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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현지화’ 연타에 휘청…車부품 수출 사실상 16년 만에 최저

이데일리 정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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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현지화’ 연타에 휘청…車부품 수출 사실상 16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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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발언에 코스피 하락…현대차·기아 동반 하락
車수출 720억달러 ‘최대’…부품은 사실상 16년만 ‘최저’
통상 불확실성·전동화 가속에 내연차 부품사 내리막길
“미 관세에 수익성 악화…부품산업 맞춤형 지원 필요”
사진=현대기아차

사진=현대기아차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72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동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 부품 산업은 내리막길을 걸으며 정반대의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고관세 정책으로 한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악화한 측면도 있지만, 완성차 업체의 해외 현지 생산이 늘어나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수출 구조 역시 내연기관차 중심의 국내 자동차 부품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품 수출 3년 연속 감소폭 확대…전동화 영향 본격화

2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212억달러로, 전년 대비 5.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지난 2023년 전년 대비 1.3% 줄어든 이후 2024년에는 2.2% 감소하는 등 3년 연속 감소 폭이 확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720억달러를 기록하며 2023년 709억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부품 수출을 포함한 전체 자동차 관련 수출액은 932억달러로 전년 933억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 현지 생산 확대 여파로 2014년 280억달러를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전동화(電動化) 전환이 가속화하며 부진이 심화됐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체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을 본격화한 2010년대 후반 이후, 전통 내연기관차 부품 제조업체들의 어려움 역시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국의 관세 인상 이슈까지 겹치며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실상 수출이 중단됐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10년(193억달러)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은 코로나19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친환경차 수출액은 2021년 117억달러로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22년 161억달러 △2023년 242억달러 △2024년 232억달러 △2025년 258억달러를 기록하며 성장을 지속하는 중이다.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으로 둔화한 2024년을 제외하고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나타내며 자동차 수출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미나 기자)


내연기관차 중심에 고환율까지 경영부담…“정부 맞춤 지원 필요”

자동차 수출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전환하며 내연기관차의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 내연기관차 수출액은 462억달러로 전년(476억달러)보다 2.9% 감소하며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내수 시장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동화가 본격화하며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는 사상 처음 20만대를 돌파했다. 내연기관차에 의존해온 부품 업체들의 경영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부품 업체들의 경영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부품업체 대부분이 현대·기아차 중심의 하청 구조로, 영업이익률이 2% 미만인 곳이 많은데 미국발 고관세 여파가 더해지며 미국 시장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했다.


무엇보다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경우 핵심 소재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상황으로 고환율 타격도 직접 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이익이 늘어난 완성차 업체와는 입장이 다르다는 평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원화 약세로 수출업계가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있지만, 부품업체들은 핵심 소재를 중국 등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해 경영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완성차 업계는 미국을 제외한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부품업체들은 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맞춤형 지원 정책을 마련해 부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