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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점점" 그 말에 빠진 남자, 손에 들린 건...'탈모' 회사 차린 이유[월드콘]

머니투데이 김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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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점점" 그 말에 빠진 남자, 손에 들린 건...'탈모' 회사 차린 이유[월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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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촬영→모발 건강 판별…"남자들 고민 해결" 러브콜 쏟아져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머리가 조금씩 빠지고 있네요."

프랑스 출신 시리아크 르포르는 서른이던 2년 전(2024년) 친구와 미용실을 갔던 날을 기억한다. 이날 머리가 빠지는 것같다는 미용사의 말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르포르는 지난해 11월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 "옆에 앉은 내 친구한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한테만 그렇게 말하더라"라며 미용실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했다.

르포르는 "난 탈모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누군가로부터 탈모라는 말을 듣게 되면 그 사람이 권하는 건 뭐든 사게된다. 탈모는 너무 감정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날 미용실을 나서는 르포르 손에는 미용사가 구매를 추천한 샴푸가 들려있었다.

르포르는 나중에 전문의로부터 탈모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 르포르는 의학적으로 탈모가 아닌데도 탈모 이야기를 꺼낸 미용사를 곱씹으며 탈모에 관한 잘못된 정보, 조언이 만연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 생각은 2024년 탈모 관리 스타트업 '마이헤어 AI' 창업으로 이어졌다.

시리아크 르포르 마이헤어 AI 창업자./사진=시리아크 르포르 링크드인 갈무리

시리아크 르포르 마이헤어 AI 창업자./사진=시리아크 르포르 링크드인 갈무리



마이헤어의 강점은 스마트폰 하나로 간편하게 탈모 진단,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 홈페이지 또는 앱에서 '모발 상태 분석하기'(Get my hair analysis)를 선택하면 성별과 일주일 간 머리 감는 횟수, 머리를 감는 물 온도, 일상생활에서 직사광선 노출 정도 등을 묻는 간단한 설문이 제시된다.

이어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정면과 좌우측, 정수리 부분을 촬영하면 AI가 모발 상태를 즉시 무료로 분석해준다. 테크크런치 인터뷰에 따르면 마이헤어의 AI는 30만 장 이상의 두피 사진을 통해 탈모 진단 방법을 학습했다.


올해 38세인 기자가 직접 분석을 받아봤다. 모발 점수는 75점, 모발 수는 11만711개로 측정됐다. 마이헤어에 따르면 20대의 평균 모발수가 10만개다. 7년 전 모발이식 수술을 받고 꾸준히 탈모 약을 복용한 보람이 있었다.

이밖에 두피 건강 상태와 이마 라인, 모발 풍성함 등에 대한 분석도 받아볼 수 있다. 기자의 경우 "모발 밀도가 적당히 높아 두피를 잘 덮어주고 풍성한 볼륨감을 제공한다", "두피 건강 상태가 최상이고 비듬이나 심한 건조함이 없다", "탈모 진행 없이 모발 성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1년치 요금 49.99달러를 한 번에 지불하거나 매달 9.99달러로 유료 구독하면 모발 두께와 모발 밀도 등을 다룬 보다 세부적인 분석도 받아볼 수 있다. 지인 3명을 앱에 가입시키면 요금을 면제해준다는 프로모션이 있었으나 조용히 지나쳤다. 지인들로부터 '탈모라고 의심하는 거냐'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이헤어는 본사가 있는 미국은 물론, 글로벌 뷰티 산업계에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 베버리힐스 모발 클리닉 던 바이 도프먼, 프랑스 파리의 모발 클리닉 샹젤리제 클리닉이 마이헤어와 협업 중이다. 마이헤어는 이들 클리닉의 의료정보를 플랫폼에 통합해 더욱 전문적인 AI 진단과 관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전세계 20개 이상 모발 클리닉, 50명 이상 모발 전문의들이 마이헤어와 협력 중이라고 한다.

마이헤어는 지난해 여름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는데 반년 만에 사용자 20만 명, 유료 구독자 1000명을 확보했다. 사용자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 사용자는 "마이헤어가 모발 관리 방식을 완전히 바꿔놨다"며 "내가 현재 사용 중인 제품들을 평가하고 어디서 가장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는지까지 알려주더라. 헤어 컨설턴트와 쇼핑 도우미가 하나로 합쳐진 느낌"이라고 했다. 다른 사용자는 "한 달 동안 마이헤어를 사용하면서 모발 끝이 건조하다는 걸 알게 됐고 보급 샴푸를 추천받았는데 매우 유용했다"고 했다.

마이헤어는 진료실에서 작동하는 AI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외부 투자를 받은 기록은 없다. 르포르는 "남성들의 건강 걱정은 대개 성기능 장애와 탈모 두 가지"라며 "남자들의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테크크런치에 밝혔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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