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퀘벡시티에서 각료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주도하는 ‘평화위원회’에 함께 하자고 초대했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 대한 초청을 철회했다. 카니 총리가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종언을 고한 연설을 한 뒤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뒤끝’ 조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카니 총리에게’로 시작하는 글에서 “이 서한을 통해 평화위원회가 캐나다의 가입과 관련해 귀하에게 보냈던 초청을 철회함을 알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평화위가 “역사상 가장 권위 있는 지도자들의 위원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20여개국이 참여한 평화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캐나다는 평화위 초대를 수락하겠다면서도 영구 이사직 자리를 위해 거액을 지불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평화위는 10억달러를 내면 영구 이사직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각국에 제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카니 총리에 대한 초청을 거둬들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외신들은 20일 카니 총리가 다보스 포럼에서 한 연설에 주목했다. 그는 직접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패권”을 언급하며 “강대국”들이 경제 통합을 “무기”로 휘두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캐나다와 같은 중견국들이 불리하다며 뜻을 같이하는 중견국들끼리 세계 무대에서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오래된 세계질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튿날 다보스 무대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캐나다 총리의 연설을 봤다면서 “그는 그다지 고마워하지 않았다”며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존재한다”, “다음 발언 때는 이 점을 명심하라”고 쏴붙였다.
22일 카니 총리가 다시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날 퀘벡시티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캐나다와 미국은 경제, 안보, 풍부한 문화 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놀라운 파트너십을 구축해왔다. 하지만 캐나다가 미국 덕분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가 번영하는 이유는 우리가 캐나다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캐나다 공영방송(CBC)이 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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