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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호 칼럼] 지방대 육성없이 '지방주도 성장' 없다

디지털데일리 오승호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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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호 칼럼] 지방대 육성없이 '지방주도 성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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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통 "이해찬, 의식 돌아오지 않고 위중한 상태"
파격적인 지원으로 성장 엔진 역할하게 해야

1980년대만 해도 행정 '통합'과는 반대로 '분리'가 화두였다.

1986년에는 광주와 전남이 분리됐고 이후 전남도청은 무안으로 이전됐다. 1970~80년대 광주 인구가 늘어나면서 도시 행정 수요가 폭증하자 농촌 중심의 전남도 행정과 비효율 문제가 제기돼 분리하게 됐다.

그 이전 대구·경북은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1981년에 분리됐다. 경북도청은 분리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대구에 있다가 2016년에야 경북 북부 지역인 안동으로 이전했다.

40여년이 지나면서 상황은 반대로 뒤바뀌었다. 다시 합치는 것이 화두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인한 지방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 위기 의식을 느낀 지자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통합을 부르짖고 있다.

2024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9%에 해당하는 2605만명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2015년에는 비수도권 인구가 수도권 인구보다 많았으나 10년 동안 비수도권 인구는 3.5% 줄어든 반면 수도권은 2.3% 증가했다.


핵심생산 가능인구도 55.1%는 수도권에, 44.9%는 비수도권에 살고 있다. 대학 학령인구도 51.2%가 수도권에 산다.

국내 500대 기업 본사의 77%는 수도권에 몰려 있다. 서울에만 284곳(56.8%)이 본사를 두고 있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이 2024년 7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부산은 65살 이상 인구가 23%로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소멸위험 단계'에 진입했다고 한다.


저출산 고령화로 이미 소멸 단계에 들어간 기초지자체들은 한 두 곳이 아니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30만명선이 무너졌다.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는 학교가 수두룩하다.

광역 행정통합 붐이 일어나는 원인을 알만하다.

행정통합은 중앙정부에 기대는 것을 낮춰 지역이 스스로 일어설 장치를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국가가 주도하는 성장은 한계가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제는 지방 주도로 성장을 이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행정 구역을 넓히고 행정기관을 통합하는 양적 통합에 그쳐선 안 된다. 지방정부의 권한 강화와 일부 국세(國稅)의 지방 이양은 기본이다.

통합 성과를 낼 핵심은 대학이다. 대학은 지역 인재를 육성하고 기술과 혁신을 주도하기에 지역과 국가 경제의 성장 엔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03년부터 지방대학 육성책을 추진해 왔으나 붕괴 위기에 처했다.

지방대학의 재학생 충원율은 2015년 96.6%에서 2024년에는 89.7%로 떨어졌다. 신입생 충원율도 98.4%에서 97.0%로 낮아졌다.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시 인구이동 분석(2001~2024)'에 따르면 20~30대 청년들이 다른 시도로 떠난 숫자보다 전입한 숫자가 더 많았다. 2019년 이후에는 2021년을 제외하고 모두 순유입이었다.

집 값이 비싸기는 하지만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와 의료·문화시설 등이 쏠려 있는 서울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과거 지방대학의 명성은 온데간데없다. 수험생이나 학부모나 관심은 '인서울' 대학 가기다.

지역 인재를 양성해 지방에서 취업 또는 창업을 하고 그곳에 거주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야 나라 경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다.

과거 정권에서 대학 등록금은 무려 17년 동안 동결했다. 물가 잡기 차원이라고는 했지만 지방대학 육성과는 동떨어진 조치라고 본다.

정부나 지자체가 글로컬(Glocal) 대학을 주창하지만 글로벌 대학은 커녕 지역(로컬) 기반의 인재를 육성하는 우수 대학은 사라지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곱씹어 보기 바란다.

산업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인재이다.

대학을 지역 경제의 중심에 세울 수 있는 파격적인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 막연히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아니라 지방의 우수한 고교생들이 찾는 매력적인 지방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고용과 지역 상권 활성화, 연구개발(R&D) 등 대학이 만드는 경제 효과는 크기에 지방이 주도하는 성장 패러다임의 대전환과 대학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최대의 과제라 할 수 있다.

대학은 인재를 양성하는 공장이고, 연구 혁신의 허브다.

스웨덴의 항구도시 말뫼는 1990년대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대규모 실업과 인구 유출로 위기를 맞았지만 대학이 지역사회와 공동 대응해 재탄생했다고 한다.

이 대학의 헬스케어연구소와 지역 병원 및 기업의 협력으로 새로운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지역 내 의료 스타트업의 수가 3년 만에 30% 이상 증가한 것이 한 예다.

미국의 주립대학들은 그 지역에 주소가 있는 학생(In-State)들에게는 다른 주에서 온 학생(Out-of-State)들에 비해 등록금을 절반 이상 깎아 준다. 2~3배 차이 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지역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이 지역 발전의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지방대학 경쟁력 키우기에 나서기 바란다.




디지털데일리 주필

서울신문 편집국장, 논설위원을 거쳐 아리랑국제방송 시사보도센터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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