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DMZ' 놓고 통일부-유엔사 갈등…'평화적 이용' 권한 확보 필요성은?

머니투데이 조성준기자
원문보기

'DMZ' 놓고 통일부-유엔사 갈등…'평화적 이용' 권한 확보 필요성은?

서울맑음 / -3.9 °
[the300]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DMZ 관련 법 체계와 평화적 이용'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조성준 기자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DMZ 관련 법 체계와 평화적 이용'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조성준 기자


"1950년대 유엔사령부는 DMZ(비무장지대)의 출입 통제는 군사적인 문제에만 국한하며 비군사적인 교류나 정치적인 문제는 군정위의 소관이 아니라 했습니다."

DMZ(비무장지대)의 권한을 두고 통일부와 유엔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재 DMZ 통제·관리 권한을 고수하려는 유엔사가 정전협정이 맺어진 1950년대에는 '군사적' 문제에만 개입하려는 소극적 자세를 취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재의 유엔사 입장과는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과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DMZ 관련 법 체계와 평화적 이용'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DMZ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에 따라 구축된 남북 완충지대다. 이곳을 출입하기 위해서는 협정문대로 자신들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게 유엔사 입장이다. 정전협정 제1조 제7·8·9 항에 따라 유엔사의 허가 없이 민간이 DMZ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발표자로 나선 한모니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유엔사 쪽에서는 정전협정 제1조 7·8·9항은 오직 군사적인 문제에만 국한되며 비군사적인 교류는 정치적인 문제이므로 군정의 소관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전협정이 체결된 직후에는 분명하게 군사적인 영역과 비군사적 영역이 분리돼 있었는데, 2000년대 이후에는 유엔사가 비군사적 영역도 포함되도록 적용의 범위를 확대했다"며 "이제는 '군사적 성질'의 범주와 영역을 어떻게 설정할지 정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용근 경남대 교수는 '9.19 군사합의와 DMZ 및 정전 관리'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유엔사가 가진 권한과 관리 의무 등을 설명했다. 조 교수는 "유엔사의 규정이 매우 모호하다"며 "DMZ의 출입 권한이 미군의 대령인 유엔사 비서장이 자기 의사대로, 어떤 면에서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 교수는 DMZ 출입 통제 권한에 관한 국내법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유엔사와 협상할 때 국내법을 따라야 할지 유엔사가 유지하는 DMZ의 관할권을 따라야 할지 입장 정리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국내법이 만들어지면 국방부·통일부가 유엔사를 상대로 조율할 때 우리에게 명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법을 발의한 이재강 의원은 축사를 통해 "DMZ는 군사적 완충지대를 넘어 생태와 역사, 그리고 평화가 공존하는 미래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전환의 시작은 제도이며 법의 언어로 평화를 구체화하고, 행정의 구조로 그 방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DMZ를 둘러싼 통일부와 유엔사의 갈등은 최근 또 불거졌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1일 복원 추진 구간 중 한 곳인 고성 DMZ 평화의 길 고성A 코스를 찾아 "이재명 정부의 선제적 신뢰 회복 조치 차원에서 DMZ 내부 구간을 다시 열어서 평화의 길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사는 정 장관의 발언 직후 사실상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유엔사는 언론 입장문을 통해 "평화의 길 대부분은 DMZ 외곽에 위치해 한국 관리하에 일반인에게 개방돼 있지만, DMZ 내 3개 도보 경로는 보안상 이유로 출입이 제한된다"며 "이 구간들은 유엔사 관할권에 속하고 기존 DMZ 출입 정책과 절차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지난해에도 통일부와 유사한 사안으로 갈등을 빚었다. 정 장관은 지난해 말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의 백마고지 유해 발굴 현장 방문을 유엔사가 불허한 사실을 공개하고, DMZ 접근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에 유엔사는 성명을 발표해 DMZ에 대한 본인들이 가진 권한을 강조한 바 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