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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억원 뜯고 얼굴도 고쳐 도망쳤는데…로맨스스캠 ‘부부사기단’의 최후

헤럴드경제 이원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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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억원 뜯고 얼굴도 고쳐 도망쳤는데…로맨스스캠 ‘부부사기단’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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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10시55분께 국내에 강제 송환된 캄보디아 스캠 범죄 피의자들이 호송버스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23일 오전 10시55분께 국내에 강제 송환된 캄보디아 스캠 범죄 피의자들이 호송버스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120억원대 ‘로맨스 스캠’(혼인빙자사기) 사기를 벌였으나 캄보디아 현지에서 풀려난 부부가 끝내 국내로 압송됐다. 여기에는 법무부의 국제공조 노하우와 검사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초국가 범죄 대응을 위해 꾸려진 범정부 태스크포스(TF)는 23일 한국민 869명에게 약 48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이들 중에는 가상 인물로 위장하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 104명에게 약 120억원을 편취한 로맨스 스캠 부부 사기단도 있었다.

이 부부는 수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범죄를 저질렀다.

이들은 지난해 2월 현지에서 체포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현지 경찰에게 뇌물을 주고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이후 은신처를 수시로 옮기며 도피했다. 성형수술까지 하며 신분 세탁도 시도했다.


법무부는 부부가 현지에서 석방됐다는 첩보를 접한 후 장관 지시로 검사를 현지에 급파했다. 파견 검사는 캄보디아 법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부부의 재체포와 송환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식적으로 캄보디아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도 청구했다.

전승환 법무부 국제형사과 검사는 이날 브리핑 중 “법무부는 이후 동남아 공조 네트워크를 통해 10회 이상 캄보디아 담당자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화상 회의를 했다”며 “지난해 12월에는 유엔 마약범죄사무소(ODC) 워크숍과 캄보디아에서 개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캄보디아 정부를 설득했다”고 했다.

이런 끈질긴 노력 끝에 부부는 지난해 7월 현지 경찰에 다시 체포됐다.


범죄인 인도 재판을 거쳐 이날 국내로 이송됐다.

전 검사는 “캄보디아 정부를 오랫동안 설득한 끝에 조건 없이 부부를 국내로 송환할 수 있었다”며 “캄보디아 법무부는 전폭적인 송환 협조와 향후 지속적인 협력도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편 캄보디아에서 스캠(사기), 인질강도 등에 가담한 한국인 범죄 조직원 73명은 이날 오전 전세기를 타고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이들을 태운 대한항공 KE9690편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출발해 이날 오전 9시41분께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한국 범죄자들을 해외에서 전세기로 집단 송환한 사례는 이번이 네 번째였다. 단일 국가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송환 작전이기도 했다.

73명 모두 전세기에서 내리자마자 수갑이 채워진 채 피의자 신분으로 관할 경찰관서로 압송됐다. 전세기 착륙 후 입국 수속까지는 약 1시간10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