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 5) [YTN ON-AI RADIO]
□ 방송일시 : 2026년 01월 23일 (금)
□ 진행 : AI챗봇 "에어"
□ 보조진행: 김우성 PD
□ 출연 : 최민석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출연 : 최민석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우성 : 금요일에는 주말동안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즐기고 주변 사람들과 나눌까 생각하시잖아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시간에 여기 오면 이분이 도와주십니다. 오늘도 책과 지식의 셰르파 최민석 작가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민석 : 안녕하세요. 갑자기 여기 오면서 네팔인이 된 최민석입니다.
◆ 김우성 : 네팔 이야기. 이사벨 아옌데 이야기에서 살짝 저는 기사에서 읽어봤는데 잘 어울리십니다. 뭔가 깨달음의 경지가 느껴집니다.
◇ 최민석 : 칠레도 산악 국가니까 맞아요. 셰르파가 어울리네요.
◆ 김우성 : 예, 뭐 어렵다 생각하지 마시고요. 이분과 함께 오늘도 고전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사벨 아옌데 이분 여성 작가입니다. 에어가 앞서서 간단히 얘기해 줬기 때문에 설명은 생략하고요. 자전적인 글을 썼는데 친척이 대통령이었다.
◇ 최민석 : 그렇죠. 칠레의 친인척 관계가 한국과 좀 달라서 그런지 자료마다 관계가 조금씩 달라요. 제가 종합해 보니까 5촌 당숙부 표현이 가장 많았는데 근데 아무튼 먼 거죠. 근데 칠레 중남미는 가족의 개념이 우리보다 좀 광범위하고 커요. 멀리 있어도 다 가깝게 생각하고 성탄절 특히 남유럽과 중남미는 성탄절이면 그냥 사돈의 팔촌까지 다 모인다고 보면 되는 거죠. 그래서 오촌 당숙부도 멀지가 않다. 그런데 이 집안에서 대통령이나왔으니까 얼마나 대단한 거예요. 근데 조금 설명을 드리자면 아옌데 대통령은 풀네임은 살바도르 아옌데입니다. 살바도르는 구원자라는 뜻이죠. 살바도르 영어로는 'savior'죠. 그래서 살바도르 아옌데가 칠레에서 최초로 국민들의 선거로 선출된 사회파 계열의 대통령이에요. 역사적으로 상당히 의미가 있는 대통령인 거죠. 그런데 여러분께서 잘 아시다시피 1973년에 피노체트가 쿠데타를 일으켜서 아옌데 대통령을 축출을 하죠. 훗날 피노체트는 독재자가 되고, 이때 아옌데 대통령이 또 알려진 바에 의하면 AK 소총을 직접 잡고 저항을 했다. 궁전에서 소총을 쿠데타 군대를 향해 발사하면서 저항을 했다. 근데 오늘의 작품 '영혼의 집'에서는 조금 과장이 되어서 대통령이 직접 바추카포를 들고 쏘는 걸로 나오거든요. 아무튼 이렇게 자신의 가문에서 대통령이 나왔는데 피노체트가 독재를 하니까 약간 연좌제처럼 대통령 가문의 사람들이 다 힘들어진 거예요. 그래서 이사벨 아옌데는 베네수엘라로 망명을 가서 활동을 하다가 아까 AI가 소개를 너무 잘해줬는데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다. 그러니까 외할아버지한테 "할아버지 우리 집안에 이런 저런 일이 있었죠." 편지를 쓰는데 또 흔히 말하는 '구라파'가 얼마나 심한지 편지가 되게 길어진 거예요. 그래서 이참에 아예 이 편지를 소설로 쓰자. 그게 1981년에 나온 La casa de los espíritus 영혼의 집이고 그게 1982년에 대히트를 하게 되는 거죠.
◆ 김우성 : 예. 역사적 맥락과 과정까지 최민석 작가가 이렇게 잘 이어서 설명해 줬습니다. 편지였다가 소설로 바뀔 만큼 필력이 대단하신 분. 일석이조네요. 능력이 있으신데 작품이 한 세 가지 정도 대중들한테 많이 알려져 있어요. 영혼의 집을 가장 애착하는 작품으로 꼽으시나요?
