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연대 안하면 메뉴판에 오른다" 다보스 경종울린 리더[글로벌키맨]

머니투데이 윤세미기자
원문보기

"연대 안하면 메뉴판에 오른다" 다보스 경종울린 리더[글로벌키맨]

속보
군경TF, '북한 무인기' 피의자 3명 출국금지
[글로벌키맨]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전세계 정치경제 리더들이 집결한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한 국가 지도자의 연설이 화제다. 국제질서가 급변하는 시기, 중견국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한다면 강대국들의 '메뉴판'에 오를 수 있다고 지적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는 무너졌다"고 단언했다. 카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강대국들은 관세를 지렛대로, 금융 인프라를 강압 수단으로, 공급망을 이용할 약점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은 캐나다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강대국들의 압력과 위협에 맞서 새로운 동맹을 구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대국의 강압에 직면할 때 상대국들은 대체로 무난하게 넘어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마찰을 피하고 순응하면 안전을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견국들은 함께 행동해야 한다"며 "우리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지 않다면 우리는 메뉴판에 오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강대국은 단독으로 행동할 수 있다. 그들에겐 시장 규모, 군사력, 협상 조건을 관철할 영향력이 있다"면서 "중견국은 그렇지 않다. 강대국과 양자 협상에선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시된 조건을 받아들이고 누가 가장 많이 양보할지를 두고 경쟁하는 처지가 된다"며 "이는 주권이라 할 수 없다. 종속을 받아들이면서 주권을 행사하는 척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강대국 경쟁이 격화하는 시기 그 사이에 놓인 국가들은 선택권이 있다. 서로 영향력을 놓고 다툴 것인가 아니면 연대해 영향력을 키우는 제3의 길을 열 것인가라는 선택지"라고 제시했다. 이어 "군사력과 경제력 같은 하드파워의 부상에 매몰돼 규칙과 신뢰에 기반한 영향력이 여전히 유효하단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며 "우리가 함께 이를 행사하기로 선택한다면, 그 힘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英·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역임 경제통…위기관리력 주목

이 같은 메시지는 강대국들이 점차 규칙보다는 힘의 논리를 앞세우는 가운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중견국들에게 울림을 준 걸로 평가된다. 링크드인을 비롯한 소셜미디어(SNS)에는 이 연설에 대해 "최근 수십년간 최고의 총리" "잘 했다"는 호평이 적잖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인 언행과 대비되기도 한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무역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2025.10.08. /사진=민경찬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무역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2025.10.08. /사진=민경찬


카니 총리는 캐나다 중앙은행과 영국 영란은행(BOE) 총재 출신의 경제통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로서 주요 7개국(G7) 가운데 캐나다 경제를 가장 빨리 정상화한 공로를 인정받으면서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정치에선 신인이지만 트럼프 집권 2기 초반인 지난해 3월 굵직한 정치 베테랑들을 제치고 총리로 선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부르며 경제와 주권을 위협하는 가운데 그의 위기관리 능력이 높게 평가되면서다.

카니 총리는 취임 직후 첫 해외 순방지로 미국이 아닌 유럽을 선택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국제 공조 체제 구축을 시도해왔다. 이달 앞서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등 대중 관계 개선에도 나섰다.


1965년 캐나다 북부 노스웨스트 준주에서 태어났고, 1988년 미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많은 캐나다인처럼 아이스하키를 했고 하버드대에서 예비 골키퍼로 활동하기도 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