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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간부 “임성근에게 ‘법의 심판 받자’ 했는데 안 들어”

헤럴드경제 안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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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간부 “임성근에게 ‘법의 심판 받자’ 했는데 안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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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사단장 공판서 증언
“언론에 난 ‘수중수색’ 사진 보고하자 ‘훌륭한 공보’ 칭찬”
“채상병 순직 후엔 ‘징계’ 언급…인간 도리 할 필요 없다 생각”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으로부터 수사기관 진술 회유를 당했다고 폭로한 정훈장교 출신 간부가 법정에서 임 전 사단장에 대한 ‘법의 심판’을 촉구했다.

이기원 전 해병대 1사단 공보정훈실장(중령)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 조형우)의 심리로 열린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사건 공판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중령은 “임 전 사단장에게 ‘부하에게 책임을 돌리지 말고, 법의 심판을 받자’고 말했는데 임 전 사단장이 듣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임 전 사단장이 직위에서 물러난 뒤에도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해 계속 관련 언론 보도를 보내줬다. 그런데 사단장은 오히려 나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했다”며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이 중령은 채상병이 순직한 2023년 7월 19일 오전 임 전 사단장에게 해병대원들의 실종자 수색 모습이 담긴 언론 스크랩을 메신저로 보고했던 인물이다. 당시 언론엔 이 중령이 제공한 사진이 다수 보도됐는데, 사진에는 해병대원들이 물에 들어가 실종자를 수색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임 전 사단장은 “훌륭하게 공보활동이 이뤄졌구나”라고 답했다. 해당 메신저 기록은 임 전 사단장이 수중 수색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 중 하나다.


이 중령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채상병 순직 직후인 2023년 7월 26일 자신과의 통화에서 “사전에 보고 없이 언론에 사진을 배포한 것으로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이뤄지던 2024년 3월께 이 중령은 임 전 사단장으로부터 징계 발언이 없었던 것처럼 진술할 것을 요청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중령은 “더 이상 이분에게 인간 된 도리를 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임 전 사단장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왔던 이 중령은 사실확인요청서를 받은 날을 기점으로 임 전 사단장과의 연락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에서 “임 전 사단장이 눈이 나빠 언론 스크랩 사진을 확인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 진술도 특검 수사 단계에서 뒤집었다.


이 중령은 “(언론 스크랩을) 임 전 사단장이 꼼꼼히 살펴본 것으로 보이냐”는 특검측 질의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진술을 뒤집은 배경을 캐묻는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에서 이 중령은 “이전까지는 제가 아는 게 아니면 섣불리 얘기할 게 아니라 여겼는데 그날 이후로는 저의 솔직한 생각을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신문 말미에 재판부가 자유롭게 발언할 기회를 주자 이 중령은 “죄인 된 심정으로 살고 있다”며 “줄곧 사단장님께 ‘법의 심판을 받자’고 했는데 심판이 오래 걸린 것 같다. 진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