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음악으로 뒤집은 대극장의 시선
세종문화회관 '리딩&리스닝 스테이지' 선보여
지난해 4월 세종문화회관이 선보인 '리스닝 스테이지'. /세종문화회관 |
아시아투데이 전혜원 기자 = 조명이 켜진 무대 위, 관객이 자리를 잡는다. 눈앞에는 배우도, 무용수도 없다. 대신 3000석이 넘는 텅 빈 객석이 펼쳐진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관객에게 시선과 감각을 내어주는 방식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25∼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극장 무대 위에서 기획 공연 '리딩&리스닝 스테이지'를 다섯 차례 선보인다. 관객은 객석이 아닌 무대 위에 마련된 특별 좌석에 앉아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다. 공연을 '보는' 대신, 극장을 '경험하는' 시간이다.
무대 위에는 박연준 시인의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신이인 시인의 '나 외계인이 될지도 몰라', 고명재 시인의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임유영 시인의 '오믈렛', 한여진 시인의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등 총 27권의 시집이 비치된다. 관객은 음악이 흐르는 동안 자유롭게 시집을 넘기며 각자의 속도로 사유에 잠긴다.
음악은 세종문화회관이 2026년 선보일 주요 공연과 연결된다. '응시와 호흡', '상실과 대면', '위로의 온기', '부활과 환희' 네 가지 테마 아래 존 케이지, 베토벤, 슈베르트, 피아졸라 등의 곡이 이어지며, 아직 오르지 않은 무대의 정서를 미리 불러온다.
지난해 4월 세종문화회관이 선보인 '리스닝 스테이지'. /세종문화회관 |
공연 말미에는 시와 공연예술이 만나는 대담 프로그램 '아트 다이얼로그'가 진행된다. 박연준, 신이인, 고명재, 임유영, 한여진 시인과 서울시발레단 소속 남윤승, 최목린, 이지영 무용수가 참여해 창작의 출발점과 감각의 교차 지점을 이야기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세종문화회관 기획 시리즈 '세종 인스피레이션'의 일환이다. 무대와 객석, 창작자와 관객의 경계를 느슨하게 풀어내며 극장의 역할을 다시 묻는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극장이 공연을 소비하는 공간을 넘어, 예술을 통해 감각을 확장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도"라고 말했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