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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도, 상담원도 지쳤다… AI 상담의 그림자

뉴스1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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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도, 상담원도 지쳤다… AI 상담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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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상담 확산 이후에도 반복되는 민원

AI는 답을 못 하고 상담원은 감정노동



(구글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구글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최근 A 씨는 패밀리레스토랑 A 사에서 상품권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ARS와 AI 챗봇을 차례로 거치고도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상담원과는 통화하지 못한 채, 문의는 ‘확실하지 않다’는 응답으로 끝났다.

특정 기업에 국한된 사례가 아니다. 통신·금융·유통·플랫폼 업계를 중심으로 AI 자동응답과 챗봇이 고객센터 1차 응대로 확산했지만, 민원 해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AI 콜센터는 요금 조회나 이용 방법 안내처럼 정형화된 문의에는 효과적이다. 문제는 질문이 조금만 복잡해져도 같은 안내가 반복되거나 상담 흐름이 끊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다는 점이다.

24일 '공공·금융 콜센터 AI 도입 현황과 문제점 노동조합의 과제 연구'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상담사 가운데 78.1%는 'AI 챗봇이나 콜봇 때문에 짜증이나 감정적 피로를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끔 있음'이 40.2%, '자주 있음' 17.2%, '매우 자주 있음' 20.7%로, 다수의 상담사가 AI 응대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감정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를 거친 뒤 연결되는 상담은 이미 고객 불만이 누적된 상태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면서 발생한 문제다. 단순 문의는 AI로 옮겨간 반면, 복잡하고 예민한 이슈가 상담원에게 집중되면서 상담 난이도와 감정 노동 강도가 높아졌다.


상담사들이 AI가 처리하지 못한 문제를 마무리하는 '2차 대응자' 역할을 맡게 되면서, 고객 불만과 감정적 부담이 상담원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객들은 ARS 단계가 길어지고 상담원 연결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에 불편을 호소한다.

이 때문에 AI를 상담원 대체 수단이 아니라 단순·반복 업무를 보조하는 도구로 한정하고, 판단이 필요한 사안에는 초기 단계부터 사람 상담원이 개입하도록 상담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AI 도입 과정에서 현장과의 협의와 교육을 병행해 상담원용 표준 가이드와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콜센터 도입이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자동화 이후 남는 '미해결 경험'을 줄이지 못할 경우 고객 불만과 상담원의 감정 노동이 동시에 누적되는 구조는 계속될 수 있다"며 "기술 고도화뿐 아니라 도입 방식과 운영 구조 전반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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