◇ 최민석 : 일단 결론부터 답변 드리자면 그런데, 이게 다 시리즈예요. 그러니까 칠레 여성 3부작인데 이게 왜 시리즈냐면 인물들이 겹쳐요. 영혼의 집이 있고 그다음에 후속작인 운명의 딸이 있습니다. 인물들이 똑같이 나와요. 그리고 그 이전으로 마치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영혼의 집 이전으로 넘어가는 세피아 빛 초상이라는 게 있어요. 그래서 이 인물들의 주인공은 같지는 않지만 등장 인물들이 겹치거든요. 예를 들어서 첫 번째 소설의 주인공은 김우성이라는 인물인데 두 번째 소설의 인물은 김우성 씨를 만났던 최민석이 주인공인 겁니다.
◆ 김우성 : 연결 연결되네요. 그런 식으로. 홍상수 감독 영화 같은 느낌도 듭니다.
◇ 최민석 : 그렇습니다. 그런 식으로 영혼의 집, 운명의 딸, 세피아 빛 초상 이게 칠레 대하 소설 3부작인데 저의 최애 소설은 이 중에 영혼의 집입니다. 제일 읽기 편하고 제일 재미있습니다.
◆ 김우성 : 알겠습니다. 영혼의 집으로 좀 가야 되는데 "아휴 들었는데 너무 그러면 어렵지 않아요? 또 길지 않아요?" 하실 것 같아서 영화가 나와 있습니다.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영혼의 집 이거 보신 분들 많을 것 같아요.
◇ 최민석 : 저는 사실 영화는 못 봤는데 영화가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간이 없으시면 영화 감상도 좋은 것 같습니다.
◆ 김우성 : 예, 영화도 한번 보시고요. 영혼의 집 하면 또 공포 영화도 있으니까 착오 없으시기 바라겠습니다. 자 클라라라는 주인공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메릴 스트립이 주인공을 맡았던 영화에서는 아까 마술적 리얼리즘 얘기가 나왔을 때, 아니 리얼리즘이 어떻게 마술적일 수 있지라는 약간 모순을 느꼈거든요. 작가가 뭔가 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서 그럴까요? 이렇게 미래를 내다본다던가, 염력을 쓴다던가 이게 등장하면 조금은 소설이 낯설어질 수도 있잖아요. 이렇게 선택한 이유를 어떻게 해석하세요?
◇ 최민석 : 그러니까 클라라가 미래를 내다보고 염력을 쓴다, 이런 설정을 한 이유는 이렇게 해야 마술적 사실주의가 가능하기 때문인데 왜냐하면 마술적 사실주의는 작가들한테 그 자유를 허락하는 기법이거든요. 이게 영혼의 집은 너무나 이사벨 아옌데 가문의 이야기죠. 그래서 그대로 쓰면 이건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가 되는 거죠. 그래서 제 생각에는 어떻게 하면 이 작품의 소설의 느낌을 더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당시에 중남미에 유행하던 그 마술적 사실주의를 적극적으로 쓰기로 했던 것 같아요.
◆ 김우성 : 이게 소설로서의 작품성이 들어가 있네요. 좀 더 여쭤보면은 결국은 마술을 쓸 수 있는 주인공이잖아요. 마술을 잘 쓰려면 진짜 마법을 가져야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이건 마술이야 하고 믿게 만드는 그런 뭐랄까요? 행동도 필요하겠네요.
