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과세 정상화 출발점”
단타 완화·장기 투자 환경 조성
“증권거래세 폐지 등 제도 정비해야”
단타 완화·장기 투자 환경 조성
“증권거래세 폐지 등 제도 정비해야”
코스피가 장중에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한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기념 세리머니가 열리고 있다. 이준헌 기자 |
코스피 지수가 22일 5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시장 상황을 이유로 미뤄왔던 금투세를 더 이상 늦출 명분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적·지속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증권거래세 폐지와 함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참여연대는 22일 논평에서 “이제 시장 상황을 이유로 과세 정상화를 미뤄왔던 정치권의 핑계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며 “코스피 5000을 금투세 재도입 등 과세 정상화 로드맵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금투세는 주식을 팔았을 때 실현된 이익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일정 기간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서 세금을 계산한다. 지금은 국내 주식을 사서 이익이 나더라도 양도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투세는 특히 손익을 5년 등의 단위로 통산하면 하락장에서도 손실을 메울 수 있어 합리적인 세제라는 평가도 있다. 이에 단기적인 주가 변동에 따른 손절매, 이른바 ‘단타(단기투자)’ 행태가 완화될 수 있고, 자본을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금투세 도입과 더불어 투자 기간에 따른 적용을 달리하면 장기투자 유인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 투자에 세제상 패널티를 매기고, 장기 투자에 상대적 혜택을 주면 장기투자 유인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금투세 도입 목소리가 나온 지는 오래됐다. 2020년 처음 도입하기로 결정된 금투세는 2023년 시행을 목표로 했지만 유예하다 2024년 12월 국회의 소득세법 개정으로 아예 폐기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먼저 폐지 제안했으나 당시 원내 다수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도 금투세가 도입되면 증시에 부담이 된다는 개인투자자들과 금융투자업계의 반발을 반영해 폐지에 힘을 실었다.
당시 여야가 힘을 합쳐 금투세를 폐지하면서 시장 상황을 근거로 들었다. 앞서 금투세 폐지를 주장했던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2024년 8월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내가 만일 투자자라면, 적어도 증시가 3000선 위에 완전히 안착하고 4000을 향해 갈 정도의 상황이 돼야 ‘세금도 감수할 수 있다’고 여길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금투세 도입과 함께 증권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거래세는 실제 이익과 무관하게 주식을 사고팔기만 해도 부과되는 세금으로, 매매 비용을 높여 거래량을 위축하는 등 시장 활성화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증시가 성장하는 단계에서는 투자자들이 이같은 비용을 감내할 수 있으나 시장이 성숙한 상황에서는 그 악영향이 한층 커질 수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도 최근 거래세의 면제를 주장했다. 연구원 측은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 연구용역으로 제출한 ‘금융시장 효율화·안정화 및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거래세 면제’ 보고서에서 “거래세는 수많은 거래를 통해 이익을 내야 하는 시장조성자의 수익성을 저해하는 결정적 요인”이라며 “정부가 이를 면제해 시장조성자의 비용을 낮춰주는 것은 합리적이고 필요한 개입”이라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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