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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 간 구식인줄 알았는데 Z세대들 "일단 구매"…美서 LP 인기인 이유[세계는Z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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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 간 구식인줄 알았는데 Z세대들 "일단 구매"…美서 LP 인기인 이유[세계는Z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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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LP 부활 이끈 Z세대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 확산
"Z세대, '작은 사치' 통해 만족 추구"

편집자주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며, 사회 전반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는Z금]에서는 전 세계 Z세대의 삶과 가치관을 조명하며, 그들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미국 Z세대 사이에서 음악 감상보다 인테리어 목적으로 바이닐(LP)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LP를 벽에 걸어 장식하거나 소품처럼 활용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테일러 스위프트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 또한 잇따라 LP를 발매하면서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턴테이블 없어도 LP 구매한다"
LP. 픽사베이

LP. 픽사베이


최근 미국 CNN 비즈니스는 LP가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에 대해 보도했다. 매체는 "LP의 부활을 이끄는 주체는 오디오 마니아나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베이비붐 세대만이 아니다"며 "Z세대가 LP 판매 회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거주하는 토니 베이커(27) 역시 LP 구매를 즐기는 소비자다. 그는 "가격이 합리적이면 어떤 LP든 일단 사고 본다"고 말했다. 베이커는 최근 틱톡에 20장이 넘는 LP를 한 번에 구매한 영상을 올렸고, 일부 제품 가격은 42달러(약 6만원)에 달했다. 베이커는 매달 LP를 활용해 벽 장식을 바꾸며, 계절 분위기에 맞춰 인테리어를 연출하고 있다.

베이커처럼 LP를 소장하거나 장식용으로 구매하는 Z세대도 적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퓨처소스컨설팅이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60%는 "LP를 구매해봤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약 3분의 2는 지난 1년 이내에 구매 경험이 있었다. 다만 Z세대 LP 구매자 중 28%는 턴테이블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자레드 왓슨 뉴욕대 마케팅 조교수는 LP 구매 목적이 단순한 음악 감상을 넘어 '취향 소비'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집마련이나 결혼 같은 큰 소비가 지연된 상황에서 Z세대는 비교적 부담이 적은 '작은 사치'를 통해 일상의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 같은 소비 심리가 (LP를) '수집용 예술품'으로 인식하게 만들면서,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프트·SNS도 LP 인기에 영향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AFP연합뉴스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AFP연합뉴스


여기에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도 LP 열풍을 키운 인물로 꼽힌다. CNN 비즈니스는 "LP 부활의 상당 부분은 스위프트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며 "스위프트는 앨범을 단순한 음반이 아닌 예술적 소장품으로 홍보하고, 때로는 열성 팬들을 위해 보너스 트랙이나 포스터, 시 등을 함께 담는다"고 했다. 실제로 스위프트가 2024년 발매한 '더 토처드 포에츠 디파트먼트(The Tortured Poets Department)'는 발매 첫 주에 85만9000장의 LP를 판매했고, 최종적으로 약 148만9000장의 LP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 흥행을 주도했다.

SNS를 중심으로 한 공유 문화도 LP 수집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Z세대는 자신이 보유한 LP 컬렉션을 SNS에 공유하며 취향을 드러내고, 계절 분위기에 맞는 LP를 벽에 걸거나 소품으로 활용해 공간을 꾸미기도 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덱스터 푸옹(25)은 "추가 수록곡이 포함된 경우가 아니면 LP를 자주 듣지 않는다"며 "대부분은 예술 작품처럼 전시용으로 보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은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LP 산업 단체 '바이닐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Z세대의 56%는 LP를 '미적 가치' 때문에 구매한다고 답했고, 37%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왓슨 조교수는 이를 '상징적 소비'라고 부르며 "LP를 소유하는 것은 해당 아티스트의 팬임을 드러내는 상징이 될 수 있고, 앨범은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대의 예술 작품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평균가 15달러인 '중고 LP'도 관심
픽사베이

픽사베이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중고 LP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LP 신품의 평균 소매가는 약 33달러(약 4만8000원)로, 한정판의 경우 70달러(약 10만 3000원)를 넘기도 한다. 반면 중고 LP의 평균 가격은 약 15달러(약 2만 2000원)로, 신품 대비 약 45% 저렴한 수준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레코드숍이나 중고 마켓을 돌며 최대 70% 이상 할인된 음반을 찾는 과정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여기고 있다.


왓슨 조교수는 중고 LP가 인기 있는 이유에 대해 "Z세대가 LP를 실제로 재생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전 소유자의 흔적이 남아 있는 물건에서 감성적 가치를 느낀다"며 "또 과잉소비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적 의미도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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