◇ 최민석 : 그렇죠. 그래서 이 소설에서는 마술적 사실주의를 쓰는 건데 이 마술적 사실주의에 대해서 좀 설명을 해 드릴게요. 일단 마술적 사실주의는 이율배반적인 단어죠. 당연히 마술은 불가사의를 선보이는 일이고, 사실주의는 현실적으로 기술한다는 거죠. 그러면 의문이 생기죠. 현실적으로 어떻게 불가사의한 일을 쓸 수 있느냐, 이 두 개가 상충하는 건데 여기서 역설적으로 오히려 마술적 사실주의의 매력이 발휘됩니다. 조금만 좀 돌아가서 설명을 해볼게요. 혹시 훌륭한 마술사의 덕목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김우성 : 훌륭한 마술사. 상대방을 굉장히 감동시켜야 되잖아요. 어떤 맥락을 잘 만드는, 그런 것도 있고 잘 속여야죠.
◇ 최민석 : 그렇죠, 그러니까 두뇌도 좋아야 되고, 손도 빨라야 되고, 쇼맨십도 훌륭해야 되고 뭐 다 그런 것들이 필요한데 저는 여기에다가 필요한 덕목을 하나 추가하고 싶은데 그건 바로 뻔뻔함입니다. 사실 마술사는 쇼를 시작하기 전에 비둘기 수십 마리를 곳곳에 아주 세심하게 다 숨겨둡니다. 그런데도 쇼를 시작하면 자기가 손가락을 탁 튕기는 바람에 없던 비둘기가 나타났다고 믿게 만들죠. 자기도 그렇게 믿는 거죠. 사실 이거 뻔뻔한 거죠. 근데 마술사가 그렇게 뻔뻔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쇼의 감동은 관객들한테 전해지지 않습니다. 소설도 그런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중에서도 마술적 사실주의의 작품은 더 그렇습니다. 더 뻔뻔해야 돼요. 이 영혼의 집에서 주인공 클라라가 어릴 때부터 미래를 예견하는데 그때 엄마가 아주 태어나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우리 집 여자들은 원래 미래를 봐왔지." 그러고선 또 태어나게 그냥 일상생활을 해요. 도대체 언제부터 미래를 봐왔는지, 뭐 어떤 방식으로 봐왔는지, 뭐 얼마만큼 봐왔는지 전혀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에서 이 가문의 여성들이 미래를 본다는 거는 마치 뭐 지구가 자전하고, 중력이 존재하는 것처럼 당연한 자연 법칙인 거죠.
◆ 김우성 : 뻔뻔함이 있었군요.
◇ 최민석 : 그래서 이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소설은 독자를 막 다음 이야기로 몰아붙여요. 이야기를 굉장히 빠르게 전개하거든요. 그러면 독자는 정신없이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그냥 주인공의 예지력쯤이야 뭐 그냥.
◆ 김우성 : 전제로 깔고 가는 거네요.
◇ 최민석 : 그렇죠. 공기가 산소인 것처럼 당연한 거 아니야, 이렇게 받아들이는 거죠. 요컨대 마술적 사실주의를 쓰는 작가는 이렇게 마술사처럼 뻔뻔해야 된다는 거죠.
◆ 김우성 : 예. 저도 아이들이 초등학생인데요. 아빠는 사실 외계인이라고 늘 얘기를 하거든요. 마술적 사실주의, 갑자기 듣다 보니까 그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 정도면은 전지전능한, 굉장히 초능력자 이야기들 많이 기억하실 거고 미국식 문화라고 하면 슈퍼맨도 떠오르고 그렇습니다. 마술적 사실주의가 와닿는 이유는 사실 현실과 사실이 굉장히 극악무도할 때 저는 약간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도 떠올랐어요. 이게 영혼이 쓰는 거야 뭐야, 이게 서술이 있는 거야, 막 약간 몽한적인데 조금 현실에 기초하고 있잖아요. 광주라는 그런 느낌도 들어요.
