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역만 수백 번, 추위도 못 막은 열정”… 톱배우가 된 뒤에야 꺼내놓은 무명의 상처
세계일보 자료 사진 |
배우 김혜윤이 7년이라는 긴 무명의 터널 속에서 동상에 걸려 손톱이 빠지는 고통을 견디며 버텨온 눈물겨운 시간을 고백했다. 화려한 톱스타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답답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휴학 한 번 없이 ‘칼 졸업’에 매달려야만 했던 그의 숨겨진 속사정이 공개되자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2013년 17세의 나이에 KBS2 드라마 ‘TV소설 삼생이’의 아역으로 시작해, 어느덧 데뷔 13년 차를 맞은 배우 김혜윤. 그가 대중에 눈도장을 찍기 시작한 건 2018년 방송된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통해서였다. 해당 드라마에 2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낙점된 그는 오직 서울대 의대가 목표인 독기 가득한 우등생 ‘강예서’ 역을 맛깔나게 소화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는 이 작품으로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연기력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인기까지 급상승하면서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tvN ‘어사와 조이’, JTBC ‘설강화’ 등의 드라마와 ‘미드나이트’, ‘불도저에 탄 소녀’, ‘동감’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그리고 2024년 출연한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가 초대박을 치면서 톱배우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선재 업고 튀어’에서 10대~30대를 오가며 눈물과 웃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해당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자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상대 배우 변우석과 함께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스타로 급부상했다.
tvN ‘선재 업고 튀어’ |
김혜윤은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고생도 많았다. 그는 ‘TV소설 삼생이’로 데뷔한 후에도 대사 한 줄 없고 화면에도 나오지 않는 이름 없는 단역을 전전했다. 데뷔 6년 만에 ‘스카이캐슬’에 출연하면서 첫 소속사가 생긴 그는 그전까지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연기와 학업을 병행했다.
건국대 영화학과 재학 시절에는 학과 활동과 수업에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착실한 학생이었는데, 단역으로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도 그 흔한 휴학 없이 장학생으로 칼 졸업 했다. 그는 칼 졸업의 이유를 불안감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오디션에 줄줄이 탈락하면서 배우의 꿈이 멀게만 느껴졌고 막막한 미래 때문에 졸업이라도 빨리하자는 심산이었다고 한다. 그의 무자비한 성실함과 비록 단역일지라도 배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현장에서 쌓은 경험은 지금의 ‘믿보배’ 연기 내공을 만든 원동력이 됐다.
김혜윤의 같은 과 후배는 그에 대해 “연기 잘하는 선배 하면 제일 먼저 꼽히는 게 혜윤 선배였다. ‘걔 눈을 봐라. 걔는 뭐가 돼도 될 애다’라는 게 선배에 대한 정설이었다”라며 김혜윤의 부지런함과 노력은 학교에서도 회자될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고 털어놨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불철주야 노력한 끝에 지금의 톱스타 자리에 오른 김혜윤. 최근 그의 어린 시절 사진이 공개되자 화제의 중심에 오르며 다시 한 번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 1월 13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공식 계정에는 “이랬는데, 요래됐슴당~ 말랑콩떡 아깽 혜윤이 어른 강뿅토가 되기까지”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속에서 김혜윤은 총기 가득한 눈망울은 물론, 해맑은 미소와 트레이드마크인 보조개까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 귀엽다”, “보조개까지 하나도 안 변하고 그대로 컸다”, “모태 러블리, 지금도 사랑스러운데 아기 때도 너무 사랑스럽다” 등의 댓글을 달며 김혜윤의 귀여운 면모에 극찬을 표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
사진이 올라온 다음 날인 14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김혜윤은 힘들었던 단역시절에 대해 한탄하기도 했다. 그는 “데뷔 전부터 7년간 단역 생활을 하며 오디션을 100번 이상 봤다”면서 “발음만 좋으면 뭐 하냐 액팅을 못하는데, 너는 그래서 아마추어다” 등의 막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에서 말할 수 없는 욕설도 많이 들었다. 그런 날이면 집으로 가는 대중교통 안에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라고 털어놨다.
김혜윤은 이어 “24시간 밤새 대기한 적도 있고, 9시간을 기다렸는데 촬영이 엎어질 때도 있었다. 대기의 연속이었다. 동상에 걸려서 손톱이 빠진 적도 있다”라며 “그런 암울한 시절을 버텼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무명시절의 자신에게 “혜윤아, 잘하고 있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면서 “무명시절이 없었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을 거다. 꿈에 더 닿을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김혜윤은 1월 16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은 인간이 되기 싫은 괴짜 MZ 구미호와 자기애 과잉 축구선수 인간을 둘러싼 좌충우돌 판타지 로맨스물로 ‘모범택시’의 후속으로 방영 중이다.
김혜윤은 올해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을 시작으로 SBS 드라마 ‘굿파트너 2’와 영화 ‘살목지’, ‘랜드’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영화 ‘고딩형사’를 촬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어떤 역할로 또다시 ‘제2의 신드롬’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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