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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에 대해 고민이 깊어질 때면 내 뇌의 생존 기제는 머리를 비우고 몸을 움직이라고 말한다. 내가 오랫동안 선호한 '체화된 경험'은 텍사스 소도시의 대형 쇼핑몰에 있는, 드래그퀸이 가라오케를 진행하는 바이커 바에서 밤을 보내는 것이었다.
밖에서 보면 그 바는 평범했다. 그 안은 온갖 종류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학생과 여피, 노인과 빈 둥지 증후군을 겪는 중년, 바이커와 카우보이,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 현지인과 여행객 등 사회경제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것이 내가 '크로스로드'에서 가장 좋았던 점이다. 그곳은 '모든 종류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그곳은 훌륭한 남부의 허름한 술집이 갖춰야 할 모든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녹색과 파란색으로 빛나는 네온사인, 저렴한 국산 맥주병이 진열된 선반, 언제나 끈적이는 바닥, 더위를 식히기 위해 벽에 달린 회전 선풍기까지. 구석에 바닥에서 60cm 정도 올라온 무대가 있고 뒷벽에는 바가 있는 작은 단칸방 점포였다. 2인용 테이블이 몇 개 흩어져 있었지만 대부분은 사람들이 춤추고 즐길 수 있도록 가장자리로 치워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곳에 간 지 10년이 흘렀다.
가라오케 기계를 담당했던 드래그 퀸 비욘카 들레온은 그곳에서의 첫날 밤을 아직도 기억한다. "관중을 내다보며 '세상에 오늘 뭔 사건 하나 터지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바이커, 레드넥, 트윙크 게이들까지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으니까요." 현재 스스로를 트랜스 여성으로 정체화한 들레온이 회상했다. 하지만 곧 들레온은 자신의 두려움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그곳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방문하는 술집이었어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죠." 들레온이 말했다.
내가 이야기해 본, '크로스로드'에서 시간을 보낸 모든 사람들은 그곳을 똑같이 기억한다. 목청껏 노래하는 인간애의 축제, 미국의 용광로(melting pot) 실험이 실제로 성공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장소였다고.
불행히도 크로스로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지 못하고 2021년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교훈을 유산으로 남겼다. 계급, 인종, 정치, 알고리즘에 의해 점점 더 고립되는 오늘날, 크로스로드 같은 장소는 신성한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 공동의 안녕에 필수적인 것, 바로 사회적 마찰을 받아들이게끔 만든다.
우리 인간은 배경, 세계관,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이 상호작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긴장감인 사회적 마찰에 대한 내성이 낮을 수 있다. 어색하고, 불편하며,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 이러한 집단 간 불안감은 때때로 편견, 거절이나 비판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에서 비롯된다. 무의식적이든 아니든 우리는 바깥집단을 피하고 우리에게 익숙하고 안전하게 느껴지는 사람과 경험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방해물과 마주치지 않을 수 있다면 먼 길을 돌아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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