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급등에 손님은 급감
낙원동 골목 폐업 잇따라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낙원떡집거리 한 가게 출입문에 '두쫀쿠 품절'이라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 반면 인근 떡집 앞은 오가는 행인 없이 한산했다. /사진=김서현 기자 ssn3592@ |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인지 뭔지는 7000원이 훌쩍 넘더라. 쌀값은 오르는데 우리 같은 떡집은 가격도 못 올리고. 아주 죽겠어."
서울 종로구 낙원동 떡집거리에서 3대째 떡집을 운영하는 이정숙씨(70)는 매장 앞 먼지를 닦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씨의 떡집은 지난 10년 새 매출이 30% 넘게 감소했다. 쌀 소비 감소에 쌀값 급등이라는 이중고가 겹치면서 떡집거리에선 곡소리가 나온다.
26일 국가데이터처 양곡소비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53.9㎏이다.
반면 쌀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쌀 20㎏ 가격은 약 6만2800원으로 전년 대비 20% 가까이 올랐다. 낙원동의 떡집은 일부 노포(대를 이은 유명가게)를 제외하고 모두 폐업했다. 한 집 건너 하나씩 자리해 15개 넘던 떡집은 점차 세를 좁혀가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모두 문을 닫았다. 떡집을 하던 상인들은 고령으로 은퇴하거나 업종을 변경했다. 꼭두새벽부터 나와 떡을 지어도 찾는 이가 없고 오르는 쌀값에 남는 게 없는 탓이다.
개업 100년이 넘은 떡집을 운영하는 김희정씨(53)는 "20㎏에 23만원 정도 하던 찹쌀값이 2배 뛰면서 지난해 10년 만에 가격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올렸다"며 "단골들도 사던 양을 10개씩에서 6개로 줄였다"고 했다.
경기가 악화하면서 결혼 등에서도 떡을 찾는 손길이 줄었다. 김씨는 "10여년 전만 해도 결혼식을 하면 한꺼번에 800만원 정도 팔았는데 요즈음은 20만원 정도에 그친다"고 말했다. 과거 치즈떡 등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내놓기도 했지만 매출에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방앗간도 직격탄을 입었다. 거리 골목 한편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40대 장모씨는 "떡 수요가 줄고 추위까지 겹치면서 인적이 드물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떡과 같은 쌀 가공식품업에 다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성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백미 대신 잡곡밥 구성이 성장하고 있는 햇반의 사례를 봤을 때 떡도 유사한 방향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서현 기자 ssn35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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