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최고위원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우려하는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자신이 전날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사전에 충분히 공유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면서도 “당 대표가 먼저 제안하지 않으면 시간상 불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사과할 각오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22일) 저의 합당 제안으로 놀라고 당황하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여러 불가피성과 물리적 한계 등으로 사전에 충분히 공유해드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스럽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어 “그런데 저는 그 송구스러움이 있었지만 이 부분은 당 대표가 먼저 제안하지 않고서는 (6월) 지방선거 전에 시간상 (합당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사과할 각오로 제가 제안을 했다”고 했다.
정 대표는 “(두 당의 합당은) 언젠가 누군가는 테이프를 끊어야 하는 일”이라며 “이제 시작종이 울렸으니 가는 과정과 최종 종착지는 모두 당원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전 당원 투표에서 가결되면 가는 것이고 부결되면 멈추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도 (당원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저는 당심과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특정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당 전체, 당원의 이익으로 작동해야 한다. 합당 문제도 당원들께서 결정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세 최고위원은 정 대표가 전날 합당을 제안한 뒤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강득구) “대표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이언주)고 공개 반발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합당 제안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갔다. 평당원 출신인 박지원 최고위원은 “당원들은 물론, 여러 의원과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사전 의견 수렴과 숙의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적지 않아 보이고, 일부 최고위원님들 불참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짚었다. 박 최고위원은 과거 민주 진보 진영의 ‘깜짝’ 통합 추진 사례를 거론하며 “당시에도 공론화가 부족했다는 문제가 번번이 불거졌다. 지금은 (그때와) 당원의 규모와 성격도 다르다”며 “절차와 숙의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친이재명계 핵심 이연희(청주 흥덕을) 의원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는 것은 집권여당이 추진하는 확장 전략의 일환”이라고 합당 제안을 옹호했다. 이 의원은 “건전한 진보와 합리적 보수가 통합하는 확장 전략은 진영을 넘어 국민 전체를 바라보는, 이재명 정부의 분명한 국민통합의 방향”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 역시 진영 합산이 아니라 국민 삶의 해법을 키우는 책임있는 연대이자 시대적 선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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