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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세라닙' FDA허가 표류 속 주가는 견고…HLB, 명과 암은?

이데일리 김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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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세라닙' FDA허가 표류 속 주가는 견고…HLB, 명과 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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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01월16일 08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HLB(028300)의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가 표류하는 가운데 이달 내 재신청 기대감에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허가 성공과 실패 어느 쪽으로도 단정하기 어려운 그레이존 구간이 길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미나 기자]




간암 신약 이달 내 FDA에 허가 재신청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HLB는 지난해 3월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과 리보세라닙의 간암 치료 병용요법에 대해 두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 FDA는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의 제조·품질관리(CMC)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당일 HLB를 포함한 그룹 상장사 9곳의 주가는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약 5조원이 증발했다.

이후 재신청 일정이 지연됐지만 HLB 주가는 지난해 10월 저점을 찍은 뒤 5만원대까지 회복했다. 제약시장에서는 리보세라닙이 임상 3상에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점과 CRL 사유가 임상 효능이 아닌 CMC라는 점이 주가 하방을 제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살펴보면 1차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와 무진행생존기간(PFS)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OS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 투약군의 중앙값이 23.8개월, 대조군의 중앙값이 15.2개월로 P값이 0.0001 미만으로 나타났다. PFS 역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투약군이 5.6개월, 대조군이 3.7개월로 P값이 0.0001 미만이었다.

즉 헬릭스미스(084990) 등 주가 급락 후 이전 수준으로 반등하지 못한 신약개발사들의 경우 임상 실패라는 명확한 이벤트가 있었지만 HLB는 이러한 사례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CRL을 2회 수령한 것 역시 FDA 품목허가에 치명적인 악재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일례로 휴젤(145020)은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의 신약 품목허가 신청에 대해 FDA로부터 CMC 보완을 요구하는 CRL을 수령했다. 이후 휴젤은 공정을 개선하고 자료를 보완한 뒤 재신청 서류를 제출해 FDA 신약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CRL의 횟수보다는 내용이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FDA가 CRL을 발행한 이유가 임상적 효능 문제가 아닌 CMC나 행정적 결함에 대한 것이라면 그렇게 치명적인 이슈는 아닐 수 있다"고 언급했다.

HLB는 이달 내 FDA에 리보세라닙의 품목허가를 재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주가 반등 요인으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인 '리라푸그라티닙'이 거론된다. 리라푸그라티닙은 2024년 12월 엘레바가 미국 릴레이테라퓨틱스로부터 도입한 신약 후보물질로 이달 내 FDA에 신약 품목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할 예정이다. HLB는 최근 리라푸그라티닙의 담관암 임상 2상 결과를 기반으로 적응증을 확장해 암종 불문 신약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병용 파트너가 열쇠 쥐고 있는 구조적 한계 여전

반면 리스크 요인도 여전하다. 제약업계에서는 캄렐리주맙이 미국에서 승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보세라닙 병용요법 허가 논의가 진전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한다.


실제로 FDA는 CRL을 통해 “리보세라닙의 안전성과 효능은 캄렐리주맙(SHR-1210)과만 결합해서 입증됐기 때문에 캄렐리주맙에 대한 규제 승인 조치가 발표될 때까지 리보세라닙을 승인하지 않을 것(Because the safety and effectiveness of Tulvegio(rivoceranib) has only been established in combination with SHR-1210, we will not approve rivoceranib until a regulatory approval action is issued for SHR-1210)”이라고 통보했다.

캄렐리주맙이 먼저 FDA의 승인을 받아야 리보세라닙도 병용요법으로 신약허가를 받을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캄렐리주맙은 중국에선 △간암 △식도암 △폐암 △림프종 등 다수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고 상용화됐다. 하지만 미국 FDA에서는 희귀의약품 지정만 받았다. 특히 캄렐리주맙은 간암 적응증에서 리보세라닙과 병용요법으로만 FDA 임상이 설계·수행돼 단독 허가 신청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HLB 관계자는 "간암 적응증에 대해서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으로 임상을 설계했기 때문에 해당 적응증에 대해 각 약물을 단독으로 분리해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대적 인사 교체, 다음 국면 준비 시그널?

제약시장에서는 최근 HLB그룹 경영진이 대폭 교체된 점을 향후 주가 흐름을 가늠할 변수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대표를 HLB그룹 바이오 부문 회장으로 합류했다.

신약개발 전략을 이끌어온 HLB그룹의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HLB생명과학 대표였던 한용해 전 부회장과 HLB의 미국 신약개발 자회사인 엘레바테라퓨틱스의 정세호 대표는 퇴사했다.

제약업계에선 신약 개발 핵심 인력들의 퇴진을 두고 허가 지연에 따른 책임론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반면 김 회장의 이력을 고려하면 내부적으로 추가 보완 여지가 크지 않다는 판단 아래 간암 신약의 상용화 단계 전환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HLB 관계자는 "신약 개발을 이끌어 온 핵심 인력들의 퇴진 역시 임상·개발 단계에서 상업화·허가·제조·글로벌 파트너링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새로운 리더십과 역량이 요구된 것에 따른 결과"라며 "이번 경영진 인사는 HLB그룹이 연구·개발 중심 바이오기업에서 글로벌 상업화 단계로 진입하는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구조적 리더십 재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