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혈액원, 전혈·혈소판 헌혈자에 '선착순 두쫀쿠'
"SNS에 올릴 것" "앞으로도 헌혈 하겠다" 현장 목소리
23일 오전 광주 동구 헌혈의집 충장로센터에 두바이쫀득쿠키가 진열돼 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은 이날 헌혈자들에게 두바이쫀득쿠키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2026.1.23/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카페에서는 돈 주고 줄 서서 사 먹는데, 헌혈처럼 좋은 일도 하고 받으면 좋지 않겠어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 있는 헌혈의 집 광화문센터.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 입구 한켠에 놓인 '예약 현황'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종이에 빼곡히 적힌 이름은 50여 명. 대부분 전혈·혈소판 헌혈 예약자였다. 센터 관계자는 "평소엔 30명 정도가 예약하고 방문하는데, 오늘은 50명이 예약했다"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센터가 속한 대한적십자사 서울동부혈액원은 시민들의 헌혈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최근 품귀 현상이 빚어진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이벤트를 진행했다. 전혈·혈소판 헌혈자들은 선착순으로 두쫀쿠를 받을 수 있다. 이날 광화문센터는 총 100개를 준비했다.
최 모 씨(30·여)는 남자친구와 휴가를 내고 아침 일찍 센터를 방문했다. 매년 초 한 번씩 헌혈을 하려고 한다는 최 씨는 "두쫀쿠를 준다고 해서 온 건 아니지만, 헌혈도 하고 선물도 받으니 좋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헌혈의 집에 오면 두쫀쿠를 준다'는 포스팅을 올릴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최 씨의 남자친구 안 모 씨(30·남)은 여자친구의 권유로 10년 만에 헌혈을 하러 온 경우다. 안 씨는 "두쫀쿠를 구하기 어렵다는데, 카페에서는 돈 주고 줄 서서 사 먹지 않느냐"며 "헌혈처럼 좋은 일도 하고 받으면 좋지 않겠나"라고 웃어 보였다. 안 씨는 "앞으로도 여자친구와 1년에 한 번씩은 헌혈하겠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헌혈의 집 광화문센터에 준비된 두바이 쫀득 쿠키.2026.1.23/뉴스1 ⓒ News1 권준언 기자 |
대학교 3학년인 이윤서 씨(22·여)는 6년째 정기적으로 헌혈을 해 오다 최근 철분 수치가 낮아져 3달 동안 헌혈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올해 첫 헌혈에 나선 이 씨는 '두쫀쿠 이벤트'를 "감다살(감이 다 살아있다)"이라고 평했다. "두쫀쿠를 구하기도 힘들고, 가뜩이나 혈액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적십자사가 마케팅을 잘하는 것 같다"는 뜻이다.
올해 성인이 된 뒤 처음 헌혈을 하는 이주현 씨(19·남)는 두쫀쿠를 어머니에게 드릴 예정이다. 이 씨는 "8주에 한 번씩은 전혈 헌혈을 하러 온다"며 "제가 O형인데 O형은 누구에게나 수혈할 수 있기도 해서, 헌혈할 때마다 '내가 쓸모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동부혈액원은 이날을 포함해 오는 29일, 내달 5·12·26일 등 모두 5차례에 걸쳐 매주 1차례씩 관할 헌혈의 집 14곳에서 두쫀쿠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날 광화문센터뿐만 아니라 서울동부혈액원 권역 내 헌혈자도 두쫀쿠 이벤트 영향으로 크게 늘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권역 내 '헌혈의 집' 14곳에서 헌혈한 인원은 총 46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금요일(16일) 188명과 비교하면 약 2.5배 많은 수준이다.
한편, 대한적십자사의 혈액 보유량은 적정 수준보다 모자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혈액 보유량(적혈구제제)은 2만 1142유닛이다. 1일 소요량이 5022유닛인 것을 고려하면 약 4.2일분에 해당한다. 보건복지부 기준 적정혈액보유량은 5일분으로, 현재 혈액수급위기단계 '관심' 수준이다.
아울러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헌혈자 실인원은 126만 4525명으로 10년 전(169만 6095명)보다 25.5% 줄어들어 20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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