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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새해 결심이 3주를 넘기지 못하는 이유[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동아일보 이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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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새해 결심이 3주를 넘기지 못하는 이유[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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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굳은 다짐 1월 중순 포기 많아져… 의욕만 과도해 목표는 너무 높고

일조량 늘면서 감정 기복도 커져… 계획 지속하려면 좋은 습관이 돼야

목표는 간단하게 보상은 촘촘하게… 금연-금주, 다른 몰입거리 찾아야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 좋은 습관을 만드는 데에는 촘촘한 습관 설계, 연대의 감각, 이로운 환경 조성 등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 좋은 습관을 만드는 데에는 촘촘한 습관 설계, 연대의 감각, 이로운 환경 조성 등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해가 바뀔 때마다 우리는 새출발을 다짐한다. 두루뭉술한 소원을 빌기도 하고, 촘촘한 목표를 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이 다짐들은 흐지부지해지곤 한다. 새해, 새 학기, 새 직장, 새집…. 시공간을 분절하는 이벤트의 힘은 생각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20년 글로벌 운동 참여 플랫폼 ‘스트라바’(strava)는 새해 운동 결심을 가장 많이 포기하는 날로 1월 19일을 꼽았다. 의욕적으로 운동을 시작해도 이 즈음 나태해진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 시기를 ‘결심 포기의 날’(Quitter’s Day)이라고도 한다.

새해 계획이 특정 시점을 넘기기 힘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운동, 공부, 금연 등 목표마다 포기하는 이유는 제각각 다를 것”이라면서도 “새해 목표가 한 달 안에 흔들리는 데에는 몇 가지 공통 이유가 있다”라고 말했다.

● 새해 결심이 흔들리는 이유


첫째, 새해 목표는 대체로 무리하게 잡는 경향이 있다. 새해 첫날이 되면 도파민이 샘솟는다. 보통의 하루가 밝았을 뿐인데, 과거는 저물고 미래가 열렸다고 느낀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마음이 달뜬다. 이런 분위기 속에 평소보다 높은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게 된다. ‘매일 1시간 운동’, ‘체중 10kg 감량’, ‘전교 1등’ 같은 식이다.

감정에 떠밀린 결심은 금세 동력을 잃는다. 도파민이 잦아들면서 과잉됐던 의욕도 제자리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연말연시에 누적된 피로와 긴장감 속에 2∼3주가 지나면 의욕은 평소 수준으로 돌아온다.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인 목표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라고 했다.

둘째, 계획 유지에 불리한 생체 리듬이다. 우리 몸은 계절에 따라 바뀐다. 그 핵심 요인은 햇빛이다. 수면의 질과 감정 상태 등이 일조량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1월 중순이면 해 길이가 눈에 띄게 길어진다. 기상 시간이 빨라지고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은 줄어든다. 그러면서 전반적 에너지는 올라간다.


반면 생체 리듬과 기분은 이 변화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해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 기운은 조금 나지만 불안은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생체 리듬과 정서 변화는 일시적으로 집중력과 자기 조절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전 교수는 “1월 중순 생체 리듬은 계절적으로 계획을 수행하기에 불리한 요소가 있다. 다만 이러한 반응은 개인차가 크다”라고 했다.

셋째, 계획에 따른 보상을 얻기엔 기간이 짧다. 작심삼일의 원인으로 흔히들 의지박약을 짚는다. 하지만 의지는 금세 소모된다. 특히 1월 중순에는 계획과 절제를 담당하는 전전두엽 기능이 평소보다 떨어지기 쉽다. 연말연시 과음과 과식, 불규칙한 생활의 영향 탓이다.

보상을 얻기에도 이른 시기다. 결심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의지와 보상이 필요하다. 두 요소는 서로 다른 역할로 계획을 지탱한다. 의지는 힘든 일을 버티게 하는 힘이고, 보상은 절제로 인해 얻는 기쁨이다. 계획 지속 여부는 의지보다 보상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노력으로 인한 성취가 있어야 도파민이 분비되고, 계획을 추진할 동력을 얻는다.


문제는 3주 안에 눈에 띄는 보상을 얻기 힘들다는 점이다. 운동은 적어도 몇 달간 지속해야 체중이나 근육 변화가 나타난다. 공부나 저축 역시 단기간에 성취감을 주기 어렵다. 뇌는 보상이 없는 행동을 점점 불필요한 고통으로 인식한다. 전 교수는 “초기 1∼2주는 의욕으로 버틸 수 있지만, 3주쯤 지나면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신호가 커진다. 이때 즉각적인 보상이 없다면 결심은 자연스럽게 무너진다”라고 설명했다.

