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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 "ODA는 미래 위한 장기적 투자"

연합뉴스 강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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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 "ODA는 미래 위한 장기적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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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혜국서 유일 공여국 된 韓 원조, 개도국은 '망망대해 등대'로 인식"
AI·디지털·문화 등 강점 분야 확대…ODA 통합 플랫폼 강화 강조
"통합적·전략적 개발협력 실행, 책임있는 기여로 국익 창출할 것"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
[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이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현장에서 쌓아온 신뢰와 평판은 시간이 지나면 외교력과 경제력, 나아가 안보 역량이 되어 돌아옵니다. 그런 의미에서 ODA는 단순한 재정지출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 투자입니다."

한국 ODA의 대표 기관인 코이카의 장원삼 이사장은 26일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기여는 결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이 두 가치는 같은 방향을 향하며, 개발협력은 그 접점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영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이사장은 한국이 가진 자립과 성장의 경험, 그리고 정부와 국민이 함께 만들어온 발전의 서사는 한국형 ODA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대통령이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누군가 유엔이 이룬 성취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한민국의 80년 역사를 돌아보라'라고 말한 것도,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성장한 나라가 이제는 그 경험과 책임을 다시 국제 사회와 나눠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소개했다.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주스리랑카대사, 주뉴욕총영사,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고 2023년 이사장에 취임한 장 이사장은 지난 3년 가까이 ODA 현장을 누빈 경험을 토대로 올해를 "정부의 실용외교 기조에 따라 전략적·통합적 개발협력 실행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기여로 국익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장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정부의 실용 외교 기조에 따라 코이카의 올해 ODA에 중점 사업과 방향은 무엇인가.

▲ 효과성 측면에서 보면 한국 ODA 구조는 다소 분절돼 있다. ODA 규모가 OECD 국가 중 13위 수준이지만 40여개 기관이 각자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한정된 재원으로 큰 성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코이카는 앞으로 ODA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려고 한다. 이미 외교부와 함께 무상 원조 통합 플랫폼 구상을 시작했고 올해 전담 조직을 신설해 함께 성과를 낼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코이카가 쌓아온 현장 경험과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전략적 ODA다. 다음 달에는 향후 5년간 한국 개발협력의 방향을 담은 4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을 발표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과 지역·분야별로 흩어진 전략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무엇보다도 AI(인공지능), 디지털, 문화, K-컬처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활용한 ODA를 확대하려고 한다.

이와 함께 아세안 지역의 초국가 범죄 대응,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외교 강화를 위한 거점 국가사업, 아프리카 맞춤형 ODA, 중남미 경제협력 기반 조성, 정부의 중동 구상과 한-중앙아 정상회의 후속 이행 사업 등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올해를 통합적 개발협력 실행의 원년으로 삼는다고 했는데 구체적 비전과 중점 방향을 알려달라.

▲ 4대 비전은 '협력국의 자립을 위한 개발협력' '파트너의 성장을 견인하는 상생의 개발협력' '국민이 체감하고 지지하는 자부심 있는 개발협력' '정부에게 성과로 증명하는 신뢰받는 기관' 등이다.

올해는 개발협력과 연계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성과를 한 단계 발전시켜 해외 ODA 현장에 우리 기업의 혁신 기술 연계와 적용을 보다 확대할 것이다. 또 개발협력 경험 확대를 위해 기존의 청년 이니셔티브도 지속해 발전시키겠다.

이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 '통합적 ODA 추진 체계 혁신' '전략적 ODA를 중심으로 한국의 강점을 미래로 확장' '성과 창출을 위한 조직 재구성과 체질 개선' '글로벌 난제 해결 지원 및 보편적 가치와 연대 실현' 등에 중점을 둘 것이다.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
[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ODA에 대해 '세금을 퍼주는 사업'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도 있다.

▲ 국민의 이해와 지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ODA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글로벌 문제 해결과 대한민국의 미래에 기여하는 투자라는 점을 국민에게 분명히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

분쟁·빈곤·기후위기는 결국 전 세계 경제와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문제에 미리 대응하는 ODA는 우리 사회의 안전과 번영을 위한 선택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기업은 해외로 나갈 기회를 얻고, 청년들은 국제경험을 쌓는다.

