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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집값 잡는다는 그 정책, 文정부 때도 같은 선택이었다

뉴스1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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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집값 잡는다는 그 정책, 文정부 때도 같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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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시장에 매물 유도 시도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단기 거래 늘었지만 집값 상승세는 지속



서울 강남, 서초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자료사진)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강남, 서초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자료사진)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정부가 다시 세제 카드를 꺼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비거주 1주택자 세제 손질을 예고하며,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이 선택은 과거 문재인 정부가 집값 급등기에 내렸던 정책과 닮았다. 당시에도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목표로 했지만, 결과는 단기적 효과에 그쳤고 집값 상승세는 이어졌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지난해 이미 정해진 일"이라며 시행을 공식화했다. 또 "올해 5월 9일까지 계약한 매매에 대해서는 중과세를 유예하는 방안을 국무회의에서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때 양도세 강화에도 매물 출회 제한적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2 부동산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도입했고, 2020년 7·10 대책에서는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p), 3주택자 이상은 30%p를 추가 적용했다. 시행 전 약 10개월 유예 기간을 두어 매각의 여지를 남겼지만, 단기적 거래 증가 이후 거래량은 빠르게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중과 방침이 발표된 2020년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 651건으로 비교적 활발했으나, 중과 시행 직전인 2021년 5월에는 4899건, 같은 해 하반기에는 월 1000건대까지 급감했다.

매도 대신 선택된 경로는 증여였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증여) 신청 현황을 보면 2020년 7월 중과 발표 직후 서울 주택 증여 건수는 전달 1536건에서 6458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강남구는 162건에서 910건, 서초구 110건에서 630건, 송파구 138건→675건, 용산구 52→291건, 성동구 38→203건, 마포구 64→253건 등 주요 선호 지역에서 증가가 두드러졌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20년 서울 주택 증여 건수는 2만 2772건, 2021년은 1만 6560건으로, 중과 이전인 2019년보다 5000건 가까이 늘었다. 정부가 증여를 통한 우회로를 차단하고자 증여 취득세율을 최고 12%까지 인상했지만, 증여 러시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집값 역시 멈추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조사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2020년 6월부터 2021년 5월 말까지 51주 연속 상승했다. 세금 강화로 거래가 위축되는 동안 오히려 가격은 더 탄력을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에 게재한 글.(SNS 갈무리) / 뉴스1 ⓒ News1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에 게재한 글.(SNS 갈무리) / 뉴스1 ⓒ News1


토허제에 똘똘한 한채로 재편…"매물 잠김 더 심화"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지금의 시장 환경 여건 탓에 문재인 정부 시절보다 매물 출회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준비 기간이 훨씬 짧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약 10개월 유예 기간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10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여기에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보상과 퇴거 절차를 거쳐야만 매도가 가능하다. 임대차 계약 종료 4개월 미만인 경우, 사실상 매도 자체가 어렵다.

수요 측면의 제약도 크다.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줄어든 가운데, 15억 원 초과 아파트는 최대 4억 원, 25억 원 초과 아파트는 2억 원까지만 대출이 허용된다. 매물이 나오더라도 이를 받아줄 실수요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설령 매수자를 찾더라도 토지거래허가 절차에 2~3주가 걸리고, 계약과 잔금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감안하면 통상 3~4개월이 필요해 유예 종료 시점 이전에 거래를 마치기는 어렵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매도가 쉽지 않은 데다, 시장이 이미 똘똘한 한 채 중심으로 재편되며 다주택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환경과 규제가 과거와 달라, 단기 급매물은 나오더라도 문재인 정부 시절보다 매물 잠김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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