◇ 최민석 : 사실 그것 때문에 마술적 사실주의가 탄생을 한 겁니다. 마술적 사실주의의 시초는 백년의 고독을 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인데 마르케스가 콜롬비아의 역사를 소재로 해서 소설을 쓰려고 하니까 그게 너무나 끔찍해서 그대로 쓰면 사람들이 도저히 그 고통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졌던 거예요. 그래서 마르케스는 소설이니까 좀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을, 환상성을 넣어서 쓰자 그러면 이 고통도 덜 고통스럽게 느껴질 것이고, 우리가 겪었던 참사도 하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마르케스가 최초로 마술적 사실주의를 쓴 거거든요. 그래서 한강 작가님도 거기에 영향을 받은 겁니다. 카프카의 변신도 그런 거죠. 그래서 한강 작가가 쓴 눈사람이라는 게 있어요. 어느 날 눈을 떠보니까 자기가 눈사람이 된 거예요. 그 녹아가는 거예요. 현대인의 소멸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다 현실이 너무 끔찍할 때 그 현실을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마술적 사실주의에 기대는 것이고 그게 마르케스를 통해서 중남미에서부터 시작이 돼서 오늘날 중남미 소설의 일종의 전매특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 김우성 : 어떻습니까? 여러분 지금 힘드신 분들은요. 좀 마술적으로 나의 삶을 한번 위로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혼의 집이 이런 소설이다라는 걸 제가 알려드렸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이 소설이 명작인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최민석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약간 역사화 같기도 하고요.
◇ 최민석 : 네. 제가 생각하는 이 소설이 명작인 이유는 바로 주제입니다. 이 작품이 칠레의 명문가 여성 3대 이야기를 다루죠. 근데 그중에 3대 중에 손녀에 해당하는 인물이 알바인데, 이 알바가 이 소설의 제가 볼 때는 주인공과 같은 에스테반 트루에바라는 원래는 대지주였는데 나중에 칠레에 아주 권력 있는 상원 의원이 되는 인물의 손녀예요. 그런데 이 사람이 악역입니다. 젊을 때 완전 엉망인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농장을 갖고 있었잖아요. 그래서 칠레 원주민 여성 자기의 하녀를 범합니다. 많이 범해서 그때 태어난 많은 후손들이 있는 거죠. 보통 메스티소라고 하죠. 백인이 원주민을 범해서 태어난 메스티소는 실제 칠레의 역사입니다. 근데 그 자손 중에 한 명이 가르시아라고 있어요. 가르시아가 나중에 대령이 됩니다. 그래서 그 군부 쿠데타 세력에 합류를 해요. 그래서 가르시아가 자기 할머니의 복수를 갚기 위해서 대학생인 알바를 체포를 해 갑니다. 명분을 그냥 막 만들어서. 그냥 뭐 대학생이니까 그냥 잡아가는 건데 사실 알바는 죄가 없었거든요. 근데 가르시아가 복수를 하기 위해서 할머니가 당했던 것을 그대로 알바에게 되돌려줍니다.
◆ 김우성 : 복수는 복수를 낳네요.
◇ 최민석 : 네. 그래서 알바가 가르시아 대령에게 복수를 하려고 하는데 복수에 사로잡혀 있죠. 그때 이런 말을 합니다. 감옥에서 풀려나서 아버지한테 하는 얘기예요. 제가 잠깐만 읽어드릴게요. "감옥에 있을 땐 복수만 생각했어요. 아빠한테가 아니라 복수란 이념에 사로잡혔죠. 적들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하지만 이젠 그 증오도 확신이 안 들어요. 이제야 깨닫게 됐죠. 엄마 말씀대로 모든 사건은 다 연관이 있다고" 그러니까 이게 뭐냐면 자기가 화를 당한 것도 자기 가문의 죄 때문이었고, 자기가 복수를 한다면 또 자기 후손이 또 그 복수를 당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복수의 대가 끊기지 않는 거죠. 그래서 자기는 복수를 복수로 앙갚음 하지 않는 용서를 선택하겠다, 라고 결론을 내리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처음에 이 대목을 읽었을 때 저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 알바가 당한 일이라는 게 소설을 읽으면 묘사가 되겠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답답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거든요. 