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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TM 문건’ 대해부② "특별 예산 : 북 및 대선(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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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TM 문건’ 대해부② "특별 예산 : 북 및 대선(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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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게이트>를 취재·보도해 온 뉴스타파가 3,200쪽이 넘는 통일교 내부 문건 'TM(True Mother, 참어머님) 특별보고'를 면밀히 분석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에는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실태, 헌금 운용 방식, 언론 활용 방법과 구상 등이 시기별로 정리돼 있다. '통일교 정교유착' 실체를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로 평가받는다. 분석 결과를 여러 편으로 나눠 공개한다. <편집자 주>

뉴스타파는 어제(22일) 보도한 <통일교 ‘TM 문건’ 대해부① "정치 지도자들을 양육하고 있다">에서 통일교가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의원, 아베 전 일본 총리 등 국내외 정치권 인사들을 접촉·관리한 정황이 문건에 어떻게 담겨 있는지 살폈다.

이번 편에서는 통일교가 신도들의 헌금으로 조성된 교단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쓰려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공적 자금을 끌어오려고 했는지 등을 살펴본다.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편성된 것으로 보이는 특별 예산, 해외 전현직 정상 초청을 위해 검토된 수억 원대 비용, 일본 자민당 인사들과 논의된 ODA 사업 참여 구상 등 통일교의 자금 운용 정황이 'TM 특별보고'에 담겨 있다.

통일교-권성동 접촉 시점에 등장한 ‘특별 예산 : 북 및 대선(500)’
'TM 특별보고'에는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통일교가 별도의 특별 예산을 편성한 정황이 등장한다. 2021년 11월 26일자 보고서의 ‘특별 예산’ 항목에 “북 및 대선(500)”이라는 메모가 적혀 있다. ‘500’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문건에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북한 관련 사업과 대선 대응 예산을 함께 검토한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하다.

보고서에서 '북 및 대선'이란 표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1월 24일이다. 이틀 뒤인 11월 26일 보고에 구체적인 숫자 '(500)'이 추가됐다. 이 문구는 이후 보고서에도 반복되다 2022년 대선이 끝나고 열흘 뒤인 3월 17일자 보고를 끝으로 사라졌다.

눈여겨 봐야 하는 지점은 이 시기가 윤 전 본부장이 윤석열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과 접촉을 시작한 때와 겹친다는 점이다. 김건희 특검 공소장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1년 12월 29일 세계일보 부회장 윤정로를 통해 권 의원을 처음 만났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1년 12월 29일과 2022년 1월 5일 권 의원을 만나 통일교 행사에 윤석열 후보가 참석하는 것과 통일교 프로젝트가 국정에 반영되길 희망했다. 특검은 그 대가로 통일교 측이 조직적 선거 지원을 약속했고, 한학자 총재의 승인 아래 현금 1억 원이 전달됐다고 판단했다.

'TM 특별보고'에 등장하는 ‘북 및 대선’ 특별 예산과 정치권 접촉 시점이 맞물린다는 점에서 해당 예산이 단순한 내부 사업비가 아니라 대선 국면을 염두에 둔 자금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TM 특별보고' 2021년 11월 26일 자 내용. ‘특별 예산’ 항목에 “북 및 대선(500)”이라는 메모가 적혀 있다.


"고든 브라운, 존 메이저는 가성비 좋은 서유럽 수상"
통일교가 매년 개최하는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위해 해외 전현직 국가 정상들에게 수억 원 대의 초청비를 뿌린 정황도 확인됐다.


문건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19년 열린 ‘월드 서밋(World Summit 2019)’ 등 주요 행사를 앞두고 해외 유력 인사 초청 비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했다. 가장 높은 비용이 거론된 인물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였다. 사례비 30만 달러(약 4억 4,000만 원)를 포함해 합계 55~60만 달러(약 9억 원)가 비용으로 검토됐다.

