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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불가사의한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아주경제 박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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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불가사의한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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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무대가 되고 사람이 이야기가 되는 화천산천어축제'
2026 화천산천어축제 얼음낚시 풍경[사진=화천군]

2026 화천산천어축제 얼음낚시 풍경[사진=화천군]




한겨울, 영하의 찬 공기가 폐부 깊숙이 파고드는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위. 두껍게 얼어붙은 강 한복판에 수천 개의 얼음구멍이 뚫려 있다. 그 위로는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얼음 아래에서는 은빛 산천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강태공들은 얼음 위에서 기대와 설렘이 교차한다. 이 이색적인 풍경은 단순한 겨울 축제의 한 장면을 넘어섰다. 세계가 주목한 불가사의한 겨울의 풍경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화천산천어축제는 미국 CNN이 ‘세계 겨울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한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다.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이 축제는 2003년 시작돼 올해로 2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자연이 만든 무대를 사람이 완성하는 축제이다. 지난 10일 개막한 축제는 올해도 변함없이 화천천 일대를 거대한 겨울 무대로 바꿔 놓았다.
2026 화천산천어축제 얼음낚시[사진=화천군]

2026 화천산천어축제 얼음낚시[사진=화천군]




화천산천어축제가 다른 겨울축제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무대에 있다. 이 축제의 가장 큰 무대는 인공 구조물이 아닌 자연 그 자체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간이 아닌 겨울이 만들어낸 얼음천 위에서 축제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무대의 중심에는 관광객이 서 있다.

얼음구멍 하나를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낚시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선다. 낚싯대를 드리우는 순간, 관광객은 관람자가 아니라 참여자가 되고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이 된다.


산천어가 걸려드는 찰나의 긴장감, 얼음구멍 위로 튀어 오르는 은빛 물결, 주변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와 탄성은 그날의 기억을 평생 지워지지 않을 이야기로 만든다.
2026 화천산천어축제 얼음낚시[사진=박종석 기자]

2026 화천산천어축제 얼음낚시[사진=박종석 기자]




이러한 참여형 축제 구조는 화천산천어축제를 살아 있는 축제로 만들었다. 매년 같은 장소, 같은 계절에 열리지만,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는 해마다 다르다. 가족의 추억이 되고 연인의 기억이 되며 누군가에게는 인생 첫 겨울 여행의 장면으로 남는다.

혹독한 추위는 이 축제의 장애물이 아니라 배경이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얼음판 위에 모여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다. 낚시 요령을 알려주는 낯선 이의 손짓, 잡은 산천어를 자랑하며 웃음을 나누는 아이들의 얼굴, 따뜻한 음식을 나누며 추위를 녹이는 가족의 풍경은 이 축제가 품고 있는 또 다른 가치이며 혹한 속에서 피어나는 공동체의 풍경이다.


화천산천어축제가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겨울이라는 계절의 본질,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가장 원초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점 때문이다. 얼음 아래 생명과 얼음 위 인간이 공존하는 풍경은 설명이 아닌 체험으로 이해된다.

이 축제는 해마다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겨울의 문을 연다. 기술과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도 화천천 위의 얼음판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느림’과 ‘몰입’을 허락한다. 그 위에서 사람들은 잠시 일상의 역할을 내려놓고 오롯이 자연 속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된다.
2026 화천산천어축제 얼음낚시[사진=화천군]

2026 화천산천어축제 얼음낚시[사진=화천군]




화천산천어축제는 오는 2월 1일 폐막한다. 어느덧 축제의 시간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 불가사의한 풍경 속으로 한 걸음도 들어가 보지 못했다면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얼음판 위에 서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관광객에 머물지 않는다. 자연이 만든 거대한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써 내려가는 주인공이 된다.

한겨울, 얼음 아래를 헤엄치는 산천어와 마주하는 그 짧은 순간이 오래도록 기억될 장면이 될 것이다. 2026 화천산천어축제는 지금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다.
아주경제=박종석 기자 jspark030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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