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연합뉴스 |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에서 공소유지를 담당했던 검사들이 항소심 재판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23일 파악됐다. 실제 이날 열린 대장동 사건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 쪽은 현직 검사 중 최고참급인 윤춘구(62·사법연수원 26기) 검사가 혼자 나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23일 검찰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대장동 사건 1심을 담당한 공판부 검사들을 서울고검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해달라고 대검찰청에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장동 항소심 공소유지는 서울고검 검사가 담당한다. 이는 지난해부터 법무부가 검사의 직무대리 발령을 제한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주요 사건의 경우 효율적인 공소유지를 위해 1심 재판에 참여한 검사를 직무대리로 항소심 공판부에도 발령해 대응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취임 1호 지시로 타청 소속 검사의 직무대리 발령을 통한 공소 관여의 적정성 등 검토를 지시하면서 이런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수사 검사가 공판까지 관여하는 것은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맞지 않고 수사 검사가 무리한 공소유지를 한다는 비판을 고려한 것이다. 이후 법무부는 민생침해범죄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를 예외적인 경우로 한정해 일시적으로 직무대리를 허용하도록 하고, 그 외에는 파견된 검사들도 원 소속청에 복귀하도록 제도를 손봤다.
이날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민간업자 등의 2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서울고법 형사6-3부(이예슬 정재오 최은정 고법판사) 심리로 열렸다. 검찰 쪽은 윤 검사 홀로 나와 피고인 쪽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재판부 요청에 “특별한 의견이 없다”고 짧게 답하기만 했다.
대검은 이번 항소심은 직무대리로 발령할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검 관계자는 “지난해 법무부 장관 지시사항에 따라 고등법원 항소심은 고검 검사가 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 사건은 직무대리 허용이 가능한 예외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수사검사와 공판검사들이 긴밀히 협력해 공소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앞서 항소를 포기하면서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이 사건은 1심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될 수 없게 됐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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