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준 경호처장이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출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
지난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대통령경호처 간부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이현경)는 23일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과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 등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첫 공판준비 절차를 진행했다.
이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체포영장 집행 전 차벽과 철조망을 설치한 김 전 차장과 이 전 본부장에게는 직권남용 혐의도 추가됐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군 사령관 3명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하도록 했다는 대통령경호법 위반 혐의도 있다.
박 전 처장과 이 전 본부장은 이날 재판에 출석 의무가 없지만 직접 나왔다. 박 전 처장 측은 재판에서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영장 집행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처장의 변호인은 “대통령경호법에 따른 정당행위였다”며 체포 방해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객관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고의는 없었다”며 “형사소송법 110조에 따라 영장집행 공무원이 출입하려면 박 전 처장의 승낙이 필요하므로 (영장 집행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110조는 군사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데, 이를 근거로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섰다는 것이다.
박 전 처장 측은 “설령 영장 집행이 적법하더라도 이는 법률적 판단 착오에 따른 것으로, 공무집행방해의 고의가 없거나 정당한 이유가 있다”며 “(박 전 처장의 행위는) 대통령경호법에 따른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윤 전 대통령이 체포 방해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으면서 이들도 법적 처벌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1심 판결문을 법원에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김 전 차장은 체포방해 혐의와 차벽·철조망을 설치한 직권남용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비화폰 삭제와 관련된 나머지 혐의는 부인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3일 공판준비 절차를 한 번 더 거치기로 했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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