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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K-배터리 대안 될까…생산 규모·시기가 핵심 [배터리레이다]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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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K-배터리 대안 될까…생산 규모·시기가 핵심 [배터리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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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최근 기술 성장이 가파르게 이뤄지는 산업용 로봇이 국내 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높은 출력을 요하는 로봇 배터리 특성상 리튬인산철(LFP)보다 국내가 주력해 온 삼원계 탑재가 유력한 덕이다. 이에 따라 실제 상용화 시기와 물량 공급 시점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양산 논의가 오가는 로봇 시장에 대한 진입 여부를 검점하고 있다. 현재 논의 중인 로봇이 대부분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이동형 기반 로봇인 만큼, 배터리가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응용처인 덕이다.

실제 공급 사례도 발굴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가 개발 중인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현대차그룹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개 '스팟 2'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다. 삼성SDI 역시 지난해 현대차·기아 및 로보틱스랩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로봇용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현재 산업용을 비롯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로봇은 대부분 삼원계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해 왔다. 로봇의 한정적인 크기 특성상 대형 각형 배터리를 쓰기에 적합하지 않아서다. 또 파우치 등 폼팩터 구조를 유연화할 정도로 월등히 성능이 높거나 많은 물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당초 대형 각형, 파우치 배터리가 일정 수준의 대량 양산 제품에 탑재되는 전략 거래선향 배터리인 점도 영향을 줬다. 로봇 시장이 아직 크지 않은 탓에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원통형 배터리를 우선 탑재한 것이다.

최근 로봇발 배터리 수혜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다가오는 시장 개화와 고성능 니즈가 있다. 피지컬 AI 발전으로 로봇의 고성능화가 이뤄지면서 대량 양산을 준비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전력 요구치도 확대됐다. 24시간 가동되는 공장 특성 상 로봇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면 필요 대수도 많아지고 사용 지속시간이 늘어나야 해 고성능 배터리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기차 시장 둔화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봇 시장 개화 속도가 빨라질 수록 관련 물량이 늘고, 요구하는 폼팩터가 다양해져 배터리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원통형 배터리 부피를 늘린 46파이 배터리와 폼팩터 유연화에 유리한 파우치 배터리, 화재 안전성·장시간 운용에 유리한 전고체 배터리 등이 그 대상으로 지목된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실제 로봇 시장 내 입지 확대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휴머노이드 등 고성능 로봇 양산 사례가 거의 없는 데다, 각 기업 매출에 유의미할 비중까지 높아지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신규 기술 진입에 보수적인 공장 입장에서 단기간 내 다양한 공정에서의 로봇 투입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주요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인 테슬라와 피겨AI, 유니트리 등은 내년 이후로 양산 일정을 잡은 상태다.

현신균 LG CNS 사장도 지난 'CES 2026'에서 기자들과 만나 "로봇 하드웨어 업체들이 하루 50대를 양산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하는데 2년, 2년 반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 경쟁력 있는 로봇을 위해 양산 라인 구축과 부품 공급망 라인업에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극심한 전기차 시장 둔화로 위기를 겪은 국내 배터리 업계 차원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관측도 제기된다. 전기차 시황 의존성을 탈피해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이 전기차 시장 성장률과 동화된 시점에서 ESS 외 기회가 제기되는 것은 국가전략적 산업 입지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로봇 산업은 배터리 시장에 있어 장기적인 가치 전환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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