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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부족 의사 수 5년간 ‘4천명대’…보정심 회의 할수록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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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부족 의사 수 5년간 ‘4천명대’…보정심 회의 할수록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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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027학년도 이후 의과대학 정원 규모를 결정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를 거듭할수록 미래에 부족한 의사 수가 계속 축소돼 논란이다. 부족한 의사 수 범위를 좁히기 위한 소위원회(TF)가 23일 열리면서 향후 5년 동안 부족한 의사 수가 ‘4천명대’로 좁혀질지 주목된다.







의사 최대 7261명→4800명 부족…회의할수록 줄어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는 지난해 말 2040년 부족한 의사 규모가 최소 5704명 최대 1만1136명이란 결과를 내놓았다. 어림잡아 최소 매년 700명 이상을 증원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그러나 보정심 2차 회의에서 부족한 의사 수는 최소 5015명에서 최대 1만1136명으로 바뀌었다. “마지막 추계위에서 공급추계의 일부 변수를 미세조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추계값을 수정했다”는 보건복지부의 설명이 뒤따랐다. 추계위에서 추린 12개 모형 중 공급추계 2안의 변수가 미세조정되면서, 공급추계 2안에 해당하는 6개 모형의 숫자가 바뀌었고 부족한 의사 수 최솟값도 줄어든 것이다.



이를 보정심이 기준으로 삼기로 한 2037년으로 보면, 부족한 의사 규모는 최소 2530명에서 최대 7261명이다. 보정심은 2027학번이 의사면허를 따고 정식 의사로 배출되는 2033년부터 5년간인 2037년까지의 의사 부족 규모를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에 반영하기로 했다. 지난 20일 열린 보정심 4차회의에서는 이를 최소 2530명 최대 4800명으로 범위를 좁혔다. 이번엔 부족한 의사 수의 최댓값을 줄인 것이다.



추계위는 수요추계 1안(기본추계, 미래의료 환경변화, 보건의료 정책변화, 미래의료 환경변화+보건의료 정책변화) 4가지와 수요추계 2안, 수요추계 3안을 더해 총 6가지 수요추계를 내놓았다. 공급추계는 1, 2안 두 가지다. 이를 조합해 총 12개 모형을 두고 보정심 논의가 시작됐다. 4차회의에서는 수요추계 1안 중 미래의료 환경변화와 보건의료 정책변화를 모두 고려한 모형만 남기고 나머지 3가지는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부족 규모가 △7261명 △6455명 △5520명 △5529명 △4723명 △3788명으로 추산된 모형이 제외되면서 남은 6개 모형으로 범위가 좁혀지게 됐다.



12개 모형 중 어느 모형이 합리적인지에 대해서는 의료계와 환자·소비자·시민사회의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증원 규모가 큰 모형부터 논의에서 제외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의료계의 눈치를 보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전날 의사인력 양성 관련 토론회에서 “환자에게 의사 인력은 최소치가 아니라, 부족함 없이 충분히 해야 하는 필수 요건”이라면서 “정부가 발표한 (의사 부족 규모) 최대치인 4800명은 환자에게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정부도 처음엔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더니 이제는 최소치에 비중을 두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보정심에 참여중인 민주노총은 4차회의 다음날인 21일 성명을 내어 “당초 수급추계위원회의 결정보다 감소한 규모를 제시한 상황에서 6가지 모형을 제시해 공급부족 규모를 더 축소시켰다”라면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수요자와 전문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의견으로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의대 입학정원의 규모는 2530명에서 4800명 사이에서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범위 더 좁히기 위한 소위원회 가동…5년간 ‘4천명대’ 증원될까





보건의료계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보정심 내 소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남은 6개 모형에서 더 범위를 좁히기 위해서다. 소위원회에는 공급자(의료계) 2명, 수요자 2명, 전문가 2명이 참여한다. 소위원회에서는 두 가지 공급추계 중 공급추계 2안을 두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 보정심 관계자는 “공급추계 2안은 추계위 막판에 한 위원이 주장하면서 갑자기 결과에 반영됐다. 이를 좀 더 들여다보자는 취지”라고 귀띔했다. 공급추계 2안을 적용하면 1안보다 의사 부족의 규모가 확 줄어든다. 수요자 단체에서는 공급추계 2안을 채택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소위원회에서 펼칠 것으로 전해졌다.



소의원회 논의 결과 공급추계 2안이 배제된다면, 2037년 부족한 의사 규모는 △4262명 △4724명 △4800명 3가지 모형이 남는다. 5년간 4천명대 증원으로 범위가 좁혀지는 셈이다. 이 중 600명은 의학전문대학원 형태로 설립될 가칭 ‘공공의료사관학교’(공공의대)와 의대 없는 지역에 설립될 신설 의대로 뽑는다. 이를 고려하면, 2027학년도부터 기존 40개 의대 중 32개 지역 의대에 증원되는 규모는 최소 732명 최대 840명으로 추산된다. 증원되는 인원은 모두 지역의사제(국가로부터 학비 등을 지원받고, 지역에서 10년 의무복무하는 제도)로 뽑는다.



아직 고려할 사항은 더 남아있다. 자퇴, 퇴학, 국가시험 불합격, 수련 중도포기 등 ‘이탈률’과 적정 교육인원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만큼 증원하는 ‘증원 상한율’ 등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증원 상한율은 10%와 30%가 가장 주요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이탈률은 4%로 고려될 것으로 전해졌다.



보정심은 오는 27일 5차회의를 이어간다. 5차회의에서는 6개 모형에 대해 논의한 소위원회 경과 내용과 의대생 교육 여건, 전날 토론회 결과 등이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 규모는 빠르면 다음달 3일, 늦어도 설 연휴 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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