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창의는 어떻게 혁신이 되는가' 저자) |
서울에 교육, 의료, 일자리, 쇼핑몰이 몰려 있다. 교통, 통신, 온라인의 발전은 지방분산이 아니라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 서울 집중을 부추겼다. 서울에 사람이 몰리면 소통이 쉬워지고 좋아졌을까. 현실은 정반대다. 오프라인에선 층간소음, 교통 및 주차분쟁, 온라인에선 명예훼손, 모욕과 사생활침해가 난무한다. 내게 유리한지 이해관계만 찾고 작은 이익에 집착한다. 혼자 안 되면 무리를 모으고 집단행동에 나선다. 법과 제도를 악용한다. 높은 교육열로 민간이 커졌으니 정부가 나서도 바로잡기 어렵다. 틈새를 파고든 얌체만 혜택을 본다. 형사고소, 고발, 소송과 언론에 호소한다. 건전하고 합리적인 소통 기회를 찾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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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함, 어색함, 불편함을 참지 못하는 시대다. 대면해 만나길 꺼려하고 이메일, 문자 등 비대면 소통을 선호한다. CCTV가 없는 곳이 없고 휴대폰을 켜면 쉽게 녹음, 녹취를 한다. 온라인에선 누구든 쉽게 다칠 수 있다. 비밀이 없는 시대다. 비밀은 차디찬 법령이 아니라 '덮어줌'과 '가려줌' 등 배려로 보호해야 하지 않을까. AI시대로 가면 사람의 상호작용을 데이터와 자동화가 대체한다. 사람조차 AI와의 소통을 선호하고 사람과의 소통을 피한다. AI와 AI의 소통도 늘어난다. 사람에겐 '끼리끼리' 문화만 남는다. 정치권으로 확장돼 극한의 대립을 이어간다. 소통과 대화법의 부재는 국력낭비를 가져오고 국민통합을 저해한다.
일자리는 줄고 있다. 평생직장은 사라졌다. 회사는 경력직만 원하고 직원은 더 나은 직장을 찾는다. AI는 자본과 기술 중심 성장시스템에서 나왔다. 기계는 단순반복 일자리를 없애고 AI는 고급 일자리를 대체한다. 사람의 역할은 줄어들고 사람 사이의 소통과 대화법은 사라지고 있다. 사람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되는 AI세상으로 옮겨간다.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범위와 한계를 정하고, AI와 AI간 기계적 소통을 늘인다. AI통제에 실패하면 일을 그르치고 법적책임에 휩싸인다. 정확하고 효과적인 질문, 지시, 협력 등 AI 소통이 중요하다. AI와 동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다. 법적 안정성과 경제적 효율성만 찾는다. AI가 사람의 소통을 대신하면서 사람 사이의 신뢰와 배려는 사라지고 기계적 이익과 합법적 술수만 남는다.
AI시대의 소통은 어떻게 해야 할까. 철학자 질베르 시몽동의 생각이다.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사람은 기계와 뒤섞이며 삶을 실현한다. 사람과 기계가 엉켜 돌아가는 세상이다. 사람과 기계의 공존이 중요하다. 전화교환기의 계기판은 전선, 장비로 이뤄진 기계덩어리에 불과하지만 통신망을 만들어 사람을 연결한다. 사람과 기계는 소프트웨어, 운영시스템을 통해 결합된다. 자동차, 냉장고 등 전자제품의 오프라인 활용을 넘어 소셜미디어, 모바일, 메타버스 등 온라인에 삶의 터전을 만든다. 기계는 인공심장, 관절, 혈관과 뉴럴링크 등 사람 몸속에도 들어온다. 사람이 기계에 종속, 조종되면 인류 본연의 가치가 소멸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은 사람, 기계와 AI가 뒤섞인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역할을 해야 한다. AI시대의 부작용과 위험을 줄이고 인류가치를 더하는 지휘능력은 사람 중심의 소통과 대화법에 있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창의는 어떻게 혁신이 되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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