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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거리 될까 숨겼다"…대중교통서 성추행당한 남성 상당수가 '침묵'

뉴스1 김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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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거리 될까 숨겼다"…대중교통서 성추행당한 남성 상당수가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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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지하철·기차 이용객 15.1% 피해 경험 "가해자 42% 여성"

"남성 수치 예상 상회"…여성 피해 비율 54.3%로 여전히 높아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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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남성 중 상당수가 성추행을 경험한 적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성추행 피해가 단지 여성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 도쿄의 지하철과 기차를 이용하는 남성 6명 중 1명이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도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 응답자의 15.1%가 대중교통 이용 중 성추행을 겪었다고 밝혔다. 같은 조사에서 여성 피해 경험 비율은 54.3%로 여전히 높았지만, 남성 수치 역시 과거 조사와 비교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남성 피해 비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점에 주목했다. 츠쿠바대 하라다 다카유키 교수는 "과거 일본 정부 조사했던 남성 피해 비율은 5% 수준이었고, 10%를 넘은 적은 없었다"며 "이번 결과는 예상했던 수치를 훨씬 상회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2023년 쟈니 키타가와 사건 이후 분위기가 변했다고 짚었다. 일본 아이돌 산업을 이끌어온 키타가와가 수십 년간 남자 연습생들에게 성적 학대를 일삼아 왔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 수많은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일이 일어난 바 있다.

하라다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한 영향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성범죄 고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신고나 설문 응답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졌을 수 있다"며 "과거에는 '믿어주지 않을 것' '조롱당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침묵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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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보호 정책과 캠페인, 여성에게 초점 맞춰져 있어

하라다 교수는 "남성 피해자들 역시 여성과 마찬가지로 성 착취로 인해 삶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를 겪은 이들은 수치심과 함께 전철과 기차 등의 이용을 피하게 될 것이고, 결국 직장·학교 등 사회생활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장기적으로는 외상 후 스트레스나 과도한 경계심 같은 문제가 남을 수도 있다. 그동안에 성범죄에 대한 보호 정책과 캠페인이 여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일본 내각부가 조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피해자의 44.1%가 가해자를 남성으로 식별했고, 42.5%는 여성에게 추행당했다고 답했다. 이에 하라다 교수는 "가해자는 대부분 남성이라며, 혼잡한 상황에서 가해자를 명확히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성이라고 단정 짓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기본적인 문제의 근절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라다 교수는 "사람들이 타인을 추행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며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경계를 침범하며 얻는 쾌감 같은 성적 일탈, 스트레스 해소, 음주 등이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단속만으로는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일본에선 성추행 혐의로 2254명이 체포됐고, 이 가운데 1321명은 전철이나 기차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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