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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채 빼고 팔아라” 과거엔 실패, 집값도 못잡았다[부동산360]

헤럴드경제 서정은,김희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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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채 빼고 팔아라” 과거엔 실패, 집값도 못잡았다[부동산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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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이해찬 위독' 상황 보고에 조정식 베트남 급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이후 양극화 심화
“‘똘똘한 한 채’ 전략만 더 공고해질 것”
틈새 부각 중저가 아파트, ‘키 맞추기’ 전망도
아파트 단지 전경. [헤럴드경제DB]

아파트 단지 전경.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서정은·김희량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5월 9일 만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21일 기자회견에서 “세금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밝혔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사실상 증세 수순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과거 정부에도 각종 세금 정책을 통해 집값 안정을 시도했지만, 양극화만 커진만큼 섣부른 규제가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018년 5월 처음 시행됐다. 다주택자들에게 높은 세율을 적용해 투기를 규제하고, 매물 출회를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꾀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시장 흐름은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을 부추겼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KB부동산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처음 도입된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52.9% 급등했다. 같은 기간 지방 5개 광역시의 상승률인 7.6%를 크게 웃돈다. 규제 도입 이전인 2004년 9월~2018년 5월까지 서울 아파트값과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 값이 각각 63.9%, 69.9% 상승하며 유사한 흐름을 보였던 것과 대조된다. 다주택자들이 지방 주택을 처분하고 서울의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면서 결과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다주택자에 대해 종부세율을 최고 6%까지 올린 2021년에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16.35% 올라 2020년(13.46%)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2006년(24.8%) 이후 15년만에 최고치였다.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출범 초기인 2017년 6월 6억4000만원에서 2022년 5월 13억1000만원까지 뛰었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세제 규제를 통해 이같은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남아있는 다주택자들은 세금을 내더라도 더 큰 폭의 집값 상승 누릴 수 있으니 버티는 것”이라며 “강풍을 일으킬수록 옷을 더 두텁게 입듯 강한 규제를 반복한다고 시장이 안정화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도 “다주택자나 고가주택을 겨냥한 세제 개편은 매물 잠김을 부추겨 2차적으로 실수요자나 임차인들에게 피해를 전가할 수 있다”며 “전세난에 몰린 서민들이 월세로 밀려나고, 월세수요 증가에 따른 주거비 급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세금을 올리면 결국 조세 전가로 이어져 다주택자들은 새 매수자와 이 부담을 나누려고 시도할 것”이라며 “양도세와 같이 상속세, 증여세, 거래세 등을 같이 손보지 않으면 과거의 실패가 재현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초고가 주택 시장은 세금이 부동산 거래를 좌우하는 시장은 아니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똘똘한 한 채’ 선호 역시 핵심 입지의 주택 선호를 부추겨 보유 전략을 강화할 수 있다.


틈새시장으로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키맞추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810만원이었다. 7월 14억원을 넘긴 지 약 5개월에 15억원을 넘긴 것으로 1년 사이 18.5%가 뛰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한 뒤 중앙에 위치한 값을 뜻하는 중위가격도 11억556만원으로 11억원을 넘어섰다. 1년 사이 12.4%나 올랐다. 정부의 6·27, 10·15 대책 등 고강도 규제가 이어졌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하자 불안에 빠진 실수요자들이 틈새시장인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나선 영향이다.

윤 랩장은 “똘똘한 한채가 공사비 급등과 만나 ‘똘똘한 신축’이 됐고 앞으로는 세제를 고려한 ‘거주용 똘똘한 신축’으로 수요가 몰리게 될 것”이라며 “공급 부족 국면에서 대출규제와 매물 잠김을 동시에 겪는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