● 결심을 습관으로 바꾸려면

결심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려면 계획을 습관으로 바꿔야 한다. 좋은 습관 형성에는 설계가 중요하다. 전 교수는 “목표의 종류에 따라 성취에 필요한 기간과 과정이 제각각 다르다”며 단골 새해 목표 4가지에 대한 계획 설계 방법을 귀띔했다.

▽운동=운동은 익숙하지 않은 동작에 몸을 길들이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머리로 기억하는 학습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간단한 동작도 수백, 수천 번 반복해야 자동화된다. 에너지는 배로 들지만 당장 눈에 띄는 보상은 없다. 따라서 촘촘한 보상 설계가 중요하다. ‘테니스 공을 네트 위로 넘긴다’, ‘물에 뜬다’처럼 간단한 목표를 여러 개 세우는 게 좋다.


함께 한다는 감각도 지속률을 높인다.여럿이 어울려 운동하거나 운동 기록을 공유하면 실행력이 올라간다. 운동을 고행으로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할 때 음악과 드라마 시청 같은 즐거운 활동을 함께 하는 ‘유혹 묶기’ 전략이 도움이 된다.

▽금연·금주=
술을 마시면 알코올은 하루 안에 몸에서 빠져나간다. 하지만 그 여파는 며칠 남는다. 술을 끊은 뒤 3일 전후로 급성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불안해지고 잠이 흐트러진다. 이후 괜찮아졌다가 2∼3주 뒤 다시 한 번 고비가 온다. 몸에서는 사라졌지만 뇌는 아직 술을 기억하고 있다. 술 광고나 소주병 등을 보면 뇌에 각인된 보상 기억이 되살아난다. 이때 유혹에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담배도 비슷하다. 니코틴은 수일 안에 몸에서 사라진다. 그 과정에서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금연 3∼4주가 지나면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올라온다. 집중력도 떨어진다. 이 시기를 잘 넘기려면 다른 몰입할 거리를 찾아야 한다. 전 교수는 “운동이나 독서, 취미 등에 몰입하면 금단 현상으로 인한 부정적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다”며 “동시에 술병과 담배 같은 유혹 요소도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서=책 선택이 어려워서, 내용이 이해가 안 돼서, 재미가 없어서…. 독서 결심이 무너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전 교수는 “성향에 맞는 독서를 해야 습관이 된다”라고 말했다.

완벽주의 성향은 독서에서도 강박을 느끼기 쉽다.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고, 문맥의 작은 빈틈도 그냥 넘기지 못한다.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독서에 실패했다고 느낀다. 이런 성향에는 통독이 도움이 된다. 전 교수는 “이해 여부와 상관없이 책 전체를 한 번 읽은 뒤 부분 독서를 이어가면 독서에 속도가 붙는다”며 “그 과정에서 완벽주의적 태도가 누그러지기도 한다”라고 했다.

산만한 성향은 책을 읽고도 남는 게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줄거리도 인물도 기억나지 않아 허무감에 독서를 포기하게 된다. 이럴 땐 예습이 도움이 된다. 줄거리나 개요를 미리 훑은 뒤 읽으면 내용이 훨씬 잘 들어온다. 영상 미디어에 익숙한 세대라면 독서 시간을 줄여도 괜찮다. ‘하루 10쪽’, ‘하루 15분’이면 충분하다. 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쌓는 게 먼저다.

▽인간관계=새해 목표로 인간관계를 꼽는 이들도 적지 않다. 좋은 부모가 되겠다는 다짐부터 직장 동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목표까지 다양하다. 관계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전 교수는 인간관계의 핵심을 ‘기억’으로 설명했다. 그는 “타인은 나에 대한 기억으로 나를 정의한다.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상대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려면 상대가 좋아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함께하는 식사다. 전 교수는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관심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관계 형성이 필요한 기본 조건이 자연스럽게 충족되는 셈”이라며 “1월이 가기 전에 자주 밥을 먹는 것부터 실천하길 권한다”라고 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관계의 난도를 조금씩 높일 수 있다. 함께 여행을 가거나 상대가 원했던 선물을 건네는 것도 방법이다. 전 교수는 “인간관계는 마음먹는다고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다”라며 “소소한 즐거운 기억을 반복해 쌓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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