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변경해 오전 1시까지 이어져
민주당 내에서도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아”
민주당 내에서도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아”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입을 다물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23일 열린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4일 오전 1시까지 차수를 넘겨 15시간만에 종료됐다. 로또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 장남 연세대 특혜 입학 논란 등이 불거졌지만 이 후보자는 청문위원들로부터 ‘소명이 충분히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23일 오전까지만 해도 검증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여당은 저녁 시간 이후로 이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비판적 기류로 바뀌었다. 청문회를 마칠 즈음 재정경제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깔끔하게 정리됐다고 느껴지진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는 23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여야 간사간 합의로 차수를 변경하고, 24일 오전 0시 54분에 산회했다.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약 15시간가량 진행된 것이다.
부정청약 의혹, 가장 큰 쟁점
이날 청문회에서 가장 많이 논란이 된 부분은 이 후보자의 ‘원펜타스’ 부정청약 의혹이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질타가 이어졌다.
이 후보자가 원펜타스 청약을 신청하면서 결혼한 아들을 ‘미혼’ 부양가족으로 기재한 이유로 아들 부부의 불화를 언급한 것이 논란이 됐다. 이 후보자는 청약 신청 과정에서 결혼한 장남을 ‘미혼’으로 위장해 부정하게 청약 가산점을 올렸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아들이 결혼하자마자 파경에 이르러 며느리와 신혼집에서 살지 않고 이 후보자 부부와 본가에서 함께 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장남은 혼례를 올린 후 1년5개월간 신혼집으로 가지 않고 이 후보자 부부와 함께 살다가 청약 당첨 이후인 지난해 4월30일에야 분가해 용산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했다. 공교롭게도 국토교통부가 주택 부정 청약 점검 결과 390건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공표한 다음 날이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남 부부가 불화로 결혼이 깨질 지경이었다고 말하는데 1년 반 만에 다시 사이가 회복됐나”고 반문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도 “관계가 파경이 됐던 신혼부부가 1년5개월이 지나서야 같이 다시 살게 됐는데, 왜 하필 그날이 국토부가 원펜타스의 부정 청약 조사 결과를 발표한 그 바로 다음 날인가”라고 따졌다.
진 의원은 “원펜타스 청약 시 미혼인 자녀만 부양 가구에 인정된다. 사실상 불화 상태 등을 이용해서 청약을 신청한 것”이라며 “명백한 불법이다. 집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정수호 국토교통부 주택기금과장도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가족의 ‘위장 미혼’을 통한 로또 아파트 청약 의혹에 대해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이 후보자는 집을 내놓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전엔 “수사기관 결과에 따르겠다”고 했으나 정일영 민주당 의원이 거듭 포기 의사를 묻자 “네, 네, 네”, “있다고요”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통합 차원에서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대통령의 고뇌, 고민은 저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오늘 드러난 장남의 사회기여자 전형을 통한 합격, 여전히 납득되지 않는 원펜타스 부정 청약 관련 소명을 들으면서 정책 능력을 떠나서 고위공직자로서 기본적인 자질이 심히 의심된다”고 말했다.
장남, 연세대 ‘할아버지 훈장’ 전형…정책 소신도 뒤집었다는 지적
청문회에선 이 후보자의 장남이 연세대 입학 당시 ‘할아버지 훈장’ 특혜 의혹도 집중 추궁 대상이 됐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 장남이 사회기여자 중 ‘국위선양자 전형’으로 연세대에 합격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위선양자로 인정받으려면) 학술, 문화, 예술, 과학, 산업, 체육 등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거나, 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한 자 또는 그의 자녀 및 손자녀여야 한다”며 “(장남의) 할아버지(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가 훈장 받았던 게 우리나라의 국위를 선양했나”라고 물었다.
재정 정책 면에서도 후보자가 대통령의 지명을 받고서 소신을 뒤집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IMF 위기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때도 일관되게 긴축재정을 주장해왔다”며 “긴축재정은 후보자의 일관된 소신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이게 장관 지명 후에 바뀐다. 지명 전과 후 어떤 게 진짜인가”라고 물었다.
국민의힘에서 소신을 바꿨는데 어떻게 이재명 정부에서 ‘레드팀(조직 내 반대 역할하는 사람)’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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