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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3조' 인실리코메디슨 성공 입증...韓 AI신약개발사 현황은?

이데일리 김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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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3조' 인실리코메디슨 성공 입증...韓 AI신약개발사 현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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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01월18일 08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이 단순히 '잠재력'이 있는 기술 기업을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비즈니스 모델임을 증명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여겨진다."



히츠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임재창 박사는 AI 기반 신약개발 회사인 인실리코메디슨의 성공적인 상장과 자금 조달 행보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최근 글로벌 AI신약개발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기대감만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던 시대는 지났다. 글로벌 선두 기업들이 조 단위의 기술 수출과 실제 임상 데이터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AI 신약개발 산업은 이제 옥석 가리기를 끝내고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 제기된다.

특히 인실리코메디슨이 보여준 폭발적인 성장세는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고 있다. 팜이데일리는 글로벌 리딩 기업의 성공 방정식과 이를 추격하는 한국 기업들의 전략을 심층 분석했다.

쓰리빌리언 이경열 CSO(최고과학책임자)가 글로벌 AI 대회에 참가한 모습 (사진=쓰리빌리언)

쓰리빌리언 이경열 CSO(최고과학책임자)가 글로벌 AI 대회에 참가한 모습 (사진=쓰리빌리언)




인실리코메디슨이 성공한 비결은 엔드투엔드와 수익화

16일 AI신약개발 업계에 따르면 인실리코메디슨은 최근 홍콩 증시에 상장하며 단숨에 시가총액 3조원대를 넘어섰다. 인실리코메디슨은 4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도 성공했다.

매출 규모는 더욱 놀랍다. 인실리코메디슨은 사노피(Sanofi), 엑셀리시스(Exelixis) 등 글로벌 빅파마와의 대형 계약을 통해 이미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인수합병(M&A)없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AI신약개발 기업의 구체적인 성공 모델이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실리코메디슨의 성공 비결로 △엔드투엔드(End to End) 플랫폼 구축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BM) 확립을 꼽는다.


기존 1세대 AI 기업들이 단순히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단계에 머물렀다면 인실리코메디슨은 타겟 발굴(PandaOmics)부터 약물 설계(Chemistry42), 임상 성공률 예측(InClinico)까지 신약 개발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파마AI(PharmaAI)'를 구축했다.

이경열 쓰리빌리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고 빅파마들도 이제 다 AI 신약개발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며 "결국 협업을 해도 중요 기술만 배우고 자체적으로 가려는 경향이 있다. 이들과 승부를 보기 위해선 한국 기업만의 확실한 차별화 전략과 수치로 증명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재창 히츠 최고기술책임자(CTO)

임재창 히츠 최고기술책임자(CTO)




실제 성과는 숫자로 증명된다. 인실리코메디슨은 이 플랫폼을 통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불과 18개월 만에 발굴했다. 최근 임상 2a상에서 폐기능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통상 4~5년이 걸리는 전임상 후보물질 도출 기간을 3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한 것이다.


임재창 히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중국 마인드랭크(MindRank)의 경우 MDR-001이 불과 4년 5개월 만에 임상 3상에 진입하며 연구개발 비용을 60%나 절감했다"며 "이는 AI 신약개발의 효용성이 더 이상 가설이 아닌 결과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점으로 수익 구조의 다각화가 꼽힌다. 인실리코메디슨은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에만 매달리는 바이오텍 모델과 기술을 제약사에 빌려주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을 영리하게 결합했다.

임 박사는 "인실리코의 사례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 수출뿐만 아니라 플랫폼 자체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며 "국내 기업들도 막연한 신약 대박을 기대하기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 플랫폼형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요 AI신약개발 기업 기술 비교표 (자료=각사 IR자료)

주요 AI신약개발 기업 기술 비교표 (자료=각사 IR자료)




한국 AI신약개발도 글로벌 공략 가속화... "숫자로 증명하라"

글로벌 기업들의 약진은 한국 기업들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전망이다. 빅파마들이 자체 AI 역량을 내재화하기 시작하면서 단순히 "AI를 쓴다"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구글이나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가 장악한 거대 인프라 경쟁 대신 정밀함과 속도를 앞세운 핀셋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쓰리빌리언(394800)은 희귀질환 유전자 변이 해석 분야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미스센스보다 넓은 커버리지를 자랑한다. 알파미스센스가 미스센스 변이 예측에 국한된 반면 쓰리빌리언의 쓰리씨넷은 모든 종류의 유전 변이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신약 개발의 전 단계인 '타겟 발굴'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이 된다.

갤럭스는 최근 베링거인겔하임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구글의 알파폴드가 단백질의 뼈대(구조)를 예측하는 데 뛰어나다면 갤럭스는 그 구조에 맞는 항체를 직접 설계하는 데 특화돼 있다. 특히 항원과 결합하는 단백질의 고리 구조 설계 능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히츠는 약물 탐색 과정을 연구원 친화적인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택했다. 임재창 CTO는 "히츠는 글로벌 대형 기업 대비 실제 연구 현장과의 밀착도 면에서 차별성을 가진다"며 "지난해에는 가상 스크리닝 규모를 수조 개 단위로 확장하면서도 예측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AI 모델을 만드는 것을 넘어 제약사 연구원들이 매일 사용하는 워크플로우 자체를 혁신해 매출을 발생시키는 구조로 짜여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이 가진 융합의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은 우수한 병원 데이터와 ICT 인프라가 밀집해 있어 이를 연결할 수 있는 인적 자원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임재창 CTO는 "거대 자본을 앞세운 물량 공세에서는 미국이나 중국에 밀릴 수 있지만 특정 타겟 단백질에 대해 가장 정밀하게 접근하거나 효율적인 실험 설계를 제안하는 전략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보인다"며 "정부 차원의 K-멜로디 프로젝트 등 데이터 공유 생태계가 활성화된다면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강소국으로서 확고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