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정신장애 주장’ 이유로 양형가중 안 돼”
‘살인 미수’ 10대에 2심서 “반성 부족” 형 가중
소년犯 파기환송…“장애인 방어 못하게 만들어”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된 지적장애 소년이 법정에서 정신적 장애를 주장한 것을 두고 ‘반성하지 않는다’며 형을 가중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깨졌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된 A(18) 군에게 장기 9년‧단기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지적장애 3급의 정신적 장애인 A 군은 지난해 8월 19일 오전 안산시 상록구 한 중학교 부근에서 등교 중이던 B(14) 양을 흉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소년犯 파기환송…“장애인 방어 못하게 만들어”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된 지적장애 소년이 법정에서 정신적 장애를 주장한 것을 두고 ‘반성하지 않는다’며 형을 가중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깨졌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된 A(18) 군에게 장기 9년‧단기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지적장애 3급의 정신적 장애인 A 군은 지난해 8월 19일 오전 안산시 상록구 한 중학교 부근에서 등교 중이던 B(14) 양을 흉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 A 군은 2023년 11월께 같은 중학교에 재학 중인 피해자 B 양을 알게 된 후 이성적으로 좋아하게 됐으나 피해자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고 친구 관계마저 끊으려고 하자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주변에 있던 시민들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1심은 A 군 측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장기 8년‧단기 5년에 처했다. 검사와 피고인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는데, 2심은 장기 9년‧단기 6년으로 형을 가중했다.
대법원은 1‧2심이 소년이자 장애인인 A 군에 대해 충실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며 2심 판결을 파기했다.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소년법의 목적, 장애인인 소년의 절차적 지위와 권리 등을 종합하면 정신적 장애인인 소년의 형사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으로서는 그가 호소하는 정신적 장애나 사법적 조력 요청 등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피고인이 병원 퇴원 후 약 20일 만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장애인 사법 지원(편의 제공) 요청을 했으나 1심에서 임상심리 전문가인 전문 심리위원이 재판 절차에 관여했을 뿐 1심과 원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추가적인 소송상 조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2심이 A 군의 정신적 장애 주장에 대해 “정신의학과적 병력을 핑계로 책임을 경감하려 하며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의문”이라며 형을 가중한 점도 문제 삼았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정신적 장애를 이유로 심신장애 등을 주장하는 것을 ‘반성하거나 후회하고 있지 않다는 인격적 비난 요소’로 봐 가중적 양형 조건으로 삼는 것은, 피고인이 장애를 밝히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장애인이 충분한 방어 행위를 못 하게 해 비장애인과 관계에서 실질적 평등 보장이 이뤄지지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피고인이 방어권 행사 범위를 넘어 형사처벌을 모면하고자 그런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그 판단을 위해선 장애 상태에 대한 면밀하고 충분한 심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이투데이/박일경 기자 (ekpark@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