 드라마 제작팀이 촬영 과정에서 폭우 속에 아기를 장시간 그대로 노출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장에 있었던 배우가 제작진의 행태를 공개적으로 폭로하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인형 대신 실제 아기…폭우 속 촬영 강행”


2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배우 싱윈(Xing Yun)은 지난 17일 지난해 함께 작업했던 미니시리즈 제작진이 촬영 중 아기를 부당하게 대우했다며 비판했다.

싱은 당시를 떠올리며 “날씨가 유난히 추웠고, 물탱크 차량을 동원해 인공 폭우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또한 “제작진은 촬영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아기 인형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다른 여배우가 안고 있던 실제 아기는 오랜 시간 비를 그대로 맞아야 했다”고 설명헀다

그는 “아기가 너무 애처롭게 울어서 마음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 정말 화가 났고, 무력감을 느꼈다”며 “우산을 조금만 더 내리면 아기에게 비를 막아줄 수 있었지만, 감독은 얼굴이 가려진다는 이유로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니시리즈 제작 현장은 늘 여배우와 아역 배우들을 한계까지 몰아붙인다”며 “제 희생은 감수할 수 있지만, 아기에게 같은 고통을 주는 것은 도저히 견딜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해당 아기는 이 역할로 800위안(약 16만 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명백한 아동 학대다”, “무자비한 제작진과 이를 방치한 부모 모두 책임이 있다”, “아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았다”며 비판이 이어졌다.

● 미니시리즈 제작 붐 속 ‘아역 혹사’ 우려 확산

중국 내 미니시리즈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가고 제작비를 절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른바 ‘7일 만에 100편 제작’으로 불리는 극단적인 작업 방식이 만연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아역 배우들의 권리와 건강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월 8일, 미니시리즈 아역 배우 보호를 위한 새 규정을 도입했다. 해당 규정은 폭력적이거나 감정적으로 과도한 장면, 또는 아동의 신체 능력을 넘어서는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아역 배우들은 여전히 하루 16시간을 넘는 촬영, 강렬한 햇빛 아래에서의 장시간 촬영, 무거운 의상 착용, 와이어 액션 등 혹독한 스케줄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싱은 폭설 이후 시안(西安)에서 촬영했던 또 다른 경험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 자갈길을 맨발로 달려야 하는 장면을 촬영했으며, 해당 장면에서는 아기를 쓰레기 트럭에 실어야 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에는 또 다른 미니시리즈에서 11세 소녀가 성인 배우와 은밀한 장면을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고, 해당 드라마는 결국 삭제됐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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