그런데 책을 다 덮고 난 다음에 그것 때문인지 한참 알바의 선택과 이야기가 제안해서 막 꿈틀대더라고요. 그러면서 마치 와인이 숙성되듯이 이야기가 어느 정도 숙성이 되니까 결국 우리의 삶이라는 거는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남에게 실수를 하기도 하고, 내가 남의 실수를 당하기도 한다. 결국 우리의 삶이라는 건 그래서 용서하고 용서받는 삶이다. 인간이 용서하지 않으면 용서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알바의 선택이 인간으로서 폭넓게 보자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게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알바의 굉장히 힘든 선택이지만 저는 이 결론으로 인해서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이 주제로 인해서 영혼의 집은 명작이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우성 : 뭐 마술적 사실주의 이런 얘기가 쏙 들어가고요. 여러 인물들이 떠오릅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도 떠오르고 김대중 대통령도 떠오르고요. 대통령 당선됐을 때 당시 군부 쿠데타 주역들이 굉장히 불안에 떨었다고 하죠. 즉각 사형 집행을 할까, 그러나 이 용서가요. 그냥 없던 일로 하자는 아니라 지금 최민석 작가님 말처럼 결국 인간 삶에 있어서 중요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힘인 것 같습니다. 이 임신한 알바가 그 아이를 포기하지 않잖아요. 그냥 "이 아이는 내 아이야"라고 말하는데 이사벨 아옌데의 인터뷰가 있어요. 십여 년 전에 한 인터뷰를 찾아냈는데, 임신한 젊은 여인의 다짐은 폭력의 반복을 끊겠다는 자각한 시민의 의지라고 사회적으로도 해석을 합니다. 그리고 실제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도 그때 대통령이었던 분이죠. 이분도 복수하지 않죠. 그런 얘기, 정말 큰 하나의 영혼의 집이 하나의 세계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큰 주제를 담고 있네요.
◇ 최민석 : 그리고 제 얘기를 들으시고 또 이 소설의 줄거리를 들으신다면 "야 이거 설정이 너무 극단적인 거 아니냐" 이런 의문을 가지실 분들이 계실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한 질문에 좀 제가 미리 답을 드리자면 그게 바로 소설의 역할입니다. 그러니까 소설은 우리가 가보지 않은 길을 선보이고, 우리한테 질문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내가 이런 일을 겪고 난 다음에 고민을 하면 이미 늦은 거죠. 우리는 소설을 통해서 이미 내가 겪을 수 없는 삶에 대해서 간접 경험을 하고 고민을 함으로 인해서 우리의 지경이 넓어지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소설에서 "야 이거 너무 극단적인 설정인 거 아니야?" 이렇게 만나면 이런 것들을 만나면 오히려 그게 반가운 거죠. 내 삶에서 살아 보지 못할 혹은 겪지 못할 일들을 소설을 통해서 내가 고민하게 하고 거기에 대한 답을 미리 얻는다는 거는 어떻게 보면 인생 공부인 거죠.
◆ 김우성 : 그러네요. 여러분의 몸과 영혼은 단 하나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최민석 작가님처럼 소설을 만나면 그 영혼이 때로는 2개, 3개가 돼서 삶을 더 넓게 살아볼 수 있습니다. 먹먹한 감동이 드는 소설이고요. 용서라는 말이 지금 우리 사회에 굉장히 필요해요. 그냥 뭐 저지른 일을 내가 봐줄게, 차원의 용서가 아니라요. 서로를 인정하고, 수용하고, 공존하면서 또 다른 미래로 나아가는 의미에서의 용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꼭 한번 보셨으면 좋겠고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 PTA 이렇게 보통 줄여서 부르는 팬들이 많은데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저는 사실 이거 보면서 이것도 약간 마술적 사실주의 같아요. 아주 말도 안 되는 이런 설정들이라고 저는 반응을 하면서 재미있게 봤는데, 굉장히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 영혼의 집도 좀 영화화도 됐지만, 이런 류의 작품들이 많은 분들한테 큰 울림을 주는 것도 역시, 사실 그러면서 또 마술과 소설의 어떤 매력 이런 것들 때문이겠죠.