코이카는 그동안 '고익하' 캠페인, 웹드라마 '개발남녀', 기관 캐릭터 '피코프렌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어려운 용어 대신 사람 중심의 이야기로 개발협력을 알리며 특히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어 왔다.

올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ODA를 알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해외 현장의 성과를 더 생생하게 보여주고, 그것이 어떻게 국익으로 이어지는지 설명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뉴미디어와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 ODA를 통해 국내 기업과 청년의 해외 진출을 어떻게 확대할 계획인지

▲ 코이카는 협력국의 자립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협력국의 공공 부문 역량 강화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 부문의 성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 기업과 청년이 개발협력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협력국의 민간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양국 간 협력 기회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ODA는 새로운 기회다. 전 세계 ODA 조달 시장은 연간 약 2천200억 달러(323조원) 규모이고, 코이카가 활동하는 협력국 대부분은 젊은 인구 비중이 높아 성장 잠재력도 크다.

코이카는 기업이 개발도상국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혁신적 개발협력 프로그램' 예산을 확대해 기술 개발과 실증, 현지 비즈니스화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개발협력 참여 전략 설명회도 연다.

코이카는 2024년 '청년 이니셔티브'를 선언하고 내년까지 3만명에게 ODA를 통한 해외 일자리 경험 기회 제공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봉사단뿐만 아니라 국제기구 협력 전문가, 청년 인턴, 개발협력 코디네이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글로벌 문제 해결에 참여해 국제적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이 중에 151명의 청년이 국제기구 취업하는 성과도 냈다.

- 국익을 위한 ODA와 수혜국을 위한 ODA가 같을 수도 있지만 이해 상충하는 경우도 있을 거 같은데.

▲ 개발협력에서 국익을 도외시할 수는 없지만, 단기적인 성과나 가시적인 이익에 집착해 국익을 지나치게 전면에 내세우는 접근은 오히려 개발협력의 신뢰를 훼손하고, 장기적으로는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발협력의 현장은 진정성과 일관성에 매우 민감하며, 파트너국들은 그 메시지를 정확하게 읽어낸다.

그렇기에 한국 ODA는 개발협력 본연의 가치와 원칙을 충실히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국익이 중장기적으로 축적되도록 하는 전략적 인내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단기적 이익보다 지속 가능한 신뢰, 일회성 성과보다 장기적 관계가 결국 유형·무형의 국익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이 지난 3년간 현장에서 얻은 확신이다.

한국의 개발협력은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나라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 국가라는 기조를 지켜왔다.

코이카 성과공유회서 인사말하는 장원삼 이사장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이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본부에서 '2025 코이카 AX(AI 전환) 역량 강화 성과공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코이카 성과공유회서 인사말하는 장원삼 이사장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이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본부에서 '2025 코이카 AX(AI 전환) 역량 강화 성과공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올해 ODA 예산이 대폭 감축됐다. 장기적으로 예산 증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신정부 출범에 따른 기존 정책 전반의 재검토 과정에서 ODA 예산 삭감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재정 여건과 정책 우선순위를 점검하는 과정 자체는 책임 있는 정부 운영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코이카는 제한된 재원 속에서도 최대한의 성과와 신뢰를 창출하는 선도적 글로벌 개발협력 기관으로서의 사명 완수에 힘쓸 것이다.

이와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ODA 예산은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다시 확대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ODA 규모는 단순한 재정 수치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어떤 국가로 인식되고, 어떤 책임을 감당할 의지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개발협력의 리더십 공백이 우려되는 현시점에서, 한국의 역할과 존재감은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 코이카 이사장으로서 현장을 다니며 인상 깊게 느낀 점은, 많은 개도국이 한국을 캄캄한 망망대해에서 한 줄기 빛을 비추어주는 '등대와 같은 나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조받던 수혜국에서 원조하는 공여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경험은 협력국들에 추상적인 이상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따라갈 수 있는 발전의 경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신뢰와 기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일관된 정책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서만 유지될 수 있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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