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럭셔리 자동차를 만드는 제조사와 거액을 들여 이런 차를 사는 운전자는 연비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자동차 회사들은 오래 전부터 스포츠카를 개발하면서도 경량화에 힘쓰면서 연비 저감 기술을 집어넣었다.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고급차를 사면서 연료비에도 상당한 신경을 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에서 전기차 모델의 판매량이 적지 않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자동차 회사들은 오래 전부터 스포츠카를 개발하면서도 경량화에 힘쓰면서 연비 저감 기술을 집어넣었다.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고급차를 사면서 연료비에도 상당한 신경을 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에서 전기차 모델의 판매량이 적지 않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포르셰는 지난해 국내에서 1만여대의 차를 판매했는데, 순수 전기차가 3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28%를 담당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쿠페 2026년 모델을 수도권 일대에서 시승했다. 카이엔 E-하이브리드와 터보 E-하이브리드의 중간 모델이다.
포르셰 2026년형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쿠페. 4개의 작은 눈동자가 반짝이는 헤드램프가 인상적이다./이윤정 기자 |
제원을 보면 길이 4930㎜, 폭 2194㎜, 높이는 1657㎜다. 공차 중량은 2515㎏으로, 길이 5m에 육박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덩치가 상당한 편이다.
하지만 둔해 보이진 않는다. 전면을 보면, 차량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인 헤드램프가 특히 역동적이다. 4개의 작은 발광다이오드(LED) 모듈이 ‘2x2’ 구조로 배치돼 있는데, 야간에는 이 4개의 눈동자가 빛나며 포르셰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시승 차량에는 ‘HD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340만원)’ 옵션이 추가돼 있었는데, 이는 각 모듈마다 3만2000개 이상의 픽셀이 내장돼 있어 더 넓은 범위에 밝은 빛을 내뿜을 수 있는 기능이다.
포르셰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쿠페형 2026년형./이윤정 기자 |
일반 카이엔보다 40㎜가량 높이가 낮은데, 이 덕에 무게 중심이 낮아 보이고 차도 옆으로 넓어 보이는 인상을 준다.
옆모습을 보면 허리 라인이 소폭 들어가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바람 저항을 줄여주는 부분이다. 쿠페답게 지붕에서 트렁크까지 꺾임 없이 매끄러운 곡선으로 이어지면서 역동성을 확보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듀얼 머플러가 후면 범퍼 가장 아랫부분 양쪽에 달려 있어 고성능차임을 강조한다. 21인치 크기의 광폭 타이어도 이 차량의 힘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포르셰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쿠페형 2026년형 후면./이윤정 기자 |
차량에 탑승해보니, 대시보드 상단이 높지 않아 시각적으로 개방감이 좋은 편이었다. 대시보드 가운데에는 포르셰의 상징인 스포츠 크로노 스톱워치가 자리 잡고 있다.
변속레버는 계기판 오른쪽에 위아래로 조절하는 식으로 달려 있다. 스티어링휠(운전대)은 가죽이 아닌 알칸타라 소재로 싸여 있다. 천연가죽처럼 부드러우면서 오염이 잘 안 되는 최고급 내장재다. 굵기는 타사 고성능 SUV의 그것보다 가는 편이다.
주행 보조 기능 버튼은 운전대 뒤쪽에 있는데, 운전 중 조작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센터페시아는 비교적 직관적인 편이었다. 열선·통풍, 온도 조절 등의 버튼은 센터 콘솔에 유리처럼 매끈한 블랙 패널 위에 자리 잡고 있는데, 완전한 터치식이 아니라 살짝 힘을 줘야 눌리는 방식이다.
포르셰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쿠페형 2026년형 내부. 대시보드 상단을 낮춰 개방감을 확보했다./이윤정 기자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최대 장점은 경제성이다. 카이엔 S E-하이브리드는 25.9㎾h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최대 90㎞까지 순수 전기 주행이 가능하다. 겨울에는 최대 주행거리가 70㎞ 정도로 떨어지긴 하지만, 평일 시내에서는 연료 한 방울 쓰지 않고도 충분히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배터리가 떨어졌을 때도 ‘E-차지’ 모드나 ‘스포츠 모드’ 등을 선택하면, 엔진의 힘으로 달리면서도 충전이 가능하다. 완속 충전 시 최대 11㎾까지 가능하고, 이 경우 2시간 30분 이내 완전 충전된다. 6㎾ 정도 수준의 차량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준수한 성능이다.
평일과 달리 주말에 시내 외곽을 달려보면 카이엔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다. 360마력을 내는 6기통 터보 엔진과 176마력의 전기 모터가 합쳐져 총 519마력의 최대 출력과 76.5㎏·m의 최대 토크(바퀴를 돌리는 힘)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4.7초가 소요되고, 최고 속도는 시속 263㎞다.
e-하이브리드 모드로 달리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을 바꾸면, 차량이 꿈틀거리며 엔진 회전수가 높아지고 서스펜션이 단단해지는 느낌이 전해진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주면 속도가 순식간에 치솟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배기음까지 즐기려면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포르셰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쿠페형 2026년형의 타이어./이윤정 기자 |
주행할 때는 노면의 상태가 어느 정도 읽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앞쪽 타이어와 뒤쪽 타이어의 폭이 각각 285㎜, 315㎜로 일반 세단보다 바닥에 닿는 면적이 넓다 보니 노면의 질감을 더 많이 읽어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소음 수준이 아니라, 직관적 주행을 위해 필수적인 정보를 받는 정도다. 바깥 바람 소리도 조금 들리는 편이다. 적절한 정숙성을 발휘하면서도 경쾌한 움직임을 보이는 차량을 찾는 운전자에게 적합한 부분이다.
준대형 SUV임에도 회전 시 공간이 많이 필요치 않다는 것도 이 차의 장점이다. 이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꺾여 회전 반경을 줄여주는 후륜 조향 덕분이다. 실제 3차선에서 유턴을 해보니, 가장 끝 차선에 장애물이 있었음에도 회전에 성공했다. 낮은 무게중심과 고중량 덕에 굽이길에서도 몸이 쏠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이었다.
포르셰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쿠페형 2026년형 내부 2열./이윤정 기자 |
뒷좌석은 쿠페형임에도 천장이 지나치게 낮은 느낌은 아니었다. 키 170㎝인 기자가 탑승했을 때, 무릎 공간도 비교적 여유 있는 편이었다. 다만 앞좌석 뒷면에 달려 있는 주머니는 가죽 등이 아니라, 럭셔리 자동차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그물로 돼 있다는 점은 다소 의외였다. 트렁크는 기본 용량 404L로, 천장이 낮아 높은 짐은 싣기 어려울 수 있다. 뒷좌석을 접어 추가로 짐을 실을 수 있다.
포르셰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쿠페형 2026년형의 트렁크. /이윤정 기자 |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쿠페형의 국내 판매 가격은 2026년식 기준 부가세 포함 1억695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날 탑승한 차량의 가격은 아크틱 그레이 외장 컬러(530만원)에 투톤 콤비네이션 가죽 인테리어(590만원), 스포츠 디자인 프런트 에이프런(470만원) 등의 각종 옵션이 더해져 2억1190만원이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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