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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의 아버지’가 말하는 누구나 부자 되는 법[이혜진기자의 사람 한 권]

서울경제 이혜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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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의 아버지’가 말하는 누구나 부자 되는 법[이혜진기자의 사람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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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 도입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주가 상승에도 제대로 돈 번 사람 많지 않아”
“투자는 방향·시간의 함수…미래 성장에 장기 투자해야”


주식 투자가 대중화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를 모르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주식 투자자라면 계좌에 하나쯤 담고 있을 법한 금융상품이 됐다. 하지만 한국에서 ETF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ETF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ETF 상품을 국내에 사실상 처음 도입하고 대중화까지 이끈 인물이 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투자 철학을 한 권에 담아 최근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를 출간했다. 정말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을까. 혹시 책 판매를 위한 낚시성 제목은 아닐까. 배 대표는 논리와 데이터로 이에 답한다.

그의 인생을 바꾼 계기는 책 한 권이었다. 25년 전 국내 주식시장은 애널리스트의 종목 추천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던 시기였다. 정보에 기반한 투자가 횡행했고, 펀드 매니저 역시 종목을 선별해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노리는 액티브 매니저가 대부분이었다. 당시 회사 대표였던 황영기 사장의 지시로 패시브 투자의 대가인 존 보글의 저서 ‘성공하는 투자 전략 펀드’를 번역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그의 철학에 깊이 빠져들었다.

배 대표는 이 책을 통해 “투자는 전망과 예측에 베팅하는 행위가 아니라, 기업의 성장과 그 과실을 효율적으로 취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 경험을 계기로 그는 자신의 투자 철학과 스타일을 송두리째 바꿨고, 국내에 ETF를 도입해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20년 전 엔비디아 투자자, 과연 지금까지 버텼을까

배 대표는 ETF 시장이 커지는 동안 금융사와 종사자들은 수익을 올렸지만, 정작 개인 투자자들은 기대만큼 벌지 못한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그 이유로 그는 “대부분의 투자자가 잘못된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가 말하는 투자는 ‘방향’과 ‘시간’의 함수다. 올바른 방향성을 설정하고, 시장의 변동성을 장기간 견뎌내는 감정적 과정을 통과해야만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방향성이란 무엇일까. 그는 미래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가장 먼저 활용해 인류의 삶을 바꾼 기업들은 언제나 막대한 부를 창출해왔다. 현재 시점에서는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테크 기업과 반도체 기업이 미래 성장의 핵심 축이라는 설명이다.

투자 대상 국가로는 단연 미국을 꼽는다. 미국은 2005년 전 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8%였으나 2015년 51.5%, 2025년에는 64.4%까지 확대됐다. 반면 일본과 유럽은 20년 전 대비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중국 역시 하락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배 대표는 이를 미국이 ‘혁신의 본산’이라는 지위를 굳힌 결과로 해석한다. 특히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창업자 중심의 경영 구조를 바탕으로 초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가 주주들의 눈치를 보며 단기 실적 압박에 매달리기보다 창업자들이 장기 비전과 철학에 기반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수 있었던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이라는 나라의 제도적 신뢰와 개방성도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전 세계에서 유입되는 자본, 이를 바탕으로 혁신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들, 인구 증가로 성장하는 소비시장과 인적 자본 역량 등을 압도적으로 갖춘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고 그는 단언한다.

최근 미국 증시가 주춤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배 대표는 단기 흐름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바람은 예측할 수 없고 때로는 역풍으로 불어온다. 하지만 빙산을 움직이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바닷속 해류다. 바람이 아닌 도도한 해류를 보고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는 바람이 아니라 해류를 봐야…변덕스런 유행 말고 장기 추세 좇아야

배 대표는 투자 성공의 함수 중에서 사람들 이 쉽게 간과하는 것이 있다고 강조한다. 바로 변동성으로 인한 중도 탈락이다. 엔비디아나 애플, 비트코인 같은 자산의 잠재력을 수십 년 전에 알아봤다 해도 그 긴 시간 동안 변동성을 견디며 보유했을 투자자는 많지 않다. 일정 수준의 수익을 올린 뒤 주가가 다시 흔들리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수익을 실현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애플의 사례를 보자. 2008년 초 애플과 나스닥100 지수를 각각 매수해 2024년까지 보유했다고 가정하면 애플의 누적 수익률은 31배, 나스닥100은 11.5배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애플 투자가 정답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애플은 고점 대비 60% 급락을 포함해 총 일곱 차례 30% 이상 하락을 겪었다. 반면 나스닥100의 30% 이상 하락은 두 차례에 불과했다. 확률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애플 투자를 중도에 포기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구조적으로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투자 방식이 바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ETF다. 일반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낮은 ETF는 장기 투자에 최적화된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부는 평생에 걸쳐 축적하는 것…누구나 일굴 수 있어”

배 대표는 미래 성장이 있는 곳에 장기 투자한다면 누구나 부를 일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빠르게 부자가 되겠다는 조급함은 실패로 이어지기 쉽다고 경고한다. 투자 대가 하워드 막스는 “빨리 돈을 버는 방법은 모르지만, 빨리 돈을 잃는 방법은 확실히 안다. 성급하게 돈을 벌려 하면 그렇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배 대표는 “부는 평생에 걸쳐 꾸준히 축적해 나가는 것”이라며 적립식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그는 “투자를 통해 부를 쌓고, 본업에서의 성취를 통해 명예를 얻을 때 비로소 부와 명예가 균형을 이루는 진정한 성공에 도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혜진 선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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