◇ 최민석 : 그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이거 제가 아직 안 봤는데 영혼의 집이랑 비슷하다고 하니까 저도 봐야겠네요.
◆ 김우성 : 참고로 제가 스포일링을 할 수는 없는데 거기서도 악역이 군인으로 나오거든요.
◇ 최민석 : 보통 군인이 악역으로 나오죠.
◆ 김우성 : 근데 굉장히 뭐랄까 마냥 미워하지 않게 됩니다. 굉장히 독특한 예, 이건 제가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여러분 하여튼 우리 PTA 감독의 재기발랄함이 또 느껴지고요. 작가님의 최애 등장인물은 앞서 알바 얘기를 했는데 많은 대중들은 또 클라라를 떠올려요.
◇ 최민석 : 저는 늘 악역한테 마음이 가요. 악역을 좋아하거든요. 근데 영화를 보면 에스테반 트루에바를 제레미 아이언스가 연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되게 멋있게 나와요. 그 후반부에 이제 에스테반 트루에바가 변하는 모습도 보이고. 그래서 에스테반 트루에바한테 묘하게 마음이 쓰이고요. 영화에서 블랑카 역할을 위노라 라이더가 했는데 블랑카도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블랑카도 매력적이고, 또 한 명을 꼽자면 영화에서는 이제 페드로 테르세로 가르시아가 나오는데 이 안토니아 반데스라는 인물을 좀 얘기하고 싶은 게 베드로죠. 테르세로는 썰드입니다. 영어로. 그러니까 베드로 3세 가르시아, 베드로 가르시아의 3세인 거죠. 근데 이 인물이 소설에서는 에스테반 트루에바와의 대결에서 손가락을 읽고 기타를 치는 민중 가수이다가, 칠레 민중들의 지지를 얻고 문화부 장관이 되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이런 가수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가 아옌데 대통령을 모델로 한 대통령이 실제로는 기관총을 잡았는데 바추카포를 잡은 걸로 나오고, 여기 읽다 보면 영혼의 집이 개츠비의 저택처럼 식객들이 엄청 많거든요. 거기 나오는 그 시 쓰는 식객 한 명이 파블로 네루다예요. 그리고 테르세로 가르시아는 칠레에 실제로 손가락을 잃은 민중 가수가 있었어요. 빅토르 하라라고 이 사람이 민중 가수였는데 피노체트 정권에서 고문을 당하다가 나중에 시체가 발견됐을 때는 손가락이 다 뭉개져 있었어요. 정치적인 영향력이 엄청났던 민중 가수이거든요. 사랑을 받았고 이 사람을 모델로 한 인물이 페드로 테르시아 가르시아인 거죠. 그래서 그 인물까지 좋아합니다. 뭐 그러고 보니까 이 소설에는 제가 안 좋아하는 인물이 없네요.
◆ 김우성 : 한국에서도 우리 지금 담당 PD님이 한국에서도 지금 세대를 다룬 마술적 사실주의 소설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최민석 작가님이 써주셔야죠.
◇ 최민석 : 제가 써놓은 게 있는데 출판사를 못 구해서.
◆ 김우성 : 아, 출판사 관계자 여러분. 이사벨 아옌데의 재미를 뛰어넘는 재미와 감동을 뛰어넘는 소설 여기 준비되어 있습니다.
◇ 최민석 : 늘 배가 고픕니다. 아임 스틸 헝그리.
◆ 김우성 : 그리고 서울의 봄 영화에도 보면 전두광 나오잖아요. 황정민 배우가 연기했던. 현실과 사실이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는 아주 좋은 길과 방법은 소설인 것 같습니다. 셰르파인데요. 오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길도 재미있게 가르쳐줘요. 이렇게 가보면 이거 재밌다. 오늘도 정말 좋은 시간이었고 다음 주에도 저희가 굉장히 재미난 작품 여러분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하는 작품들만 골라오거든요. 최민석 작가가. 그렇게 교양있는, AI는 따라올 수 없는. 여러분 인간 아이의 아주 훌륭한 시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설가 최민석 이었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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