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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이 행성이 되고, 독도가 붉은 말을 탄다…청년 작가들의 '염원'

아시아경제 이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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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이 행성이 되고, 독도가 붉은 말을 탄다…청년 작가들의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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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문화대 기획전 '염원'
전통 기법에 현대적 감각 수혈
복원 안료 '동록' 활용 등 눈길
전현빈의 '세조 어진'

전현빈의 '세조 어진'


2026년 '붉은 말의 해(병오년)'를 맞아 전통 회화의 현대적 변용을 모색하는 전시가 열린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2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은에서 기획전 '염원(念願)'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전통미술공예학과 재학생과 교수진 마흔세 명이 참여해 전통 기법과 재료로 완성한 작품 약 쉰 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주제인 '염원'은 단순한 개인적 소망을 넘어 민족 정서에 축적된 기원의 마음을 함축한다. 작가들은 단청과 불화, 초상화 등 전통 양식에 깃든 길상(吉祥)의 의미를 현대적 조형 언어로 재해석했다.

눈여겨볼 점은 전통 도상의 파격적 변주다. 이지민은 '단청 플래닛'에서 규칙적인 단청 문양을 행성의 운동 원리에 빗대 우주적 이미지로 시각화했고, 최지원은 '적마도'를 통해 붉은 말의 역동성과 독도를 결합했다. 실험적 시도들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잡는 작품은 전현빈의 '세조 어진'이다. 1935년 김은호의 초본을 토대로 재료와 기법을 철저히 고증·복원해, 전통 회화의 근간이 되는 원형의 미학을 묵직하게 보여준다.

이지민의 '단청 플래닛'

이지민의 '단청 플래닛'


재료적인 측면의 실험도 눈길을 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복원에 성공한 전통 안료 '동록(銅綠·구리가 산화된 녹색 안료)'을 실제 작품에 적용한 결과물이 공개된다. 연구실의 학술적 성과가 예술 현장의 창작 재료로 이어진 사례로, 전통 안료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다.

대학 관계자는 "붉은 말의 해가 상징하는 생명력과 전진의 기운을 담아 전통 회화의 미감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환기하고자 했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전시는 휴관일 없이 무료로 진행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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