보고서에는 "블레어의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다른 인물을 물색한다"는 내용과 함께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15만 1,000달러(약 2억 2,000만 원), 존 메이저 전 총리는 9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 등 '가성비 좋은' 다른 서유럽 수상도 알아보고 있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다.


'TM 특별보고' 2019년 1월 24일 자 내용. 2019년 열린 ‘월드 서밋(World Summit 2019)’를 앞두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전직 영국 총리들의 섭외를 위해 초청비를 검토·보고한 내용이 담겨 있다.


문건에 언급된 해외 유명 인사 중에는 실제로 섭외된 사람도 있었다. TM 특별보고에는 ‘월드 서밋(World Summit) 2022’에 참석할 확정 전직 정상으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적혀 있었는데, 펜스 전 부통령은 실제 해당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 장소인 서울 소재의 한 호텔에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와 만나기도 했다. 이 행사는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약 2주 앞두고 열렸다.


문건에는 펜스 전 부통령의 초청 비용으로 50만 달러가 기재돼 있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이와 유사한 금액의 초청비가 실제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뉴스타파는 통일교가 펜스 전 부통령에게 방한 대가로 약 55만 달러(7억 원)을 지급한 사실을 미국 연방 공직자윤리청 신고 자료를 통해 확인해 보도한 바 있다.


‘TM 특별보고’ 문건 일부. ‘월드 서밋(World Summit) 2022’ 참석 예정 전직 정상으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기재돼 있었는데, 펜스 전 부통령은 실제 이 행사에 참석했다.


자민당 의원과 만남… 통일교–일본 ODA 논의 정황
'TM 특별보고'에는 통일교가 일본 자민당 인사와 접촉해 일본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참여 방안을 논의한 정황도 담겨 있다.

2018년 2월 9일자 'TM 특별보고'에는 미하라 아사히코 당시 일본 중의원과의 면담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하라 전 의원은 자민당 소속으로 중의원을 8선 지낸 인물이다. 현재는 일본 ODA를 담당하는 핵심 기관인 일본국제협력단(JICA) 특별 고문을 맡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아프리카에서 추진 중인 ‘유니버설 헬스 커버리지(Universal Health Coverage)’ 사업과 관련해 통일교 측에 먼저 제안을 한 건 미하라 전 의원이다. 통일교가 의료 분야 인력을 프랑스어로 교육할 수 있는 전문가를 제공한다면, 일본 정부가 ODA 예산으로 이들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러한 사실을 보고한 사람은 “(미하라 전 의원이) 일본 국가 예산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TM 특별보고'에 따르면, 당시 통일교는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80여 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였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통일교가 자체 사업과 연계해 일본 자민당 인사들과 일본 정부의 ODA 사업을 놓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고 볼 수 있다.

2021년 6월 11일, 통일교 관련단체인 천주평화연합(UPF) 주최 행사에서 미하라 아사히코 전 자민당 중의원 의원(오른쪽)과 가지쿠리 마사요시 일본 UPF 의장(왼쪽)이 함께 주먹을 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일본 tbs)


통일교 측은 'TM 특별보고' 문건의 신빙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윤영호 전 본부장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주관을 과도하게 반영해 만든 비공식 문건에 불과하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고, 윤영호 본인에게 불리한 부분은 삭제됐다고 주장한다.

지난 20일 통일교는 뉴스타파에 서면 입장을 보내 "문건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그 근거를 제시했다. 'TM 특별보고'에 다카이치 총리 출신지가 '가나가와'라고 작성되어 있지만, 실제 일본에서 보내온 보고서에는 다카이지 총리 출신지가 '나라'로 작성되어 있는 점 등을 들어 해당 문건은 윤영호 등이 개인 참고용으로 작성한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통일교도 같은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윤 전 본부장이 당초 5,000쪽이 넘는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설명했었는데, 현재 알려진 문건이 약 3,000쪽에 불과하다"며 객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 이명선 sun@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